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자유롭게 읽기 시작한 개혁자들의 시대 이후로 다양한 성경해석이 나오게 되었기 때문에 나와 다르게 성경을 해석하는 사람들을 정죄하거나 이단시하는 것은 경솔한 태도일 수 있다. 요즘 말하는 대로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단의 죄를 씌워서 수많은 사람들을 처형하고 전쟁을 일으켰던 교회의 불행한 역사를 되돌아보면 광신적인 이단 사냥은 경계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경우에 이단들은 이미 교회를 다니고 있는 사람들을 회유하고 기성교회를 공략한다. 자신의 신앙적 신념을 내세우면서 상대의 신념을 무시하는 행위는, 자기 교회의 확장을 위해서 다른 교회를 무너뜨리려는 행동은 지탄받을 만한 일이다. 그리고 구원파처럼 교회의 유지와 확장을 위해서 가정을 파괴하고 살림살이를 거덜나게 함으로써 사회문제를 일으킨다면 그것은 참된 종교집단도 교회도 아니다. 그런 교회는 기독교의 탈을 쓴 악마의 집단이다.

이런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이단이 극성을 부리기 때문에 한국교회에 비상이 결렸다. 이단방지위원회가 결성되고 이단방지를 위한 특강을 실시하고 이단경계주일을 지키기도 한다.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구원파 사건을 보면서 우리는 왜 이단이 극성을 부리는가, 어떻게 하면 이단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가를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파괴적인 이단은 실상 기성교회에 기생하는 집단이다. 기성교회가 그들에게 영양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이단이 극성을 부리는 것은 그들에게 허점을 보이는 기성교회의 책임이다. 우리는 그런 예를 개혁자들을 이단으로 몰아세웠던 종교개혁기의 가톨릭교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당시의 가톨릭이 부패하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그들의 성경해석이나 신학이 당대의 사람들에게 설득력이 있었더라면 그렇게 맹렬한 기세로 개혁운동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무엇보다 먼저 기성교회의 문제들을 찾아내고 그 문제점을 해소하는 데에 힘써야 한다.


교회의 부패와 이단의 유혹

많은 사람들이 이단이 설치는 것은 기성교회가 부패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단에게 미혹되는 교인들에게는 한때 대학가에서 양산된 종북세력들과 유사한 면이 있다는 말이다. 한때 젊은이들은 군사정권이 억지로 정권을 장악하고 인권을 유린할 때 한국정치에 실망한 나머지 그럴듯해 보이는 사회주의 사상으로 눈을 돌렸다. 그들은 비인간적이고 비민주적인 군사정권의 희생물이었다. 더 이상 젊은이들이 사회주의에 미혹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한국의 정치가 국민들에게 만족감을 주어야 한다. 그리고 젊은이들에게 우리와 대치하고 있는 북한의 사회상을 제대로 알리는 한편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

일전에 교회에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그 친구가 명성교회의 비자금 이야기를 하면서 김 목사는 그러지 않을 줄 알았는데 크게 실망했노라고, 이제 어느 목사도 믿을 수 없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 친구는 어린 손자가 할아버지를 따라서 목욕탕에 갔다가 할아버지가 탕 안에 들어가서 “아 시원하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손자도 뜨거운 탕에 들어갔다가 “아무도 믿을 놈 없구만!” 했다는 유모어를 곁들였다.

그 친구의 한탄을 들으면서 필자는 돈이 많은 곳은 부패하게 되어 있지 않느냐고 응대했다. 유산이 너무 많으면 형제끼리 재판을 하고 교회에 돈이 많으면 목사는 그 돈을 눈먼 돈으로 생각한다. 왜 교회는 돈을 탐하는가? 유병언이만 헌금을 강요하고 교인들이 안 먹고 안 쓰면서 낸 돈으로 유병언이만 명품 옷을 입고 거북이 테 안경을 쓰면서 호사를 누린 것이 아니다. 예수님은 돈을 탐하지 말라고 하시지 않았는가? ‘아무도 믿을 놈 없다’고 생각하면서 기성교회에게 실망하는 교인들은 기성교회는 구천지이고 자기네 교회는 신천지라고 달콤한 말로 유혹하는 이단의 말에 귀 기울이게 된다.

이렇게 말하면 소형교회, 농촌교회의 목사님들은 무슨 소리냐고 말씀하실 것이다. 그분들은 생계조차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억울하게도 소명의식이 강하고 희생적인 목회자들의 진실한 삶은 비행을 저지르는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행태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다. 안타까운 일이다. 실상 성실하게 예수님의 복음을 실천하는 목회자들이 많다. 기독교 언론 매체에서는 타락한 교회의 비리를 드러내는 데에만 치중하지 말고, 빌라델비아 교회 같은 모범적인 교회들을 부각시켜 주면 좋겠다. 그러면 세상 사람들도 교회를 다시 볼 것이고, 하나님의 의를 구하려고 애쓰는 교인들은 힘을 얻을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교인들이 이단에 넘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성교회가 바로 서야 한다. 한국의 목회자들과 교인들이 우리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하나님 앞에서 진실해야 한다. 많은 교회 지도자들이 사람의 눈만을 의식하고 사람들의 눈에만 거룩하게 보이려고 노력한다. 유병언이처럼 이중인격자들이 많다. 인간이 원래 그런 존재이기는 하지만, 말은 아름다우나 삶은 추하다. 누구의 말대로,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 종교단체는 거룩하게 살려는 사람들의 모임이 아닌가?

