장단기발전위원회 제1분과 정책분과위원회 보고서

 은급제도의 개선 및 장기적인 안정화 대책을 위한 제안

제2분과 제도개선분과위원회 보고서

 감리교회의 제도 개선을 위한 방안들

제3분과 미래사회와 감리교회위원회 보고서

미래 감리교회와 목회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모색

 1. 들어가는 말

2014년 2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발표한 <2013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조사에서 감리교회 목회자들이 반드시 주목해야 할 내용이 있다. 이 조사에 참석한 50대층과 60대층들의 목회자에 대한 신뢰도가 이전 조사(2010년)에서보다 훨씬 저하되었다는 점이다. 50-60대층은 한국교회의 기둥에 해당하는 이들인데, 이들의 목회자에 대한 신뢰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이 조사의 응답자 중에서 “목사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대답한 이들은 43%이고, “목사를 신뢰한다”고 대답한 이들은 21%였다. 응답자들 가운데서 거의 두 명 중 한명(43%)이 “목사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것이다. 다른 조사들의 경우에도 목회자에 대한 불신도는 높은 편이다.

이렇듯 목회자에 대한 불신도가 높아지는 현실 속에서, <미래사회와 감리교회위원회>는 ‘감리교 목회자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써온 지난 1년여 동안, 줄곧 자조적인 회의감을 떨쳐버리지 못하였다: ‘본위원회의 노력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지난 7년간에 걸쳐 감독회장 선거를 통해 드러난 감리교의 현실을 바라보면서 몇 가지 질문들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감리교회는 희망이 있는가?’ ‘감리교회 목회자의 미래의 자화상은 무엇인가?’ ‘미래사회에 어떻게 감리교회의 정체성을 세워나갈 수 있는가?’ ‘감리교회 목회자의 이미지를 어떻게 창조적으로 혁신하겠는가?’ ‘새로운 목회자 리더십 구축을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러나 이러한 위기감은 오히려 감리교회의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들에게 있어 새로운 도전이자, 하나님의 희망을 품게 하는 변곡점이 될 수 있으리라고 확신하는 바다.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백성들은 미래를 향한 기약 없는 삶의 자리에서 인간의 희망이 아닌 하나님의 희망을 품었다. 이제 약 150만의 감리교인들은 성경 속 하나님의 백성들이 품었던 하나님의 희망을 품어야 한다. 감리교인들은 교회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면서, 하나님이 펼쳐 가시는 계획에 전심전력하여 동참해야할 과제에 당면해있다. 설사 하나님의 계획이 인간의 눈에는 진부해 보인다 할지라도 말이다. 감리교인들이 풀어가야 할 이 과제는 다름 아닌 ‘새로운 영적 신앙운동’이 되어야 한다.

본위원회는 제 30회 총회 장단기발전위원회 분과3 <미래사회와 감리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미래사회에 있어서 감리교회 목회자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였다. 여기서 경쟁력이란 감리교회 목회자들이 경쟁을 통하여 다른 교파들보다 우위를 점하자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감리교회 목회자들 안에 적자생존의 경쟁심을 고취시키려 함이 결코 아니다. 본위원회가 주장하는 경쟁력이란, ‘감리교회가 오늘 그리고 미래사회에 하나님의 희망을 세워나가는 일’이라 하겠다. 작은 교회는 작은 교회대로, 큰 교회는 큰 교회대로, 교회의 크기에 따라 각각 제 역할을 찾아서 상호간 협력과 연대를 만들어가는 전 과정을 일컬어 경쟁력이라 한다. 따라서 경쟁력은 ‘감리교회가 하나님의 희망을 한국사회에 세워나갈 수 있겠는가?’ 라는 물음에 대한 응답이라고도 할 수 있다.

본위원회는 이 일을 위하여, 우선은 변화된 한국사회를 규명해보고, 현재 감리교회가 처해 있는 위기적 현실을 조명해보며, 끝으로 지방회와 연회가 변화된 사회 속에서 개체교회들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큰 그림을 제안해보기로 하겠다.

2. 후기 산업사회와 변화를 요구하는 세대

1) 인구학적 변동

1960년대를 지나면서 연 3%의 고출산율은 국가 경제성장에 있어 저해요인이었다. 그러나 50년이 지난 현재, 연 1%라는 세계 제일의 저출산율이 오히려 국가 경제성장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계청은 한국인의 인구가 2030년에는 5,216만 명이 되겠지만, 2060년이 되면 4,396만 명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65세 이상의 고령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해가는 반면, 14세 미만의 유소년 인구는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다. 통계청의 『장래가구추계 : 2010~2035년』에서도, 2010년 기준 1인가구 비중이 전체 가구(1,735만 9천 가구)의 23.9%이며, 2035년에는 34.3%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자녀가 있는 부부가구는 2010년에는 37%였으나 2035년에는 20.3%로 줄어든다고 한다. 앞으로 20년 동안 가구유형의 변동에서 주목할 사항은, 전통적인 자녀를 둔 부부 가구나 3세대 가구는 점차 줄어들고, 1인가구(34.3%)와 자녀 없는 부부가구(34.0%)는 2035년이면 10가구 중 거의 7가구(68.3%)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전업주부, 11개월째 감소 ... 700만 명 붕괴 직전> 금년 4월 16일자의 연합뉴스기사는 통계청 자료를 인용한 것으로, 현재(2014년 4월) 가사를 위한 전업주부의 수를 대략 560만 명으로, 육아를 위한 전업주부의 수를 대략 140만 명으로 각각 추정하고 있다. ‘시간제 근로자’가 급증함에 따라, 전업주부 100명 중 65명이 당장 필요한 수입을 위해 가정을 떠나 시간제 근로자가 되고 있다. 또한 맞벌이부부 비율도, 100가구 중 2008년에는 33가구(32.91%), 2013년에는 35가구(35.43%), 금년에는 37가구(37.18%)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경제적 문제로 인해 40대와 50대 전업주부들이 일자리를 찾고 있다. <서울 초혼부부 중 15.5%는 “연상녀-연하남”> 6월 11일자의 연합뉴스기사는 서울시 통계자료로서, 지난 20년 동안 서울시 내에서 이루어진 결혼연령의 변화를 보여준다. 서울시의 경우, 남자의 초혼 연령은 32.6세, 여자는 30.4세다. 20년 전만 해도 초혼연령의 남자는 28.5세, 여자는 25.7세였음을 감안할 때, 각각 남자는 4.1세, 여자는 4.7세씩 늦춰졌음을 알 수 있다. 2013년 서울의 혼인건수는 6만8천819건으로, 20년 전에 비해 3만4천692건(33.5%)이나 줄어들었다. 이는 현재 3명 중 1명은 결혼을 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인구변동이나 가구유형의 변동, 만혼과 노산, 이혼의 증가 등은 교회의 성장과 쇠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교회 내 많은 청년들의 만혼, 저출산, 그리고 노산은, 교회학교의 공백화를 초래하는 원인으로 지적될 수 있다. 가구유형의 변화는 교회구조에 보다 더 심각한 충격을 주고 있다. 교회는 다양한 1인가구의 유형들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1인가구나 이혼한 부부는 교회로부터 소외받고 있다. 전통적 가구유형인 자녀와 함께 사는 부부가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통계청의 발표는, 앞으로 교회가 교인을 새롭게 정의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임을 말해준다. 경제적인 이유로 인하여 전업주부들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은 일시적인 사회현상일 수도 있다. 그러나 맞벌이부부가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함께 고려한다면, 여선교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가용교인의 수가 급격히 줄고 있음을 시사해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실은 비단 여선교회뿐 아니라 교회활동 전반에 확산되고 있으며, 나아가 지방차원과 연회차원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2) 교회문화의 변화

