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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른후트 로중 <2015 말씀 그리고 하루> 출간!!!- 헤른후트 로중(2015 Hernnhut Losung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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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년 10월 21일 (화) 01:07:41
최종편집 : 2014년 10월 21일 (화) 01:09:19 [조회수 : 3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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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른후트(Herrnhut), 우리말로 ‘주님이 보호하시는 곳’을 의미한다. 헤른후트 공동체 운동은 지금으로부터 약 300년 전, 독일의 북동부에 위치한 한 자그마한 마을에서 시작되었다. 이 운동은 니콜라우스 루드비히 폰 친첸도르프(1700-17609)에 의해 시작된 창조적인 디아코니아 공동체운동이다. 초대교회를 지향했던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드레스덴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중, 그의 일생을 변화시킨 모라비아 교도들을 만난다. 이들은 체코에서 종교개혁운동을 하다가 1415년에 화형당한 얀 후스의 후예들이었다. 친첸도르프는 이들에게 자신의 사유지를 제공하여 정착하도록 하는데, 이들은 그곳을 “헤른후트”라 칭하고 1727년경 200여명의 모라비아 이주자들과 함께 공동체 생활을 시작한다.

이들에게 아주 독특한 형식의 말씀묵상집이 전해 내려오는데, 바로 헤른후트 기도서이다. 이 기도서는 “Die Losungen(로중)”이라고 하는데 그 의미는 군사적인 용어로 “암구호”라고 한다. 군인이 싸우러 나갈 때 암구호는 적군과 대치상황에서 아주 생명과 같은 것이다. 만약에 암호를 잘못 외우거나 모르면 생명의 위협을 가져올 수 있다. 이 기도서의 첫 주창자인 친첸도르프는 헤른후트 공동체원들이 매일 매일의 삶속에서 짧은 말씀이지만 생명과도 같은 소중한 말씀으로 영적 투쟁에서 승리할 것을 바라면서 말씀운동을 시작하였다.

역자는 2007년과 2009년 여름, 헤른후트 공동체를 방문한 적이 있다. 첫 방문 때 우연히 이 로중을 만드는 이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들은 나에게 지난 300여년 동안 매일을 위한 구약성서구절을 제비뽑기하여 뽑아내는 바구니를 보여주었다. 그 안에는 1800개의 숫자가 적혀있는 제비가 있었고 한쪽에는 번호와 성서구절이 적혀있는 문건이 있었다. 아주 인상적이었다. 300여년 전부터 컴퓨터의 도움이 없이 이러한 작업이 진행되었다는 사실과 그 과정 속에서 성서구절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주 경이로움을 자아냈다. 흥미있는 것은, 1년을 위해 뽑힌 제비는 다음 3년 동안 옆으로 놓여지고 이 기간에는 이미 뽑힌 구절은 제외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 뽑힌 말씀을 주님께서 주신 말씀으로 받아들인다.

역자가 헤른후트 기도서를 접한 것은 십여 년전 독일에 공부하러 갔던 유학 초년기였다. 독일에서는 서점에 다른 큐티자료는 별로 없지만 이 기도서는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되어있다. 처음으로 필자가 이 로중을 접한 것은 1994년 겨울, 독일어를 배우는 기간 중 독일 기독학생회에 참여하여 모임에 정기적으로 나가게 되면서였다. 매주 월요일 저녁시간에 마인츠 구시가지에 있는 모임장소에서 모였는데, 그 모임에 참여하는 이들은 독일학생들도 있었지만 외국학생들이 많았다. 전 세계에서 몰려온 친구들과 어울려 독일어로 인사를 나누고 교제하는 것은 이국땅에서의 외로움과 불안감을 떨치게 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런데 그 가운데 지금도 뚜렷하게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은 매번 모여서 말씀 묵상과 찬양을 하면서 접한 헤른후트 로중과의 만남이었다. 아주 짧은 말씀이지만 그 말씀을 읽고 돌아가면서 떠듬떠듬 자신의 가슴에 부딪힌 것을 독일어로 나누는 시간은 그 어떠한 설교보다도 더 강력한 메시지로 나를 휘감았다. 그때부터 가까이하게 된 로중은 이국땅에서 힘들었던 순간에 나를 무너지게 하는 힘들에 대항하는 “아주 작은 영적 무기”였다.

