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감리교회 제3대 감독(한인 초대) 김종우(金鐘宇) 목사는 “감독되면 삭발(削髮) 하겠다”고 선언했다. 김종우 감독은 약속대로 삭발 했고 취임 후, 1939년 8월 일제의 강압으로 조선 내 기독교 교파지도자들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신사참배하고 돌아온 직후 악성 폐혈증에 걸려 9월 17일 감독 재임 11개월 만에 소천 했다.

감독직은 죽음에 이르는 십자가였고 변절의 멍에였다. 1938년 10월 5일 냉천동 감리교신학교 강당에서 개최된 제3회 총회는 5일째인 10일 감독선거를 시작, 2일째 허비하고 있었다. 둘째 날 제21차 선거에도 당선자가 없자 모두가 기력이 쇠진해 피곤해 있었고, 혹 간은 눈물을 글썽이는 이들도 있었다.

총회원이 원하는 지도자는 ‘고사’했고 ‘관제 추천후보는 총회원이 외면하고 있었던 듯.’ ‘그때 열린 창문으로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들어 천장을 한 바퀴 돌더니 신기하게도 고개를 끄덕이며 명상에 잠겨 있는 김종우 목사 앞에 내려앉았다. 김종우 목사가 조용히 손을 펴 내밀자 비둘기는 다시 날아올라 창밖으로 날아가 버렸다. 이후 투표장 분위기는 바뀌었고 김종우 목사가 22차에 이어 23차 선거에서 2/3 다수표를 얻어 쉽게 당선됐다.’

당시, 감독이 된다는 것은 ‘친일의 선두에서 그들의 주구(走狗)가 되어 교회를 이끌어야’ 했다. 그 일은 여호와 하나님을 배신하고 천하의 이단아가 되는 자리로, 감독의 권위와 영적 지도력을 잃게 된다. 김종우 감독은 일제에 머리를 잘린 삼손으로 삭발하고 일본 신사에 가 독배(참배)를 마신 것이다. 김종우 감독의 죽음은 한국감리교회의 영적 상실(喪失)이었다.

-. 감독이 되면 영성이 고갈돼 사람의 영혼을 삼키며, 말씀의 권세를 잃게 된다. 목회에 기적을 발휘하지 못하며, 하나님의 사람이 되지 못한다.

내일 저녁이면 기독교대한감리회 10개 연회 감독이 뽑힌다. 감독이 되면 연회는 살리고 스올(무덤)로 가라는 건데. 연회감독이 되려고 자청했으니 후회할 건 없지만, 뭘 모르고 독(毒)이 든 잔을 받게 된다.

연회감독 당선자들에게 어떤 말을 전해야 좋을까?

연회감독 낙선자들에겐 무슨 말을 전해야 옳은가?

누가 연회감독이 돼도 해결점은 없다.

2014. 10. 6

서대문교회 이 주익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