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가라사대 죽은 자들로 저희 죽은 자를 장사하게 하고 너는 나를 좇으라 하시니라”(마 8:22). 그 말씀에서 앞의 죽은 자와 뒤의 죽은 자는 그 의미가 다릅니다. 죽음이 성경에서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 땅에서의 생명이 끝나는 것입니다. 구원은 죽음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너희가 그 은혜를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었나니 이것이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이는 누구든지 자랑치 못하게 함이니라”(엡 2:8-9). 바울 사도는 신자의 이전 상태 곧 믿기 전의 상태에서 믿은 이후의 상태의 차이를 설명하는 가운데 이렇게 진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구원은 하나님과의 단절된 관계에서 벗어나 그 관계가 회복되는 것입니다. 믿음은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영접하는 것입니다(요 1:12). 은혜는 하나님께서 그 마음을 열어 복음을 따르게 하시는 것입니다(행 16:14). 그 역사 안에서 당사자가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영접하고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었습니다. 당연히 당사자의 행위는 없습니다. 이 경우에 영접은 행위로 이야기되지 않습니다.

이는 신학적으로 효력 있는 부르심이라고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불가항력적입니다. 택함을 받은 사람이라면 그의 전 생애 가운데서 한 번은 반드시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영접하여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는 구원을 얻는다는 것입니다. 십자가의 한 편 강도와 같이 죽음 직전에 그 일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성경은 이 땅에서의 생명이 끝나는 것인 죽음과 관계된 구원을 별도로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된 채로 이 땅에서의 생명이 끝나면 불 못에 가게 되는데, 그것에서 건짐을 받는 것입니다. 곧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서 하나님과 영원토록 교제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성경은 영원한 구원이라고 진술하고 있습니다(히 5:9).

성경은 이 구원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입니다(빌 3:11). 바울 사도는 이와 관련하여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고 잡으려고 달려간다고 하였습니다. 그에게는 푯대이며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인데 과거에 한 일을 뒤의 것이라며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달려간다고 하였습니다(빌 12-14).

“자기의 육체를 위하여 심는 자는 육체로부터 썩어진 것을 거두고 성령을 위하여 심는 자는 성령으로부터 영생을 거두리라”(갈 6:8). 이 진술은 두 부류의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한 사람에게 나타날 수 있는 두 가능성을 말씀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갈라디아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을 전제하고 진술된 것입니다(갈 1:2).

신자의 생각이나 삶은 둘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자기 육체를 위하여 심는 것과 성령을 위하여 심는 것입니다. 전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는 것이고 후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입니다. 100%의 순종과 그 나머지로 구별되지 않는 것임은 분명합니다. 100% 순종하지 않은 어떤 하나님의 백성들에 대해 성경에 의인이라고 진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윗 왕이 대표적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가? 이에 대해서는 성경이 밝히고 있지 않습니다. 성경이 밝히지 않은 부분에 대해 알려고 할 필요는 없다고 여겨집니다. 밝힌 부부분에 한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만약에 하나님에 의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모든 신자가 성령을 위하여 심게 되고 영생을 거두게 된다면 바울 사도는 하나님의 말씀을 잘못 진술한 것입니다. 자기 육체를 위하여 심어 육체로부터 썩어진 것을 거두는 일이란 없는데, 그것을 언급하였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구원과 관련된 내용들은 신학적으로 견인으로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영원한 구원에 이르도록 이끌어 가시는 것입니다.

구원을 얻었고 행위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진술과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 곧 영원한 구원을 얻지 못하였고 순종이냐 불순종이냐에 의해 영생을 얻을 수도 있고 썩어진 것을 얻을 수도 있다는 진술을 어떻게 생각하여야 할까요? 그의 진술은 상호 모순일까요? 아니면 일관성이 있는 하나님의 말씀일까요? 위의 두 진술이 표면적으로 모순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신자라면 일관성이 있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에 다 동의를 할 것입니다. 그 전제 하에서 양 구절을 모순 없이 일치시키려고 나름대로 수고합니다. 그 결과물이 실질적으로 모순을 해소하는 것이라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현실에서 칼빈주의나 알미니안주의의 입장을 따르는 설명들은 실질적으로 모순을 해소하지 못합니다. 모순이 해소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해소되지 않은 것입니다.

표면적인 모순은 죽음이 두 가지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이 구원도 두 가지의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인식하고 구분할 때에는 해소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된 상태에서 그 관계가 회복되는 것인 구원과 죽음 이후에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영원한 구원을 구분하여야 합니다.