이 로중은 슐라이에르마허, 본훼퍼, 코트비츠, 비헤른 등 수많은 개신교인들에게 교단과 교파를 초월하여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다. 특히 행동하는 신학자로 20세기 후반에 개신교의 신학과 실천에 큰 영향을 끼친 디트리히 본훼퍼는 헤른후트 기도서의 애독자였다. 본훼퍼는 2차 세계대전 중 히틀러 암살계획에 가담했다가 발각돼 2년 동안 감옥생활을 하고 전쟁이 마치기 직전 교수형으로 숨진 인물이다. 그는 1933년 히틀러가 국가사회주의를 주창하며 유대인 600만여 명을 학살하고 수천 만명의 희생자를 낸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쟁광인 히틀러에게 항거한 것이다. 그는 히틀러를 ‘적그리스도’로 보고 이에 저항하는 ‘고백교회’운동을 하면서 신앙을 지켜나갔다.

헤른후트 로중에 관련된 디트리히 본훼퍼의 일화가 있다. 1939년 7월 미국 유니언 신학교 초빙교수로 있던 본훼퍼는 당시 그의 심경을 그의 책 '공동의 삶(Gemeinsames Leben)'에서 다음과 같이 기록한다: “헤른후트 기도서는 단순한 성경말씀 구절에 그치지 않는다. 매일 주어지는 말씀은 우리에게 앞으로 나갈 길을 결정할 수 있게 한다.” 본훼퍼는 1939년 여름, 미국에서 기록한 일기문에 아주 분명한 필치로 자신이 미국에 계속 머물 것인지 아니면 독일로 돌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로중 말씀을 읽으며 고민하는 흔적이 나온다. 그러한 고심을 하는 가운데 로중의 한 말씀이 그를 강타한다. “주님은 은을 정련하고 깨끗하게 하신다.” 말라기서의 이 한 말씀을 읽고 덧붙여 옆에 기록한다. “나는 나를 더 이상 잘 알 수 없다. 하지만 주님은 나를 잘 알고 있다. 결국 모든 행동과 실천은 분명하게 될 것이다.” 이 말씀과의 부딪침 이후, 본훼퍼는 지체하지 않고 독일로 돌아온다. 그리고 저항운동에 가담한 본훼퍼는 1943년 4월 5일 체포되고, 1944년 전쟁이 끝나기 바로 직전에 교수형으로 처형된다.

본훼퍼에게 헤른후트 기도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처럼 필자도 그동안 이 작은 기도서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 이 기도서의 매일의 말씀은 짧은 말씀이지만 하루의 영의 양식으로 결코 부족하지 않다. 지난 285년 전부터 개신교 전통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는 이 기도서가 55개 국어로 번역되어 지구상의 많은 이들이 동일한 말씀으로 힘을 얻고 있다. 역자는 헤른후트 기도서 2009년도 판부터“말씀 그리고 하루”라는 제목으로 번역해 한국에 소개하고 있다. 이제 일곱 번째 한국어판인 2015년 말씀 그리고 하루가 출판되었다. 필자는 이 작은 묵상집을 통해 한국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좀 더 깊이있는 말씀에 닻을 내리고 살아가기를 소망해 본다. 더 나아가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행동하는 말씀’인 디아코니아를 조용히, 섬기면서, 사랑하면서 실천해 나가기를 희망해본다.