2000년 이후에 건축된 교회의 건물을 보면, 교회는 예배 이외의 목적으로 교회 내에 카페나 도서관 등과 같은 공간을 만들고 있다. 또한 기존의 건물구조를 변경하여 카페나 도서관으로 꾸미는 경우도 있다. 교인들에게 있어 이런 공간들은 예배당에 비해 이용하기가 훨씬 더 수월하다. 예배당은 지하나 지상 2층 또는 3층에 위치한다면, 이런 문화공간들은 지상 1층에 위치한다. 20년 전만 해도 교회건물 내에서는 생소했던 카페나 도서관이, 이제는 예배당보다도 이용하기가 편리한 층수에 위치해있는 것이다. 교회건물의 구조변화는 변화된 시대를 반영한다. 외관상의 이유는 교회와 지역사회와의 소통이지만, 이면에 존재하는 목적은 교회의 생존전략이다. 대형교회든 중소형교회든 미자립교회든 간에, 생존을 위해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변화는 단지 교회 내에서만 아니라 교회가 위치한 지역사회, 나아가 한국사회 전반에 걸쳐 종횡으로 일어나고 있다. 한국사회는 ‘산업화사회’에서 ‘후기산업화사회’로 이행 중에 있다. 이러한 이행과정에서 보다 더 큰 문제는, 변화를 예측하기 어렵기에 갈등과 혼동의 시간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표-1>에서 이러한 갈등과 혼동에 관해 간략히 정리해보았다.

<표-1> 산업화사회와 후기산업화사회의 비교

산업화사회에서 교회를 비롯한 모든 조직들이 지니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안정’이었다. 변화의 속도가 완만하므로 조직이 어느 방향으로 변화되어갈지를 예측할 수 있었다. 교회도 이러한 추세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교인들이나 교회가 속한 지역사회 주민들은 유사한 가치관과 신념,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다. 교인이든 지역주민이든 간에, 모두가 한 지역에 장기간 살아가면서 이웃 간의 유대도 깊은 편이었다. 그들은 이웃들의 직업이 무엇이며 가족관계가 어떻게 되는지를 잘 알고 있었기에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였다. 교인들은 한 교회 내에서 오랜 동안 함께 신앙생활을 함으로써 오히려 먼 친척보다도 훨씬 더 끈끈한 정으로 맺어져 있었다.

산업화사회에서 목회자의 기능이나 역할은 전통적인 예배형식이나 교회생활방식을 잘 유지하는 일이었다. ‘관리자’로서의 목회자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교회 내에서 인간관계상의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었다. 좋은 목회자란 교인들 간에 갈등이나 문제가 일어나면 이를 해결해주거나 중재해주는 사람이었다. 급격한 사회의 변화도 없을 뿐 아니라 교인들과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유사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목회자들은 새로운 도전을 받지 않은 채 잘 지낼 수 있었다. 교회가 위치한 지역이 어디냐에 상관없이, 모든 교회가 교단에서 발행된 교회학교 교재나 속회공과 등을 별 무리 없이 사용하였다. 시골교회의 목회나 도시교회의 목회가 거의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하였으므로, 시골교회 목회자가 도시로 이동하거나 혹은 그 반대의 경우에도, 특별히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목회의 동질성은, 정확한 시기가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2000년을 지나면서 깨어지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교회 성장의 정체와 쇠퇴, 목회자의 이임과 부임에 따른 갈등, 교인들의 탈교회화 등이 초래되기 시작했다. 교인들의 수평이동이 과거보다 쉽게 이루어지면서, 교회의 소속감이나 충성도도 낮아졌다.

교회 외부의 현실은 훨씬 더 과격한 변화를 요구하였다. ‘신자유주의’라는 자본주의 시스템은 교회를 둘러싼 모든 이들의 삶을 공동체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다. 신자유주의 체제는 개인의 자유와 시장경제원리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공동체와는 거리가 멀다. 한국사회는 1998년 이후부터 신자유주의 체제를 뼈저리게 경험하였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조조정은 한국사회에 노동의 유연성과 맘몬이즘, 신뢰할 수 없는 정부 등, 공동체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학습시켜놓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기업문화에서 ‘종신’이라든지 ‘충성’ 등의 단어를 찾아보기도 힘들어졌다. 개인의 이해관계가 기업문화가치의 기준점이 되면서 언제라도 쉽게 다른 회사로 이동해갈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모든 권위를 부당하게 여겼고,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재화와 서비스를 교환하는 일에 강제성을 주장하는 것을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러한 신자유주의 이념은 공동체를 강조하는 지역사회나 교회공동체의 토대를 허물어뜨리고 있다.