영원한 구원은 이 땅의 신자가 아직 얻지 못하였습니다. 어떻게 얻는가? 하나님을 의지함으로 얻습니다. 의지함은 믿음입니다. 곧 의지함인 믿음으로 얻는 것입니다. 다르게 말할 수 있습니다. 성령을 위하여 심음으로 얻습니다. 이는 다르게 말하면 순종입니다. 순종으로 얻는 것입니다(히 5:9). 여기에서 믿음과 순종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땅의 신자가 영원한 구원을 얻기 원하시며 그것을 위하여 쉬지 않고 일하십니다. 신자가 육체의 소욕 곧 자신의 인간적인 욕심을 따라 살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역사하시는 것입니다. 육체의 소욕을 거스르는 성령의 역사입니다. 그런데 그 역사는 인격적입니다. 효력 있는 부르심에서와는 달리 육체의 소욕으로 거스를 수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거스를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자기 육체를 위하여 심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 결과는 썩어진 것을 거둠입니다. 불순종은 영생을 열매로 거두지 못하는 것입니다.

견인은 효력 있는 부르심과 같이 불가항력적이지 않습니다. 자신의 인간적인 생각이나 의지로 거스를 수 있습니다.

교회의 전통은 그와 다릅니다. 한 전통은 효력 있는 부르심에 대한 구절들을 견인에 가져와서 사용하면서 효력 있는 부르심을 받았다면 하나님에 의해 반드시 영원한 구원을 얻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칼빈주의입니다. 다른 한 전통은 견인에 대한 구절들을 효력 있는 부르심에 가져와서 사용하면서 효력 있는 부르심이 사람에 의해 거부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알미니안주의입니다.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구원을 구분하지 않고 혼용함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성경의 가르침과 전통. 이 땅의 신자는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고 따르고 있습니다. 자신의 선택과 따름이 옳다고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성경의 가르침이 아니라 전통을 따르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성경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경에서 이러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곧 과거에도 그러한 모습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 당대의 유대인 지도자들은 대표적입니다. 그들은 선조들의 가르침을 열심히 배웠고 그것을 그 당대의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가르쳤습니다. 유대인들은 그들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따랐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의 가르침과 행실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 지적하셨습니다. 강하게 책망하셨습니다. 그로 인해 예수님을 그들에 의해 죽음을 당하셨습니다.

지금의 교회 지도자들과 그 당대의 유대인 지도자들과 같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렇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다만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교회 지도자들라면 가장 일차적으로 중요한 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대로 이해하고 전하는 것입니다. 겸손이나 검소한 삶 등도 중요하지만 말입니다.

특히 현 시점에서 효력 있는 부르심이 있었다면 하나님에 의해 반드시 영원한 구원을 얻게 된다는 이론은 하루 속시 폐기되어야 합니다. 한 번 구원은 영원한 구원이라는 도식 곧 값싼 구원은 성경의 가르침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입니다. 구약에서 거짓 선지자들이 전했던 잘못된 하나님의 말씀과 같은 것입니다. 값싼 구원은 지금과 같은 현실 곧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고 비난과 조롱을 받는 교회로 전락되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가르침은 성화를 강조하는 것으로 그 위험성이 희석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성화를 강조하면서 한 번 구원은 영원한 구원이라는 도식도 함께 취합니다. 둘 다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성화가 되지 않는 것이 문제이지 그 도식은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완전히 잘못된 생각입니다. 잘못된 것과 옳은 것이 섞여 있음으로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보지 못하는 것일 뿐입니다. 유대인 지도자들이나 그 이전의 거짓 선지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00% 잘못된 것으로만 가득하였던 것이 아니라 옳은 것과 잘못된 것을 함께 가지고 있었습니다. 옳은 것이 잘못된 것을 보지 못하도록 하는 눈가리개의 역할을 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건적인 견인을 말하면서 효력 있는 부르심이 가항력적이라는 알미니안주의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리는 온전히 성경적인 내용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교리는 하나님의 말씀과 동등한 권위를 가지게 됩니다. 성경의 가르침을 파악하는 한 통로가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의 잘못된 주장일 뿐이며 성경의 가르침을 바르게 파악하지 못하도록 하는 통로가 됩니다.

전통이냐 아니면 성경이냐. 좀 더 구체적으로 성경의 가르침과 일치하지 않은 잘못된 전통이냐 아니면 성경의 가르침이냐. 신자가 이 땅에 사는 동안에 피할 수 있는 선택입니다. 잘못된 전통이 아니라 성경의 가르침을 선택하여야 합니다. 신자가 신자다워지고 교회가 교회다워지는 데에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 선택을 바르게 하더라도 현실에서의 실질적인 모습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