 

역자 홍주민은 1962년 청주에서 태어났고, 한신대학교에서 연구교수로 지내다가 지금은 디아코니아실천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학술진흥재단(현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사회복지와 신학의 상관성 연구’,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사회복지국가 형성과정 중 개신교의 역할-독일과 스웨덴의 경험’이란 주제로 단독연구를 수행하였다.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디아코니아학연구소에서 디아코니아학을, 같은 대학에서 신학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에 돌아왔다. 한국에 온 후, 계속하여 디아코니아를 연구하고 대학에서 강의하였다. 2006년 2월부터 한국디아코니아연구소를 세워 한국교회의 디아코니아 실천과 이론을 형성해 나가는 일에 고민하고 있다. 2014년 8월 한국디아코니아를 설립, 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독일 디아코니아 150주년 백서인 ‘디아코니아신학과 실천’, 저서로는 ‘디아코니아학 개론’이 있는데, 이 책은 국내 최초의 디아코니아신학 소개서이다. 헤른후트 공동체에서 285년 전부터 출간되어온 말씀묵상집인 로중(Losung)을 한국어로 ‘말씀, 그리고 하루’(한국디아코니아연구소)라는 제하에 2009년부터 매년 번역출판하고 있다.

 

2015 말씀 그리고 하루

<헤른후트 형제단 펴냄, 홍주민 역, 한국디아코니아연구소,

2015 헤른후트 로중(2015 Herrnhut Losungen) 독일어 판 번역>

- 출간일: 2014.10.10

- 정가: 10,000원

- 총 253 페이지

- 가로 12.5 * 세로 16.5

- ISBN 978-89-958498-8-0 03230

- 종교

- 개신교 역사상 가장 오래 동안 지속된 말씀 묵상집(285년 째)

- 전 세계 55개 국어로 번역되어 200만 여명이 사용하는 기도집

- 한국어 판 2009년부터 매년 번역출판

 

- 구입처: 한국디아코니아연구소(010-6439-2497; 070-8704-2666),

영풍문고, 교보문고, 예스24, 반디앤 루이스, 알라딘

 

이 서평은 2년 전 나온 2013년 로중에 대한 서평입니다. 매년 내용은 다르지만 동일한 형식의 로중이기에 독자 여러분께 소개를 해드립니다.

 

기독교사상 2013.1 로중 서평

“주님, 당신 말씀에 빠지고 싶습니다!”

김 진(예수나무공동체)

지난 몇 년 동안 이 책을 가지고 말씀명상을 하는 서평자로서 이 책이 ‘다시’ 출간되어 기쁘다. ‘다시’라고 하면 혹 이전에 출판했던 책을 재발간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이 책은 매년 새로운 내용으로 출판되고 있다. 그렇게 매년 출판된 지 벌써 283년째다. 이 책은 다름 아닌 헤른후트(Herrhut) 공동체가 발간하는 성경말씀 묵상집 “로중”(Losung, 『말씀 그리고 하루』)이라는 이름의 책이다. 이 로중은 일반 책과는 달리 1년 365일 우리를 말씀묵상과 기도로 인도하는 책이다. 이 책의 특징을 알기 위해서, 먼저 이 책을 발간하는 공동체 헤른후트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책 서문에 소개되어 있는 내용에 따르면 ‘주님이 보호하시는 곳’이라는 뜻을 지닌 헤른후트 공동체는 300년 전 독일의 북동부 작센주 작은 마을에서 시작되었다. 이 공동체의 창립자인 니콜라우스 루드비히 폰 친첸도르프(1700.7.9~1760.5.9)는 오스트리아 귀족 출신으로 드레스덴에서 태어났다. 그의 삶의 전기는 30년 전쟁으로 말미암은 모라이비안 교도들과의 만남에서 일어났다. 그는 모라비안 사람들을 영내로 맞이하고 그들의 신앙전통에 기초한 헤른후트 공동체를 만들었다. 그러나 당시 교회는 이 공동체를 인정하지 않고, 이단심의까지 받아야만 했다. 이 때문에 친첸도르프는 자신의 신앙의 색깔을 증명하고,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튀빙겐에서 신학수업을 받고 형제교회 감독으로 안수를 받는다. 1727년 7월 첫 작은 모임(분드)가 생긴 이후 1749년에 이르러서야 이 공동체는 드디어 교회로터 인정을 받게 되었다. 그 기간 동안 친첸도르프는 20여년을 국내외로 떠돌아 다녀야 했다. 이런 시련의 시간을 거쳐 개신교 전통에서는 드물게 헤른후트 공동체 280여년 역사를 지닌 신앙공동체가 되었다. 이 공동체는 경건주의 신앙공동체, 생활공동체, 그리고 모든 경제공동체를 지향하면서 기독교의 사회적 실천 디아코니아 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로중은 바로 이 공동체를 지탱하는 영성의 토대인 것이다.