도시재개발은 전통적인 지역사회가 지니고 있던 가치를 붕괴시켰을 뿐 아니라, 사회적 이동의 촉매제로도 작용했다. 도시재개발은 지역사회의 공동체성을 붕괴시켰고 이웃과의 깊은 유대감을 상실시켰다. 도시재개발 이후에 세워진 아파트는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사람들의 이합집산을 상징한다. 아파트는 도시문화의 상징이 되면서 변화된 생활양식을 야기했다. 예를 들어, 아파트 주민들은 재래시장보다는 대형마트를, 구멍가게보다는 편의점 이용을 선호한다. 또한 도시재개발은 교회로부터 적어도 한 시간 이상 떨어진 지역에서 출석하는 교인들의 비율을 증가시켜 놓았다. 먼 거리에서 출석하는 교인들이 많은 교회일수록 지역사회와의 단절성이 커지고, 지역사회를 향한 교회의 폐쇄성도 높아진다. 장거리 교인들은 주일예배 이외의 예배나 모임에는 참석하기 힘든 현실에 처해 있으며, 그들의 자녀들은 부모들만큼의 충성도가 없으므로 교회학교에 참석하지 않는다. 교회학교에 출석하는 학생들은 지역사회에 속해 있지 않으므로, 교회 주위에 사는 학생들을 전도할 수 있는 토대도 사라져버리게 된다.

도시화는 지역사회의 변화를 주도했다. 도시인들은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고 유사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도 아니다. 도시인들은 다양한 직업군에 속해 있고, 다양한 가치를 가지며, 생활양식도 제각각 다르다. 전통적인 예배나 전도방법으로는 더 이상 그들과 소통하기가 쉽지 않다. 지역사회와의 소통이 요원해진 교회는 지역과 상관없는 ‘고립된 섬’(enclaved island)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는 교회의 정체와 쇠퇴를 초래하는 원인이 되어, 교회 내부의 불안감을 조성하거나 갈등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아울러, 교회와 목회자에 대한 사회적 비판은 교회 내부의 반목을 강화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교인들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50-60대층의 목회자에 대한 신뢰도가 줄어든 현상도, 이와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교회를 떠나 유랑하는 ‘가나안 교인’들의 수는 최소한 1백만 명이 넘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가나안 교인들의 대다수가 20-40대 연령층이다. 이러한 현실은 변화된 도시문화의 특징을 교회와 목회자가 수용하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도시화는 교회문화의 변화와 개혁을 여는 단초가 되었다.

3) 목회자 리더십의 변화

산업화시대에는 교회의 중심에 담임목사가 있었다. 담임목사는 당연히 남성이었고, 평신도 지도자들보다 나이도 많았다. 교회의 구조는 ‘목사–장로–권사–집사’ 순의 피라미드식이었으며, 목회자는 가장이자 어른이었다. 그들은 교회를 개척했을 뿐 아니라 성장을 주도해갔다. 그러나 그들이 교회를 떠난 후에 부임한 새로운 목회자들의 연령이 평신도 지도자들의 연령보다 낮아지면서, 교회 내 리더십구조에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60대 평신도 지도자와 50대 목회자라는 구조다. 교회 내에서 나이로 인한 권위는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든 현실이 되었다. 종종 이러한 현실은 평신도 지도자들이 지닌 영성과 새로운 목회자가 지닌 영성의 차이로 드러나면서, 그들 사이에 갈등이 불거지곤 한다.

목회자리더십을 시대별로 구분해본다면, 1960-70년대는 개척형, 1970-80년대는 성장형, 1990-2010년대는 관리형, 2010년 이후는 구조조정형으로 나눌 수 있다. 한국교회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목회자의 리더십은 관리측면이 매우 중요해졌다. 안정된 교회조직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미래의 도전들과 이로 인한 교회의 변화가능성들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힘이라고 여겨졌다. 따라서 교회는 전통적인 목회 프로그램들과 가치들을 간직해두기 위해 훨씬 더 열심을 냈다. 새로운 프로그램들보다는 믿을 수 있다고 증명된 프로그램들만을 수용하였다. 목회자의 부임에 있어서, 교회는 혁신과 변화보다는 학연이나 혈연에 의해 목회자를 선택한다. 목회자의 신학이나 가치, 도덕성보다는, ‘연’(緣)이 훨씬 더 중요하게 작용한 결과라 하겠다. 그러한 기준들은 목회자 리더십에서 ‘관리형’을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서, 변화보다는 안정이나 수성(守城)을 택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많은 교회들이 새로운 목회자로서 관리형을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볼 때 변화 혹은 개혁은 이미 더 이상 늦출 수 없게 되었다. 교회는 새로운 리더십을 요청하고 있다. 교회조직을 운영하고 교인들을 관리해야 하는 목회자의 관리형 리더십만으로는 변화된 교회 외부의 현실에 보조를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리더십의 전환에 있어서 물어야 할 질문은 “목회자의 권위는 어디에서부터 오는가?”이다. 로버트 윔즈(Lovertt H. Weems)에 의하면, 목회자의 권위는 “신학적, 교회적, 그리고 상황적”인 것에서 말미암는다. 그는 교회리더십에 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리더십은 개인의 권위나 리더의 스타일 또는 경영과정이 아니라, 신앙 전통들과 공동체들의 신앙적 미래에 관한 것이다. 리더십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부름 받은 이들이 이후의 신앙적 단계들을 잘 선택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은혜의 채널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그는 기독교 권위의 목적은 하나님의 비전의 완성에 있다고 주장한다. ‘신학적’이란 안수를 받았다는 점에서 권위가 주어진다는 것이고, ‘교회적’이란 담임목회자로 재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권위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상황적’이란 목사의 리더십에 관한 문제다. 목회자의 리더십은 교회공동체와 지역사회 공동체 안에서 하나님의 비전을 실현해가는 구체적인 행위로부터 나온다.

