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문제로 물의를 빚은 전병욱 목사에 대해서 아무런 처벌도 하지 않고 있어 교계 안팎으로부터 비난을 한 몸에 받아 온 예장합동 평양노회가 드디어 전병욱 목사 징계를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전병욱 목사에 대한 고소 건을 다루기 위한 재판국을 구성한 것이다.

▲ 노회에서 발언 중인 송태근 삼일교회 현 담임목사

“일사부재리 위배”, “공소시효 지나” 등의 부정적 의견도 있었으나

예장합동 평양노회(노회장 장재식 목사)는 13일 서울 영등포구 은석교회에서 열린 가을 정기노회에서 노회원인 전 삼일교회 담임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 문제와 관련, 삼일교회가 헌의한 고소 건을 다루기 위한 재판국 구성을 결의했다.

이에 평양노회는 4명의 목사와 3명의 장로를 무기명 투표로 재판국원으로 선임했으며, 한 달 내에 재판을 마무리해서 임시노회에 보고토록 했다. 재판국의 판결 결과는 임시노회에서 결의 과정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이날 진행된 회무는, 사실상 첫 번째 회무인 헌의보고부터 전병욱 목사 징계 문제로 교착 상태에 빠졌다. 삼일교회 송태근 목사가 자신들이 올린 전병욱 목사에 대한 고소 건을 이날 회의석상에서 처리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 때문이다.

평양노회는 1시간 이상의 정회를 포함한 장시간의 논의 끝에 삼일교회 측이 강력히 원하고 있으며, 이 사건으로 인해 예장합동 교단과 한국교회와 예수의 이름이 오염된바, ‘즉결’이든 ‘재판국 설치’든 결의를 해 주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 과정에서 “전별금을 주고 사임시킨 건이므로 일사부재리 원칙에 어긋나는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교단헌법 권징조례는 ‘범죄 안건은 범죄 발각 후 1년 내에 개심할 것이요, 교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할 범행이 아니면 3년을 경과한 후에 개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4년 전의 일에 대해서 권징하는 것이 적법한지도 따져봐야 한다” 등의 부정적인 견해가 제기되기도 했다.

언권위원으로 참석 중인 한 원로 목사는 발언권을 얻어 “교회가 크다는 이유로 삼일교회가 실력행사 를 해서야 되겠느냐”며 “하나님께서 처리하실 것이므로 참고 기도하자”고 책망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어진 논의에서, ‘즉결’의 경우 당사자인 전병욱 목사가 출석을 해야 하는데, 현장에 없어 불가능한바 ‘재판국 설치’로 만장일치 결의가 이뤄졌고, 재판국원을 위한 무기명 투표를 실시해 목사 중 다득표자 4명, 장로 중 3명해서 모두 7명의 재판국원을 선임됐다.

[선임된 재판국원은 다음과 같다. 서문강 목사(중심), 강재식 목사(광현), 박희규 목사(세계로), 김진하 목사(예수사랑전원), 최병덕 장로(은석), 반원국 장로(성현), 윤달균 장로(평안) 이상 7명.]

노회를 끝까지 참관한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장인 구교형 목사는 “전병욱 건은 이번에도 물 건너가나 싶었는데 정말 극적으로 반가운 첫걸음을 뗐다”면서 “늦었지만 재판국에서 공의로운 재판결과를 내놓도록 기도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한편 이날 오전, 노회가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예배당 앞에는 전병욱목사성범죄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김주연ㆍ박종운ㆍ백종국) 회원 및 삼일교회 일부 교인들이 피켓을 들고 전병욱 목사의 안건 처리 및 징계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 노회가 열리기 전 있은 피케팅 시위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