이 말씀명상집의 시작은 단순했다. 1728년 5월 3일 친첸도르프는 공동체의 찬양모임에서 다음 날을 위한 간단한 성경말씀을 전했다. 이 날을 시작으로 그는 저녁마다 간단한 성경말씀과 찬송을 전하면 다음날 아침 공동체원들이 집집마다 전했다. 이러한 말씀 전달 전통을 통해 헤른후트 매일 말씀 묵상과 기도서로 발전한 것이다. 이 로중이 처음 발간된 것이 1731년이었고, 올 해 283판이 출판되었고, 세계 51개국 언어로 번역되고 있고, 200만명의 기독교인들이 이 책을 통해 말씀과 기도의 영성을 깊이 있게 다지고 있다.

“로중”은 군대에서 사용하는 “암구호”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군대에서 암구호는 자신과 부대를 보호하는 생명과도 같은 언어이다. 이런 뜻에서 보듯이 매일의 하나님 말씀명상은 우리의 영적인 삶에 생명을 공급하고 공동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특히 5개로 구분된 말씀과 기도 중의 첫 부분인 구약말씀을 그 날의 ‘암구호’로 정하고 있다. 이 말씀명상집의 구성이 매우 독특하다. 첫 번째 말씀은 그 날 ‘하루의 로중’으로서 헤른후트에서 매년 약 1800개의 구약성경에서 제비뽑기 방식으로 결정된다. 이런 제비뽑기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하나님께서 ‘이 날’에 꼭 필요한 말씀을 주시리라는 믿음이 있기 가능한 것이다. 또한 제비뽑기는 뽑힌 말씀이 우리의 영적 삶을 지키는 암구호로서 작동되리라는 믿음에서 출발한 신비주의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이런 감춰진 뜻을 알고 읽고 새기면 그날의 로중 말씀이 더욱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두 번째 말씀은 ‘가르침의 본문’으로 신약성경말씀에서 선택되는데, 앞에 있는 첫 로중이나 마지막 기록되어 있는 성경본문과 연결된 말씀으로 결정된다. 이 또한 매우 세심한 작업이다. 말씀을 깊이있게 이해하지 않고서는 서로 연관된 말씀을 찾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세 번째 부분은 기도 또는 찬양시이다. 대부분 저자의 이름을 밝히고 있고, 간혹 이름이 없는 경우는 이 책자의 집필진이 쓴 것이다. 네 번째 부분은 첫 번째 성경본문으로서 이 말씀은 교회력에 따른 말씀이다. 이 말씀은 그 주간의 주제와 주일의 복음에 관련되어 있다. 마지막 성경말씀(두 번째 본문)은 에큐메니칼 성경읽기의 본문에서 따온 것이다. 이 본문을 4년 동안 계속 읽으면 신약성경을 한 번 읽게 되고, 구약성경의 중요한 부분을 8년에 걸쳐 읽게 된다.

많은 하루 말씀 명상집들이 있지만 로중이 갖고 있는 독특한 장점들이 있다. 첫째로 로중은 말씀명상의 품위와 깊이를 유지하는 힘이 있는 명상집이다. 여기에 기록된 말씀들은 어느 한 개인이 임의적으로 선택된 말씀이 아니라 공동체 스스로, 공동체원들을 위해서 기도하면서 선택된 말씀들이기 때문에 같은 성경말씀이라도 더 깊이 있게 다가오게 한다. 이어지는 성경말씀들은 하나의 연결고리가 되어 말씀을 더 깊고 넓게 명상하도록 안내한다.

두 번째 특징은 로중은 말씀명상을 일상의 하나로 자리잡게 하는데 큰 힘이 된다. ‘말씀의 종교’를 강조하는 개신교에서 정작 말씀의 영성이 빈약하다는 비판을 받는 요즘이다. 그 이유는 ‘말씀의 영성’이 일상화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의 삶에서 말씀을 묵상하고, 그렇게 묵상된 말씀을 생명양식 삼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삶이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말씀읽기나 묵상을 마치 아주 특별한 신앙생활의 하나로 생각하는 한 말씀의 영성은 형성되지 않는다. 이런 측면에서 로중은 자연스럽게 우리로 하여금 ‘말씀묵상의 일상화’로 이끌어 준다.