현재 감리교회 목회자리더십의 모델은 ‘관리형’이다. 감리교 목회자의 부임에 있어서 목회자의 신학이나 가치보다는 학연이나 혈연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더불어 평신도 지도자들의 능력은 교회 내에서 저평가되어 역할과 기능면에서 제한받고 있다. 교회는 지역사회의 변화에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지역 공동체성을 상실해가고 있다. 교인의 동질성이 강한 교회일수록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기존의 프로그램들을 고수하려 한다. 목회자는 자신이 과거에 사용해본 프로그램들만을 반복하기 원하며,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기보다 이미 성공한 프로그램만을 받아들이려 한다. 목회자나 교회는 그러한 프로그램들이 개체교회의 현실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뿐만 아니라 목회자나 교회는 지역사회와는 동떨어져 지역사회의 변화에 대해 둔감하고 지역사회의 필요들을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수도 없다. 따라서 목회자와 교회는 지역사회의 필요들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것이 급선무이며, 지역에 적합한 신앙 프로그램을 창출해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지역사회에 적합한 신앙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목회자에게 새로운 기능과 역할이 요청된다. 관리자로서의 목회자가 아닌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을 갖춘 목회자가 필요하다. 변혁적 리더로서의 목회자는 교인들에게 교회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준다. 그 비전은 교인들로 하여금 교회에 대한 참여도와 충성도를 높여주고, 지역사회의 필요들을 찾아낼 수 있게 해준다. 변혁적 리더로서의 목회자는 교인들에게 지역사회와 더불어 소통하는 목적의 중요성을 상기시켜주고, 의미를 부여해주며, 지역사회와의 소통이 교회의 정체성과도 부합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끝으로, 변혁적 리더로서의 목회자는 지역사회와의 소통이 궁극적으로는 선교의 목적인 하나님 나라를 만드는 일임을 일깨워준다. 변혁적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는, 목회자가 교회와 교인들에게 이전의 방법이 아닌 새로운 방법을 제시해줌으로써, 교인들로 하여금 새로운 신념과 가치관을 가지고 교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해갈 수 있게 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변혁적 리더로서의 목회자는 교인들이 기존의 교회운영이나 신앙프로그램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 하고, 새로운 신앙프로그램을 제시해주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교인들의 사고와 노력에 창조적 긴장감을 조성시키는 ‘새로운 영적 신앙운동’이 촉발된다. 변혁적 리더로서의 목회자가 교인들로 하여금 당면한 문제를 ‘새로운 영적 신앙운동’으로 승화시켜가도록 도와줄 때, 교인들은 교회내부의 갈등을 극복하게 되며, 교회에 대한 자부심과 미래지향적인 선교에 대한 강한 결속력도 가지게 된다. 변혁적 리더로서의 목회자로 인해 촉발된 지역사회를 향한 ‘새로운 영적 신앙운동’은, 교회내부의 문제를 극복하는 방안임과 동시에, 지역사회 안에서 교회의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교인들은 보다 수준 높은 신앙생활을 영위하게 되며, 교회에 대한 헌신도도 높아진다. 이렇게 함으로써 교회성장의 토대가 놓인다.

3. 위기의 한국감리교회 현실

2천년이라는 세계기독교사 가운데 130년이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의 성장은 제3세계 기독교의 성장을 여는 중대한 사건이었다. 이러한 사실은 2005년 인구조사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거의 870만에 육박하는 한국교회의 교인 수를 통해 여실히 입증된다. 한국의 근현대사에 족적을 남긴 기독교인들의 역사참여가 국가의 독립과 민주화를 위한 고귀한 순교였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새벽기도회, 금요기도회, 수요예배 등은, 전 세계 다른 기독교 국가들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뜨거운 신앙의 열정을 대변한다. 과반수에 달하는 교인들에 의한 십일조헌금, 주일성수, 기도와 성경공부 등은, 신앙과 삶이 하나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들이다. 한국은 비기독교국가임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미국에 버금가는 많은 수의 선교사들을 해외로 파송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교회의 열정이 너무나 가파르게 타올랐기 때문인지, 안타깝게도 너무나 쉽게 사그라지고 있다. 지금 한국교회는 총체적 위기에 빠져 있다. 한국교회의 양적 쇠퇴는 2060년경이면 약 300만 명으로까지 줄어든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만혼과 노산, 저출산율 등의 인구학적 요인, 도시재개발과 도시화, 세대의 갈등과 같은 문화적 요인, 산업화의 여운이 짙은 관리형 리더십 등은, 교회의 쇠퇴를 야기하는 요인들이다. 많은 학자들과 목회자들은 대안으로서 교회의 사회적 책임, 목회자의 도덕성 회복, 새로운 목회프로그램들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 쇠퇴의 극복은 단순히 이런 대안들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반드시 ‘새로운 영적 신앙운동’이 함께 어우러져 그 첫 발을 내디뎌야만 가능해진다.

<2014년 감리교회의 교세현황>을 보면, 감리교인수는 1,486,215명이다. 이는 10년 전(2005년)의 교인수(1,491,754명)와도 비슷하다. 교인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10년으로, 1,587,385명이다. 지난 10년 동안(2005년~2014년) 지방수와 교회수는 늘어났지만, 2010년을 정점으로 교인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0년 입교인은 늘었으나 세례인, 세례아동, 원입인(성인), 원입인(아동)들은 계속해서 줄고 있다. 원입인에서 입교인으로 계산하는 통계표 작성방법에서 이것은 새로운 교인의 유입이 줄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통계표 작성에서 발생되었을 오류나 허수를 고려해본다면, 교인수는 훨씬 더 줄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현재 감리교회 내 미자립교회는 거의 두 교회 중 하나이며(48%), 지방마다 교회개척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2013년 경상비결산을 기준으로 하여 미자립의 기준인 3,500만원 미만의 교회가 6,185개 중 2,950개이며(48%), 경상비 1,000만 원 이하인 교회도 1,350개나 된다. 2000~2009년의 10년 동안 서울연회 내에서 개척된 교회수는 연평균 7개이며, 동일기간 동안 폐지된 교회수는 26개다. 개척 1년차의 결산 평균은 1,100만원이었다.

