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열린 토론회 모습(오른쪽부터 박창현 교수, 이윤희 사무국장, 이해영 교수, 정해선 국장)

현재 전 세계적으로 선교에 대한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있는 ‘선교적 교회론’의 모범 사례를 초기 한국교회의 선교활동에서 찾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국제위원회는 12일 오후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교회의 국제관계, 그 역사와 변화’를 주제로  ‘교회협 90주년 기념토론회’를 개최했다.

선교학자 박창현 교수(감신대)는 이날 ‘한국교회의 세계선교 기여: 선교적 교회론의 모델로서 한국 초기 대부흥운동(1903~1907)’이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레슬리 뉴비긴이 제시한 ‘선교적 교회론’의 모델을 초기 한국교회의 선교활동에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선교적 교회론’이란, 38년간 인도에서 선교활동을 마치고 고국인 영국에 돌아온 레슬리 뉴비긴이 무너진 영국교회의 현실을 염려하며 대안으로 제시한 ‘교회론’으로서, 교회는 국내선교와 국외선교를 구분하지 않고, 현재 교회 안에서 안주 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현 교회들의 경계를 넘어 교회 밖을 향하여 진군하며 그리스도의 삶의 증인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박 교수는 “레슬리 뉴비긴으로부터 제시된 ‘선교적 교회론’은 그 논리적 타당성과 성서적 근거는 분명한데 실제로 ‘어떤 실체를 갖고 존재하는가’는 여전히 분명치 않다”고 평가한 후, 하지만 한국교회의 초기 선교 형태에서 그 모델을 찾을 수 있다며 자신의 논지를 펴 나갔다.

초기 한국교회의 선교는 △처음부터 선교적(땅끝까지 증인됨)이었으며 △성도의 ‘삶의 변화’를 동반했으며 △토착적 문화와 종교적 전통에서 새로운 종교(기독교)로 삶을 이동하기에 편안함을 주었으며 △종말의 긴장을 잃지 않고 성령 안에서 교회간 협력을 중시하는 선교적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박 교수는 ‘국내교회를 관리하는’ 목회자와 ‘해외선교를 감당하는’ 선교사로 구별하지 않고, 교회가 행하는 모든 것이 선교이고 선교여야 한다는 입장에서 ‘선교’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초기 한국교회 대부흥운동에서는 △선교가 ‘보내는 자’와 ‘직접 가는 자’로 나뉘거나 △사람으로 못 가면 물질로라도 간다거나 △선교는 규모가 있는 교회가 해야 한다는 잘못된 선교적 이해가 발견되지 않는다.

그는 “이러한 선교적 이해는 한국교회 특유의 토착적 신앙 양태인, 은혜를 체험한 교인들이 물질 대신 시간을 하나님께 바치는 ‘날연보(日捐補)’에서 잘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날연보를 한 사람은 무급 전도인으로, 선교 특히 선교사나 유급 전도인들의 발이 미치지 않는 시골 구석구석 ‘땅 끝’에 이르러 복음을 전했다”면서 “한국교회가 선교 초기에 그토록 급속하게 복음이 확산된 배경에는 이 같은 ‘날연보’ 헌신자들의 무급 자원 전도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 교수는 “초기 한국교회 대부흥운동에서는 성도들의 죄 고백은 아주 구체적이었고 이에 대한 책임과 보상ㆍ배상의 행위로 이어졌다”면서 “이러한 삶의 변화를 통한 선교는 ‘선교는 그 문화 속에서 해답을 주는 증인으로 살아 갈 때 가장 효과적’이라는 선교적 교회론에 입각한 선교 모델의 최고 결실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박창현 교수 외에 이해영 교수(한신대 국제관계학부)와 이윤희 사무국장(한국YMCA전국연맹)이 ‘동아시아론과 진보: 몇 가지 테제’와  ‘YMCA 에큐메니칼운동의 선교적 과제’를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