세 번째 특징은 이 로중은 ‘말씀의 영성’과 ‘기도의 영성’을 하나로 연결시켜준다는데 있다. ‘말씀과 기도’는 그리스도교 영성의 두 기둥이다. 하나님의 말씀묵상하면서 그 말씀이 전하는 뜻을 새기는 말씀명상과 그렇게 깨달아진 하나님의 뜻에 따라 자신을 내어놓는 고백기도는 하나로 이어져야 한다. 기도 없는 말씀명상은 깊이 없고, 말씀 없는 기도는 허공에 흩어지기 십상이다. 말씀의 영성과 기도의 영성은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이다. 로중은 가능하면 더 깊게 명상할 수 있도록 말씀이 짧게 기록되어 있고, 다음으로 그 말씀과 연관된 고백으로서 기도문과 찬양시가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말씀과 기도가 자연스럽게 하나 되도록 도와준다. 기도문 하나하나가 너무도 감명된 기도문들이라 우리의 폐부를 찌른다.

이런 경험이 있다. 서평자는 교역자 회의 전 언제나 로중을 가지고 함께 명상하며 기도를 하는 시간을 갖는데, 어느 날 다음과 같은 기도문을 읽게 되었다. “주님, 내 모든 것을 당신게 맡기게 하소서. 바른 길로 인도하시고, 당신이 원하시는 것을 하게 하소서. 일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시고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소서. 내가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소서. 내가 가야 할 길로 인도하소서” 그 기도문을 읽는데 가슴이 메어졌다. 목회의 힘듦 때문에 여러 가지로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 기도문을 읽으니 한 순간에 모든 짐이 가벼워졌다. 그리고 하나님의 나의 모든 상황과 내 마음을 꿰뚫어 보고 있다고 믿어져 눈물어린 감사가 몰려왔다. 그 날 이후 이 기도문을 복사해 책상 앞에 붙혀 놓고 시시때때로 읽고 기도한다. 이 기도문 뿐 아니라 365개 기도문 하나하나가 주옥같아서 하나님께 우리의 마음을 열게 한다. 기도문을 읽다가 은혜의 눈물을 흘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이렇듯 말씀에서 기도로, 기도에서 다시 말씀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 바로 그것이 로중이 갖고 있는 신비로운 힘이다. 네 번째 특징은 이 묵상집은 아주 소박하고 단순하다는 것이다. 말씀에 대한 구차한 설명이나 가벼운 예화가 끼어들 틈이 없다. 우리로 하여금 말씀에 직접 나아가게 한다.

진정한 말씀명상은 흔히 말하는 큐티(Q.T)와는 다르다. 큐티는 말씀묵상 자체보다 자칫 말씀적용에 급급하게 한다. 물론 우리는 말씀에 따라 행동하고, 말씀대로 살아야 한다. 그러나 더 먼저 기억해야 할 것은 그것조차 우리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대신 하나님 말씀 자체에 운동력, 힘이 있어서 우리를 움직이게 한다는 것을 확고하게 믿어야 한다.(히 4장 12절) 그리고 우리의 지정의(知情意)를 통해 말씀을 적용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말씀이 제대로 깨달아지면 성령께서 그 말씀을 붙들어 우리를 변화시킨다는 것을 확신해야 한다. 왜냐하면 말씀에는 그 말씀을 믿는 자에게 살아서 역사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살전2장 13절)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말씀에 대한 해석이나 설명, 예화 없이 먼저 말씀 그 자체를 직접 대면하는 ‘소박하고 단순한’ 말씀묵상이 필요하다. 로중은 이런 말씀명상을 위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텍스트다. 군더더기 없어 우리로 하여금 말씀에 더 깊이 빠지게 한다.