<표-2> 2005년에서 2014년까지의 감리교세 현황

* 2010년부터 현재까지 미주연회는 포함되었다.

교회의 규모는 다를지라도 제각각의 역할들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소형교회는 목회자의 생존을 위해 교회본연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고, 중대형교회는 변화된 사회에서 새로운 영성이나 목회프로그램을 창안해내기보다는 현실안주에만 급급한 모양새다. 초대형교회(megachurch)는 풍부한 인적·물적 자원들을 새로운 사역을 개발하는 일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감리교회는 저마다의 크기에 따라서 다른 교파와의 경쟁에서 뒤처지는 모양이기도 하다. 감리교회의 정체성을 상실한 채 감리교회의 로고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으려는 개체감리교회들의 모습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중대형교회들은 지방회, 연회, 그 외의 목회자와 평신도 활동들에 대한 재정후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교인들의 고령화에 따라 평신도 지도자들의 연령이 고령화되고 새로운 젊은 세대의 유입이 없는 상황에서, 각종 선교회의 미래 활동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4. 감리교회 목회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안들

목회자의 경쟁력은 개체교회의 목회자나 개체교회의 차원에서는 성취되지 않는다. 경쟁력은 어느 특정 목회자의 능력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게 아니다. 본위원회가 말하는 경쟁력이란 목회자간 그리고 교회간 경쟁을 통한 승자의 능력을 일컫는 것이 아니다. 본 연구에서 접근하는 경쟁력이란, ‘감리교회와 감리교 목회자가 오늘 그리고 미래사회에 하나님의 희망을 세워나가는 일이다.’ 소형교회는 특화된 사역을 담당하는 목회를, 중형교회는 사회봉사와 복지, 청년사역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목회를, 대형교회는 목회전문가를 양성하고 훈련하고 새로운 목회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목회를 지향한다. 각 교회의 특성에 맞게 제 역할이 무엇인지를 발견하여 상호간 협력과 연대를 만들어가는 전 과정을 가리켜 ‘경쟁’이라 부른다. 경쟁을 위한 창조적 혁신은 바로 ‘새로운 영적 신앙운동’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1) 행정구조 개편이 절실한 현실적인 이유

감리교회의 행정구조는 총회, 연회, 지방회, 구역회, 당회 순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행정구조는 소통이 원활해야 하며 기획과 실행도 잘 이루어져야 한다. 현 감리교회의 조직을 보면, 총회는 기획하고 보조하는 역할이고, 연회는 실행조직이며, 지방회는 연회를 떠받쳐주는 구조이자 활동의 장이다. 연회와 지방회는 감리교회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시금석이다. 하지만 감리교회의 행정단위는 필요에 의해서 이루어지지 않고 선거의 수장 선출에 용이하거나 선출의 기회를 많이 주는 측면으로 확장되었다. 연회나 지방회의 숫자가 늘어, 많은 감독과 감리사를 양산하는 구조가 되었을 뿐 아니라, 비대하고 방만한 운영으로 연회나 지방회의 운영과 재정활용은 효율성과 건전성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비대하고 허약한 구조로 인해 생겨나는 폐해들을 세 가지만 제시해보겠다.

(1) 지방의 행사비보다 많은 지방 임원 활동비

감리교회의 지방회는 일반적으로 행정단위인 도시의 ‘구,’ 지방의 ‘군’에 맞추어 편성되어 있다. 대도시에서는 행정지역 한 구에 두 개의 지방회로 나눈 경우도 있고, 지방의 경우 두 개의 군들이 한 지방회를 구성하고 있기도 하다. 중소도시의 경우 둘, 셋 또는 네 지방들로 나누어진 예도 있다. 지방회의 운영은 개체교회에서 부담하는 지방부담금으로 이루어진다. 서울연회 내 한 지방의 2013년 회계보고를 예로 들여 비효율적인 비용문제를 제기해보고자 한다.

2013년 회계보고에 따르면, 지출항목은 12항목들이 있다. 좀 더 세분하여 보면, <활동비>항목으로 감리사비, 임원비, 감리사연수비, <행사비>항목으로 선교부, 교육부, 사회평신도부사업, 행사비, 원로목사위로행사비, 대내외협력비, <운영비>항목으로 사무비, 회의비, 잡비 등이 있다. 총수입은 8,669만원이며 지출은 8,477만원, 잔액은 190만원이다. 활동비는 1,860만원으로, 총지출의 21.5%다. 행사비로는 5,756만원(66.4%)이 지출되었고, 운영비는 861만원(10%)이다. 이 지방의 연회부담금은 7,427만원, 은급부담금은 12,450만원, 본부부담금은 8,299만원이다. 전체 예산은 3억6,845만원이다.

위 지방의 경우, 임원의 활동비(1,860만원)는 총지출의 21.5%로서, 지방행사비(선교부, 교육부, 사회평신도부)인 4,300만원에 비교하면 43.2%에 해당된다. 그 외의 지출항목에서 파악되지 않은 관행적 지출까지 포함하면 -예를 들어 임원활동비와 행사비(366만원), 대내외협력비(590만원), 원로목사위로행사비(500만원)- 모두 3,316만원으로, 총지출의 39.1%에 이른다. 교회들은 매년 각종 부담금들을 납부하는 일이 단순히 부담스러운 차원을 넘어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지방의 주요행사들인 사경회나 웨슬리성회, 지방교육행사, 평신도사업 등은 지난 사오십년 간 답습되어온 행사들이다. 주중 오전시간에 치러지는 행사들에 참석할 수 있는 인원들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사경회 참석자들은 대다수가 여성들이며 그들의 연령은 50대 이상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강좌의 내용은 인터넷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사비는 지불되고 있다. 그나마 그것은 수고의 대가이나, 수고도 없이 돈을 챙겨가는 관행은 재고해 보아야 한다.

