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신문에 보니 감리교 이단대책위원회에서 이단에 대한 교재를 발행하고 이단경계주일을 제정했다는 내용이 올라왔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감리교에서 이단을 14곳 규정하였다는 것에 대해서 괄목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감리교에서는 다락방 외에는 공식으로 규정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나 그 발표를 자세히 살펴볼 때에 필자의 생각은 많이 부족한 감이 든다. 실제로 감리교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이미 자타가 공인하는 유명한(?) 이단들 외에는 특별한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모든 교단과 단체에서 이미 이단이라고 널리 알려진 곳을 다시 재규정하는 것은 형식적인 이단규정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말할 수 있다. 더욱이 성락교회(김기동), 만민중앙교회(이재록), 큰믿음교회(변승우), 평강제일교회(박윤식)의 4곳에 대해서 “예의주시”를 규정하였다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실망이 크다. 특히 성락교회는 우리나라 이단계보에 한 줄기를 갖고 있는 주요한 이단계보로서 우리나라 6개 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된 곳이다. 예의주시를 규정할 바에는 차라리 규정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필자와 친분이 있는 타교단의 이단연구가들은 필자에게 “감리교가 저 정도라는 것도 다행으로 생각하여야 한다”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고 창피한 생각까지 들었다. 언제부터 감리교가 그런 평가를 받아야만 하는가? 또한 금년 초의 신문기사를 보면 신사도운동도 조사대상에 포함되었다고 하는데, 아무런 언급도 없이 빠져버렸다. 과연 연구논문을 조사하고 발표하였으며, 공청회를 열면서 문제점을 조사하고 파악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오히려 모든 사람들이 이단이라고 하는 이미 알려진 곳만 선택적으로 골라서 10군데만 이단이라고 발표한 것은 아무래도 대외적인 입장을 의식한 형식적인 발표가 아니었는가 생각이 든다.

이단규정은 어느 단체를 정죄함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이 잘못된 교리와 사상에 빠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동시에 이단들이 기존교회에 들어올 수 없도록 울타리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아울러 신앙적인 기준을 분별하는 중요한 지침이 될 수 있다.

어느 단체에 대해서 이단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증거자료와 문헌, 설교동영상, 심지어 증인들의 증언도 참고하여야 한다. 이단연구가들은 심지어 직접 방문을 하여 녹음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발표된 자료에 의존하여 적당히 보고서를 만들기도 한다. 그러한 책의 발간이 목적이 아니었으면 하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이단들에 대해서 실제로 전문가들이 아니라면 그 이단성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 그들은 정말로 문제가 되는 심각한 교리에 대해서 감추고 위장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흥이단들은 자료를 외부로 유출하지 않고 감추게 된다.

상담을 하다보면 심지어 당사자들도 “그 정도까지 인 줄을 몰랐다”라고 말한다. 각 교단의 이대위보고서는 간략한 요점만을 담고 있을 뿐이다. 더욱이 이단들은 이단에 규정된 이후에 친이단언론과 친이단인사들에게 로비를 하여 자신들이 이단이 아니라고 적극적으로 해명과 변명을 하게 된다.

나운몽씨와 애향숙에 대해서 살펴보자. 먼저 영입을 하고 후에 신학공청회를 여는 경우도 있을 수 없는 잘못이지만, 나운몽이 쓴 책을 보면 <2000년 전통교리에 이상 있다> <성경정통교리강론> <기독교도리학 해설본> <동방의 한나라>등이 있는데, 그는 2000년 기독교의 정통교리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하였으며, 자신의 비신학적인 주장이 오히려 성경적인 정통교리라고 주장하였다. 정통신학 자체를 부정한 이러한 주장 하나만으로도 더 이상 이단성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

더욱이 영계를 낙원과 음부와 영옥 등 셋으로 나눠 영옥은 아직 낙원이나 음부로 가기 전 세상에 남아있는 영들이 있는 장소로서 심판을 받기 전이므로 음부로 갈 영도 있고 선령(善靈)도 있어 구원에 이르기도 한다고 주장하였고, 공자, 석가도 대선지자이고 몽학선생이라고 주장하였다. 신학적인 배경이 없으므로 삼위일체 신론도 잘못이었으며, “기독교의 부활체나 불교의 불타, 유교의 신선 등이 표현한 어휘가 다를뿐 구원받은 자들의 동의어”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그의 신앙적 성향은 최근의 신사도운동과 유사한 극단적 신비주의로서 은사남용주의, 직통계시와 예언도 난무하였다.

그 후손들이 운영했던 복음신문은 이러한 나운몽씨의 사상에 대해서 수정하거나 회개하기는 커녕, 그동안 나운몽씨의 책들을 지속적으로 선전하고 광고해 왔을 뿐 아니라, 출간과 판매도 해왔고, 심지어 다른 이단들의 광고와 선전도 실어주어서 장로교에서 친이단신문으로 규정되었다. 복음신문에서 광고를 실어주었던 곳이 바로 성락교회(김기동), 만민중앙교회(이재록), 다락방(류광수)였는데, 하필이면 이 중 두 곳이 예의주시로 규정되었는지 필자는 의문이다. 혹시라도 예의주시로 규정될 곳이므로 광고를 실어주어도 괜찮다는 뜻이었는가? 나운몽의 애향숙과 그 단체를 영입하려면 모든 과거의 잘못을 하나도 빠짐없이 솔직히 인정하고 청산하여야 하며, 수정과 회개를 약속한 후에 최소한 몇 년의 재양육과정과 검증단계를 거쳐야만 할 것이다.

어느 단체나 어느 목사, 지도자를 이단으로 규정하는데 있어서 어떤 정치적인 요인이라도 배제하여야만 한다. 유명한 목사가 그곳에 관련이 있다거나 내가 친분과 교류가 있다고 하여 그것을 다루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반드시 없어야만 한다.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이단성의 근거자료를 제시할 때에는 그곳이 어떤 곳이든지를 막론하고 이단규정을 약화시키거나 그곳을 풀어주어서는 안된다. 필요하면 공청회를 열고 찬.반대의 모든 견해를 다 수용하여야 하며, 그래서 이단대책위원회는 신학자와 이단전문가들이 참석하여야 한다. 이러한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일이 아니다.

어쨌든 필자는 감리교의 이단규정에 대해서 미홉하지만, 뒤늦게라도 지지를 보낸다. 이것을 시작으로 이단규정만큼은 정치문제나 외부간섭이 없는 독립적인 단체가 되어야만 할 것이다. 아울러 감리교에서도 이단상담소를 지역마다 만들어서 이단에 빠진 가족들을 구해내는 귀중한 사역이 시작되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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