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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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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05월 27일 (토) 00:00:00 [조회수 :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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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생명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는 세상에 죄가 들어오도록 원인을 제공했다는 누명을 쓰고 있다.
도대체 내가 잘못한 것이 무엇인가?
나는 단지 그 자리, 그 곳에 서 있었을 따름인데....

어느날 하나님이 사람(아담)을 내 앞으로 데려와 나를 가리키면서 "이 나무의 열매를 먹어서는 안 된다.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는 반드시 죽는다"고 말씀하셨다. 사람은 이유도 묻지 않고 순순히 그 말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큰 혼란을 느꼈다.
'무슨 뜻일까? 무슨 말씀일까? 왜 사람이 내 열매를 먹으면 죽을까? 모든 것은 다 허용하시면서 왜 유독 나는 안된다고 하셨을까?'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이 의문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세상에 태어나서 하는 첫 고민이였다.

나는 이전에는 나의 이름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나의 이름은 다른 이름들과 마찬가지로 나를 알아보기 위한 푯말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선이란 악이 있어야 선이고, 악이란 선이 있어야 악인데... 즉, 네가 있어야 내가 있는 법이건만, 너도 없는데 내가 있을리 없는 것 아닌가?'
그때부터 나는 내 이름에 의문을 가지면서 선은 무엇이고 악은 무엇인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내 안에 '선'과 '악'이 함께 들어있다는 것인가? 아니면 선과 악을 알게 하는 어떤 유전자 같은 것이 있다는 것인가?"

심각한 고민 속에 있는 나를 보고 옆 친구가 "무슨 고민있냐"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함께 에덴동산 한가운데 서있으면서 같이 온 세상을 둘러보던 친구 생명나무의 한마디 말이 큰 위로가 되었다. 며칠 전 듣게된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 말해주었다.
친구도 놀랬다. 그리고 내게 되물었다. "아니! 선은 무엇이고 악은 무엇이야? 왜 너를 먹으면 안되는 거지?" 친구도 나와 같이 의아하게 생각했다. 나를 이해해 주는 친구가 너무도 고마웠다. 이것이 에덴동산의 최초의 우정과 위로이리라.
우리는 오랜 시간 얘기를 나눴다. 그러면서 친구도 덩달아 자신의 이름이 왜 '생명'인지를 궁금해 했다. '생명이란 무엇일까?' 하나님의 수수께끼 같은 말을 풀기 위한 모든 지혜가 동원되었다. 풀리지 않아 주변 들짐승들에게도 물어보았다. 모두가 '선과 악'이라는 말은 처음 듣는 생소한 단어라고 했다.

뱀이 지나가고 있었다. 뱀은 이미 간교하다고 소문이 나있어서 상종을 하지 않았지만 이번만은 다정하게 물어보았다.
"뱀아! 너는 선이 무엇이고 악이 무엇인지 아니? 사람이 나를 먹으면 죽는데... 내 몸에는 네게 있는 독(毒)도 없는데 말이야?"
그러나 뱀은 듣는척 마는척 관심없다는 듯 무표정하게 내 앞을 걸어 지나갔다.
'쳇, 역시 재수 없는 놈이야!'

뱀이 지나간 얼마 뒤에 사람이 나타났다. 긴장이 됐다. 뱀과 함께 나타났기 때문이였다. 뱀은 나를 가리키며 모든 동물에 이름을 붙여준 사람의 아내에게 뭔가를 얘기하고 있었다. '나를 먹어 보라'는 꼬임의 내용이었다.

여자는 남편에게 나를 먹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들어 알고 있는 듯 손사래까지 치며 뱀의 이야기에 질색하는 듯했다. 뱀이 더욱더 집요하게 말했다. "그걸 먹으면 하나님처럼 될까봐 하나님이 못 먹게 한거야" 순간, 여자의 눈에서 빛이 나왔다. '그럼 하나님이 우릴 속인거야?' 여자는 어느새 질투심에 지배를 당하고 있었다.

여자가 다가왔다.
'아! 안돼!'
그러나....
여자는 예쁜 손으로 열매를 따먹어 버렸다. 그리고 남편에게도 주었다.

나는 친구 생명나무와 우리 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숨죽이며 지켜 보았다. 갑자기 두 사람은 "아이 부끄러워! 아이 부끄러워!"하며 나뭇잎으로 자기 몸을 가리기 시작했다. 저렇게 허둥지둥대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
그제서야 나는 내가 왜 금단의 열매였는지 알 것 같았다. 내게는 "눈이 밝아지는 어떤 성분"이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간교한 뱀은 나를 먹으면 '눈이 밝아져서 하나님과 같이 된다'고 그들을 꾀었던 것이었다.

사람은 호기심의 존재였다. 호기심은 하나님의 금지명령을 어길 수 있을만큼 강력하게 사람을 지배하는 마음기재였다. 하나님은 그것을 아셨다. 그들이 유혹에 약하다는 것을 안 하나님은 미리 경고하여 '에덴'을 지켜주시려 하셨던 것이었다. 실수로 그것을 먹어 쫓겨나는 일이 없도록 예방하셨던 것이다.

그런데 뱀은 그것을 교묘히 이용하여 하나님의 선한 의도를 악한 것으로 변질시켜 사람을 현혹하였다. 뱀의 유혹은 빈틈이 없었다. 선악과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는 뱀의 입을 거치면서 하나님을 타락의 원인제공자로 매도하고 인간에게는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하는 가장 큰 죄를 저지르게 만들어 버렸다. 그리고 사람들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를 죄의 원흉으로 지목하며 이후 성경에서 나의 이름을 완전히 삭제해 버렸다. 그러나 사실.... 내 이름이 삭제되었을 뿐, 나의 본질은 아담과 이브의 몸에 붙어 역사와 함께 존재 하고 있다. 반면 생명나무는 성경 제일 끝(계 22:2)에 다시 한번 등장함으로 자신의 이름 값을 해냈다.

하나님의 선한 의도가 악으로 변질되는 모습이었다. 이것이 에덴동산에서 일어난 가장 비극적인 사실이라고 나는 믿는다. 사람은 에덴동산에서 쫓겨났지만 여전히 가죽옷을 해 입히시는 하나님의 사랑 안에 머물러 있는 존재로 살아가게 되는 은혜를 입었다.

세상은 에덴동산으로 돌아와야 한다. 세상은 에덴동산의 최대의 비극이 극복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 길은 제 2아담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주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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