위의 지방에서 볼 수 있듯이 총지출의 ⅕(21.5%)이 임원활동비로 할애되었다. 지방의 부담금액수에 따라 활동비는 차이가 있으나, 어느 지방을 보더라도 임원활동비는 과도한 지출인 것이 분명하다. 이 문제의 원인은 감리교회 조직구조에서 찾아져야 한다. <표-2>에서 2005년 한 지방당 교회수가 26.7개에서 2014년에는 28.7개로 늘었지만, 한 교회당 교인수는 2005년 267.6명에서 2014년에는 228명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교인수의 감소는 개체교회의 재정자립도가 과거보다 저하되었음을 반영한다. 또한 지방마다 두 교회 중 한 교회는 미자립교회인 현실 속에서, 소수의 중대형 교회들이 모든 지방행사비를 책임져야 한다. 그들 교회는 지방부담금을 내고 있으며, 아울러 행사 때마다 내야하는 찬조금도 준부담금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에 이런 재정 부담에 협력하지 못하는 교회는 박탈감에서 헤어나지 못하며 지방행사로부터 소외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방행사는 몇몇 중대형교회 중심의 활동이 되고 만다. 임원의 과도한 활동비, 찬조금이라는 준지방부담금은 지방 활동을 비효율적인 구조로 만들고 있다. 지방회는 선교의 최전선에 서야하고 미자립교회나 작은 교회와의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오히려 교회들 위에 군림하는 모양이다.

<표-3> 2014년 감리교세 현황

* 미주연회는 포함되지 않음.

(2) 선교의 걸림돌이 된 연회와 지방회

감리교회는 다섯 연회(서울, 중부, 동부, 남부, 삼남)에서 서울남, 경기, 2002년에는 중앙, 충북, 충청으로 확장되면서 열 개의 연회로 확장되었고, 2008년에는 호남선교연회가 생겼다. 현행 10개 연회에 속한 교회수는 <표-3>에서 알 수 있다. 연회마다 교회수는 400개에서 1,000개에 이른다. 연회마다 교인수도 다양하여, 4만4천 명에서 30만 명에 이른다. 교인수에 따라 교역자수와 총수입도 비례한다. 서울특별시는 서울과 서울남연회, 인천은 중부연회, 경기도는 중부, 경기와 중앙연회, 강원도는 동부연회, 충청북도는 충북연회, 충청남도는 충청연회, 대전은 남부연회, 경상도는 삼남연회, 그리고 전라도는 호남선교연회로 분류된다. 감리교가 강세지역인 수도권에는 서울, 서울남, 중부, 경기, 중앙연회들이 있으며, 교인수가 1,017909명으로 68%를 차지한다. 충청도 세 연회의 교인수는 265,753명이지만 중부연회보다 3만2천명이 적다. 충청도 세 연회의 총수입(135,912,665,240원)은 중부연회의 55.4%에 불과하다. 또한 삼남과 호남선교연회의 교인수는 66,539명으로 전체 감리교인수의 4%이며, 수도권에서 가장 작은 중앙연회보다 3만7천명이 적다. 총수입에서도 66,351,315,583원으로, 중앙연회의 64.4%에 미친다.

연회는 목회자를 관리하는 행정조직임과 동시에 각 단위로 직접 선교를 감당해야 하는 총괄조직이다. 연회는 연회에 맞는 규모의 사업을 수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연회는 총회가 지정해주는 해외의 선교지에 선교교회를 세우거나, 해당지역의 선교사들을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관리하는 구조여야 한다. 또한 각 연회는 북한선교를 위해 책임 지역을 정하여 지원하는 구조여야 한다. 연회 안의 미개척지에도 지역의 특수성에 따라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10개의 연회로 나누어진 감리교회 현실은 선교를 향한 선택과 집중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방회의 조직도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연회와 별반 다르지 않다. 현재 지방회는 20-30교회라는 작은 단위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선교를 위해 교회수를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예를 들어, 지방의 ‘군’ 또는 대도시의 ‘구’ 내에서 두 개의 지방회가 조직되어 있으며, 중소도시의 경우 서너 지방으로 나누어져 있다. 작은 규모의 지방회는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과 교섭에 있어 효율성을 발휘하지 못하므로 선교전략이나 교회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작은 교회수로 묶인 지방회와 연회는 지방자치단체 내에서 감리교회의 역량을 확대하지 못하는 조직으로 낙후되고 말았다.

(3) 현장목회로부터 외면 받는 연회와 지방회

연회나 지방회는 현장에서 직접 목회에 종사하는 목회자들에게 헌신해야 한다. 물질적인 헌신뿐만 아니라 행정적인 헌신을 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아울러, 목회자들이 은퇴 이후에도 극빈자로 전락하지 않도록 도울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연회와 지방회 재정의 허약한 구조로는 현역 혹은 은퇴 목회자를 돕는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다. 감리교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행 감리교의 행정구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2) 행정구조 개편의 제안들

본위원회는 이러한 폐해들을 극복하는 대안으로서 다음의 세 가지를 제안하려 한다.

(1) 광역연회

광역연회란 수도권, 강원도, 충청권, 영호남으로 구분되며, 1993년의 연회개편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주장일 수 있다. 서울, 서울남, 중부, 경기, 동부, 남부, 삼남이라는 7개 연회를 뜻한다. 미자립교회가 48%에 달하는 현실을 반영한다면, 광역연회는 7개 연회보다 더 적은 수의 연회도 가능하다. 연회는 개체교회가 부담하는 연회부담금으로 운영되는데, 교인수의 감소와 교인들의 고령화, 개체교회의 재정약화는 앞으로 연회부담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현실임을 암시한다. 교인들의 다수를 차지하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은퇴는 단기간 내에 교회재정 악화를 가져오게 된다. 앞으로 연회의 운영과 기능은 마비될 뿐 아니라 개체교회로부터 외면당하는 현실을 맞이할 수 있다. 연회의 일반관리비를 줄이는 방안으로서 연회수를 줄여야 하고, 연회사업비의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으로서 광역연회를 제안하고자 한다. 광역연회 하에서 감독선거는 현행의 구조보다 효율성이 높으리라는 예견이 가능하다. 광역연회에서 감독선거 비용은 상대적으로 많아지기 때문에 선거부작용은 오히려 감소할 것이다. 광역연회는 재정적 안정성을 확보함으로써 전략적으로 국내외선교를 더욱 확대할 수 있으며, 미자립교회와 목회자의 은급문제 해결을 위한 토대가 될 수 있다.