올 해 2013년을 위한 283판 로중은 한 해 동안 되새길 연중말씀을 “우리에게는 이 땅 위에 영원한 도시가 없고, 우리는 장차 올 도시를 찾고 있습니다”(히브리서 13장 14절)로 정했다. 즉 올해 이 로중을 통해 말씀을 명상하고 기도하는 사람들은 위 말씀을 한 해의 주제성구로 받아드리고 계속 묵상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구체적으로 헤른후트 공동체는 그 뜻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은 영예를 가져오는 장이 아니라 수치와 고난의 장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교회는 이제껏 아니 현재에도, 자신을 방해를 하고 동요를 일으키고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들에 대해 작은 성벽같은 것으로 막아버리는 시도를 해왔는데, 이것이야 말로 교회를 위험에 빠트리는 요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히브리서 기자는 우리에게 단호하게 말합니다. ‘우리에게는 이 땅 위에 영원한 도시가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죽게 되는 존재일 뿐 아니라 살아가면서도 늘 도상의 존재이기에 하나의 목적지를 향하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우리 앞에 가고 계신 예수 그리스도가 늘 우리에게 심호흡의 장을 만들어 주시고, 자유의 장, 구원의 장을 경험하게 하고 부름 받은 모든 이들을 변화시킵니다. 하지만 그 분과 함께 우리는 하나의 목적지를 향해 나가는 도상위에 있는 존재들입니다. ‘우리는 장차 올 도시를 찾고 있습니다. 그곳은 요한이 계시록에서 서술하듯, 하나님께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시고 고통과 신음 그리고 수고도 더 이상 없는 새 하늘의 예루살렘입니다”

목적지가 분명한 도상의 존재로서 그리스도인들은 고난과 수치를 피하거나 이 땅에 안주하는 삶이 아니라 영원한 예루살렘으로 상징되는 새로운 세계를 꿈꾸며 당당하게 걸어가는 사람들임을 잊지 말라 한다. 그 길에서 하나님을 필요로 하는 그 곳에 하나님은 항상 살아 계심을 강조한다. 이 세상의 것에 집착하거나 연연하지 않고 영원한 나라를 향한 자기포기와 예수따라 떠남을 잊지 않기 바라는 마음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서평 아닌 서평’을 마치면서, 이 소중한 말씀명상집이 한국 그리스도인들, 특히 개신교인들의 삶에 뿌리 내리기를 바라는 마음에 지난 몇 년의 경험을 통해 터득한 ‘로중 백배 활용하기’를 전하고자 한다. 만약 목회자라면 이 책에 따라 새벽기도 말씀을 전하는데 활용하기를 바란다. 새벽기도는 요란한 기도회이기 보다는 하루를 시작하면서 하나님을 깊게 명상하는 시간이다. 이 시간에 긴 설교나 통성기도는 그리 어울리지 않는다. 로중을 함께 읽고 명상하는 것으로 얼마든지 감동 있는 새벽기도회가 될 수 있다.

혹은 목회자라면 교역자들과의 회의 때 로중으로 명상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목회대화니 목회계획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평신도라면 이 책을 직장의 컴퓨터 옆에 놓고 출근해서 의자 앉아 컴퓨터를 키기 전에 이 책장부터 여는 습관을 가지면 말씀명상의 일상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주부라면 식탁 위에 놓고 언제라도 열어볼 수 있도록 하자. 학생이라면 책 가방에 항상 넣고 다니면서 전공서적 보다 먼저 펼쳐보도록 하자.

그렇게 우리의 생활 가까이서 로중으로 말씀명상을 하다보면 우리 또한 이 책의 영향을 받은 슐라이허마허, 본회퍼, 코트비츠, 비헤른 등과 같은 좋은 그리스도인이 되지 않을까? 또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매주 한 번 이 로중을 가지고 함께 말씀명상과 기도하는 작은 모임들이 형성되기를 바란다. 그 모임은 헤른후트 공동체가 그러하듯이 모인 이들의 공동체를 튼튼하게 성숙시키는 영적 에너지가 될 것이다.

올 해에는 로중을 작년보다 더 많이 구입해 교인들에게 배포했다. 그들의 책상과 밥상 위에, 그리고 학교, 혹은 차 안에 이 책이 소중하게 놓여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분도 그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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