(2) 광역지방회

현행 20-30개의 교회수로 묶여있는 지방회의 역량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광역지방회를 제안한다. 광역지방회는 적어도 50개 이상의 교회수를 가지는 지방조직으로, 현재의 2개 또는 3개의 지방을 통합하는 규모다. 광역지방회의 장점은, 지방회의 활동비와 사무비들을 절약하여 지방사업비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방 내에 있는 미자립교회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된다. 광역지방회는 지역단위의 단체장들과 동반관계를 가질 수 있어 감리교회의 역량을 확대시켜갈 수 있다. 또한 현행의 작은 교회 규모에서 발생하는 감리사선거의 부작용은 광역지방회로 확대될 경우에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

(3) 목회지원센터

현행 연회의 기능과 역할, 조직구조들로는 개체교회를 지속적으로 돕기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연회 내의 상설기구로서 목회지원센터 설립을 제안한다. 목회지원센터는 감리교회가 당면한 위기들을 극복해가고 창조적인 미래를 설계하는 데 목적이 있다. 목회지원센터는 아래와 같은 일들을 할 수 있다.

➀ 수련목회자 수급인원에 대한 결정과 배치

현행 수련목회자는 개체교회의 필요에 따라 지원하며 연회는 그들을 관리·감독한다. 수련목회자들은 수련과정이 끝나도 파송지가 없으면 안수를 받지 못하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목회자의 안정적 수급차원에서, 연회가 필요한 인원들을 제시하고 안수에 이르도록 보장해주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➁ 목회자 연장교육계획 및 실시

현행 목회자 연장교육이 존재하지만 그 효율성은 떨어지고 있다. 보다 다양한 방법의 연장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➂ 개척지 후보지역 선정과 ‘광역지방회’와의 지역자료 공유

연회는 지역 내 개척지를 전략적으로 선정해야 한다. 관련정보를 토대로 지방회와 연계하여 개척지와 개척후보자를 선발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➃ 목회콘텐츠 개발(영성, 예배, 전도 등)

연회에 속한 교회들과 연계하여 목회의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재원을 후원하고 그것을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➄ 인재 풀을 만들어 좋은 인적자원의 활용과 배치

연회에 소속된 목회자 및 평신도의 인재 풀을 마련하여 연회행사와 다양한 콘텐츠에 필요한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➅ 평신도 교육

연회는 형식만 남아있는 평신도 사역을 위해 보다 현실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며, 평신도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➆ 교회 통폐합 매뉴얼

연회 안에 있는 교회들의 통폐합에 필요한 매뉴얼을 만들어 통폐합과정에서 목회자와 평신도를 위한 교육과 세미나를 개최하도록 한다.

(4) 목회후프로그램

목회 후 프로그램은 은퇴한 목회자와 은퇴 이전에 목회를 그만두는 목회자를 대상으로 한다. 총회는 목회자의 불안한 미래를 극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목회후프로그램을 위한 ‘설계사’를 신설하도록 한다. 목회자가 은퇴 이후의 행복한 삶을 위해 ‘재무·의료(건강)·여가·대인관계’ 등의 제반사항에 대해 미리 설계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감리교회는 목회자의 이중직업을 허용하지 않지만, 경제적 문제로 인하여 이중직업을 암묵적으로는 용인하고 있다. 목회자의 이중직업은 목회자에게뿐 아니라 목회자의 가족과 교회 안에서도 상당한 위기감을 조성하고 있다. 이 문제는 목회자의 정체성에 위기를 초래하고 있으며, 목회자와 가족의 불안한 미래를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목회가 더 이상 천직이 아니라는 현실적 문제를 공론화할 필요성이 있다. 감리교회는 총회차원에서 목사직에 대한 신학적 문제와 교회적 문제를 공론화시켜야 한다. 따라서 총회는 ‘더 이상 목회를 할 수 없는 현실’에 처한 목회자에 대해 연대적인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이것은 감리교회에 헌신한 목회자를 위한 최소한의 도덕적 의무이기도 하다.

➀ 설계사의 역할

설계사는 은퇴한 목회자의 노후생활을 위한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설계사는 목회를 그만두는 목회자를 위해 목회 이후에 종사할 수 있는 직업군을 소개하고, 그 직업을 교육하는 기관을 소개하고, 더 나아가 직장도 소개한다.

➁ 생활안정기금

총회는 목회를 그만두는 목회자를 위한 생활안정기금을 목회연수에 따라 지원한다.

➂ 자녀 장학금

목회를 그만두는 목회자의 목회연수가 20년 이상인 경우에 자녀들의 장학금을 지원한다.

➃ 상담프로그램

목회를 그만두는 목회자나 목회자의 가족이 심리상담을 필요로 할 경우, 상담소 소개와 재원을 총회가 담당한다.

3) 신학교육을 통한 경쟁력 강화

모든 학문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신학이 오늘날 위기 속에 놓여 있다. 최근 각 신학대학원들에 지원하는 신학생지원자들의 감소는 신학교육의 위기를 반영한다. 사회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어온 교회의 부조리한 현실, 열악한 목회현실, 목회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 확산, 쇠퇴하는 교회의 현실, 교회학교의 붕괴 등은, 신학생지원자의 감소를 부추기는 원인들이라 하겠다. 아래의 표는 각 신학대학원의 위기를 말해준다.

<표-4> 각 신학대학원 모집인원/지원자 현황

신학생지원자의 감소는 신학교육의 위기이자 교회의 위기다. 2012년 지원현황을 보면, 감리교신학대학원은 겨우 정원을 채웠다. 다른 신학대학원들은 전년도에 비해 지원자가 거의 ⅓로 감소되었다. 장로교통합 7개 신학대학원 총장들은, 신학교육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교회연합과 교단정체성 확립을 위한 공동커리큘럼과 공동교과서 제작을 제안하였다. 총장들의 회동은 각 신학대학원이 서로 연대하여 학교 간 호환성을 가질 필요성을 반영했다. 7개 장로교 신학대학원들의 예는, 신학생지원자들이 감소하는 현실을 집중과 소통으로 풀어가려는 하나의 해법이라 하겠다.

감리교회는 감리교 3개 신학대학원들의 통합을 통해 신학교육의 위기를 해결하려고 했다. 제30회 총회 임시입법의회는 신학교육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목회대학원’ 신설법안을 제출했다. 목회대학원의 신설은 감리교회의 화합과 일치, 목회자의 수급조절, 감리교 목회자의 정체성 확립, 그리고 집중된 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목회자 양성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것은 변화된 목회현장과 한국사회의 변화에 부합하는 새로운 리더십의 목회자를 양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현행 3개 신학대학원에서 배출된 목회자의 역량으로는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지 못하며, 전문적인 목회자의 경쟁력을 충족시킬 줄 수도 없다.

본위원회는 신학교육의 창조적 혁신을 통해 미래 한국사회와 감리교회에 필요한 경쟁력을 갖춘 목회자의 양성을 위해 다음의 안들을 제안한다.

(1) 경쟁력 있는 목회자 양성을 위한 ‘교과과정’

신학교육과정은 이론중심이기에 목회현장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신학교육은 목회에 입문하는 목회자 후보생을 위해 보다 더 명료하게 실천적이며 현장성을 반영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본위원회는 현장목회의 필요성이 반영된 커리큘럼을 신학교육과정 내에 증편시키는 방안을 제안한다. 총회는 미래 감리교회의 목회자 양성을 위한 교과과정들을 제시하고 신학자들은 강의안을 발안하도록 한다. 총회는 여러 강의안들의 경쟁을 통하여 선택된 강의안을 신학교육의 교과과정에 사용하도록 한다. 경험이 겸비된 교육자의 지원과 선택의 방식이 이론적 신학교육의 한계를 넘어 실천의 장에서도 유용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기대한다.

(2) 감리교회 목회자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공동신학교재’

본위원회는 감리교 3개 신학대학원에서 함께 사용하는 신학과목의 교과서 제작을 제안한다. 현행 각 신학대학의 환경에서 교수에 따라 신학기초과목의 교육내용이 파편화되어 있다. 감리교회의 신학생이라면 반드시 알아야할 내용이 서로 상이한 현실은, 감리교 목회자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자긍심을 갖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원인이 된다. 공동신학교재는 신학대학원 지원자가 감소하는 현실에서 미래 감리교 목회자의 지적 수준을 상향평준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며, 감리교 목회자로서의 정체성과 경쟁력을 강화시켜줄 것이라고 예상한다.

(3) 미래목회에 필요한 신학교육 개발을 위한 ‘전문연구소’

후기산업화사회의 특징은 다원화되고 다양한 가치들이 공존한다는 점이다. 획일화된 목회 프로그램으로는 더 이상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낼 수 없다. 미래목회를 준비하는 전문연구소가 시급한 현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본위원회는 전문연구소 설치와 전문연구자 양성을 제안한다. 전문연구소는 한국사회와 감리교회를 위한 신학교육의 개발과 특성화된 목회프로그램 개발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5. 나오는 말

후기산업사회는 불안정한 조직과 예측 불가능한 사회라는 특성상, 변화의 연속성을 찾을 수 없다. 오늘날 감리교회의 위기는 후기산업사회 속에서 과연 하나님의 희망을 품을 수 있는지를 시험받고 있다. 이 시대의 감리교회는 획일화된 목회프로그램보다는 개별화되고 지역특성에 맞는 맞춤형목회를 필요로 한다. 관리자로서의 목회자리더십은 새로운 영적 신앙운동을 일으키지 못하며 오히려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 7년간의 일들은 다원화된 사회의 패러다임에 역행하는 감독회장 제도로써는 더 이상 후기산업사회에서 소통할 수 없다는 현실을 잘 말해준다. 이제 감리교회는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로 거듭나야 한다. 후기산업사회는 권력의 집중보다는 권력분산의 시대다. 본위원회가 제안하는 ‘광역연회,’ ‘광역지방회’는 권력의 분권화에 기초한다. 또한 연회별 ‘목회지원센터’는 분권화된 지역특성에 맞는 맞춤형 목회프로그램 개발의 토대가 된다. ‘목회후프로그램’은 사회적 안전망으로부터 소외당하는 목회자를 위해 연회(총회)가 최소한의 연대의식과 도덕적 의무를 수행하는 복지의 출발점이다.

신학교육의 위기는 감리교회의 위기를 미리 보여준다. 신학교육의 위기극복은 창조적 경쟁을 통하여 감리교회에 희망을 선사한다. 경쟁력 있는 감리교 목회자 양성을 위한 ‘교과과정,’ 정체성을 강화하는 ‘공동신학교재,’ 그리고 ‘전문연구소의 신설’ 등은, 신학교육의 위기를 극복하고 감리교회가 새롭게 도약해갈 수 있는 발판이다.

본위원회의 제안은 경쟁을 통한 감리교회의 창조적 혁신을 찾는 데 목적이 있다. 경쟁이란 ‘감리교회가 오늘 그리고 미래 사회에 하나님의 희망을 세워나가는 일’이다. 감리교회는 참되고 진실한 이의 눈물을 기억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체득해야 한다. 창조적 혁신은 ‘새로운 영적 신앙운동’에서 시작된다. 그 시작은 히스기야의 회개에서 찾을 수 있다. 히스기야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통곡했다. 감리교회는 하나님이 히스기야에게 들려주신 “내가 네 기도를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노라”(왕하 20:5)는 말씀을 기억해야 한다. 지금 감리교회는 하나님나라를 향한 새로운 도약을 위해 몸부림치는 가운데, 썩은 부위를 도려내야 하는 수술대 위에 놓여있다. 이 성경구절은 히스기야의 통곡만이 감리교회가 살 길임을 말씀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