어느 교회에 배꼽티를 입고 예배에 출석하는 아가씨가 있었다. 그 아가씨는 주일마다 배꼽티를 입고 교회의 중앙에 앉았기 때문에 모든 교인들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향했다. 예배시간에 배꼽티를 입고 당당하게 교회의 중심에 앉는 그녀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권사 한 분이 예배를 마친 뒤 그 아가씨에게 다가가서 다음 주일에는 다른 옷을 입고 오면 좋겠다고 권면했다. 그 말을 듣더니 그녀는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하나님은 중심을 보시는데요”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그 아가씨의 말대로 하나님은 사람의 외모를 보시지 않고 “중심을” 보시는 분이다(삼상 16:7). 예수님도 외식하는 바리새인들을 비판하셨다. 우리는 중심을 꿰뚫어 보시는 하나님을 무서워해야 한다. 하나님을 무서운 줄 모르는 목사들과 교인들이 너무도 많다. 하나님을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일 수 있는가? 그들은 자신도 구원받지 못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구원받을 길도 막아선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은 한국교회가 목회자들로부터 평신도들에 이르기까지 회개해야 할 때이다. 상대에게 책임을 전가시키기를 좋아하는 우리는 내 허물은 보지 않고 네 탓만을 하고 있다. 실상 외식하는 목사들에게 교회의 부패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그렇지만 그들의 비행을 묵인하는 교인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실상 각자의 책임을 다 하지 못한 우리 모두의 탓이다. 대대적인 회개의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교회가 부패의 늪으로 빠져들수록 그 허점을 파고 드는 이단은 더욱 극성을 부리게 되어 있다.


성경해석과 이단의 유혹

필자는 우리교회에 신천지 사람들이 들어와서 암약할 때 조사위원장직을 맡은 일이 있다. 그때 만난 신천지 사람들은 열성적이고 자기네 나름의 성경해석으로 단단히 무장한 사람들이었다. 그 사람들은 우리교회에서 열심히 봉사하는 모범적인 집사들을 회유의 대상으로 삼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그들은 우리교회에 들어와서 모범적으로 봉사하면서 열심 있는 집사들의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는 집사들의 집을 찾아가 같이 성경공부를 하고, 신천지에서 주관하는 성경공부 시간에 출석시켰다. 그들의 무기는 그럴듯해 보이는 성경해석이었다.

교회에서는 성경읽기를 권장한다. 특별히 개신교는 성경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성경을 반복해서 읽게 한다. 주일학교에서는 성경암송 대회를 열기도 하고 교인들에게 성경속독 훈련을 시키기도 한다. 그리고 성경공부 시간에는 교재를 가지고 성경을 연구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열심히 성경을 읽고 성경공부를 한 교인들이 이단의 성경해석에 넘어간다.

이단은 교회가 부패한 틈을 비집고 들어오기도 하지만, 그럴듯해 보이는 성경해석을 가지고 공격해 온다. 그들에게 미혹되지 않으려면 단순히 성경을 암송하고, 읽고, 교재를 가지고 공부해서 성경에 나오는 사건들, 인물들을 기억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그들에게 넘어가지 않으려면 이단의 성경해석에 맞설 수 있는 성경해석 방법으로 무장해야 한다.

성령의 인도를 받기만 하면 성경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실상 성경은 어려운 책이다. 이렇게 보면 이런 것 같고 저렇게 보면 달리 보이는 것이 성경이다. 그래서 항해하는 사람에게 나침반이 필요한 것처럼, 어려운 성경을 올바로 이해하려는 사람에게는 성경해석에 관한 전문적인 지침이 필요하다.

그런데 별로 어렵지 않게 그 지침을 습득할 수 있다. 성경해석을 위한 안내서 두세 권을 읽으면 된다. 전문적인 해석학에 관한 책은 읽기 어렵지만, 요즘 쉽게 쓴 안내서들이 많이 나왔다. 이러한 안내서들은 성경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준다. 성경해석이라는 나침반을 갖추지 않은 사람은 복잡한 성경의 미로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미아가 된다. 그때 이단의 마수가 뻗쳐 와서 그 미아를 채간다.

때로는 목사들조차 성경을 이상하게 해석하는 경우가 있다. 어느 교회의 목사가 누가복음 10장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본문으로 삼아 설교했다. 이 비유는 이웃이 누구인가를 묻는 어느 율법교사의 물음에 대한 예수님의 답변이다. 그런데 이 목사는 여리고로 내려가는 것은 세상으로 나가는 것, 강도는 사탄, 사마리아인은 예수님이라고 해석하면서 세상으로 나가 사탄에게 사로잡힌 죄인을 예수님이 오셔서 구원해 주셨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 비유적 이야기는 강도 만난 사람의 이웃이 사마리아인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지 죄에 빠진 인간을 예수님이 구원하신 것과는 상관이 없다.

예수님이 죄에 빠진 우리를 구원하셨다는 그분의 말은 옳지만, 구속의 은혜를 강조하는 그분의 설교 내용은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구속의 은혜를 강조하고 싶으면 그에 맞는 다른 구절을 선택해야 했다. 그분은 성경을 영적으로 이해한다고 말하면서 소위 알레고리적으로 해석했는데, 그러한 성경해석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이다. 그래서 알레고리적 해석이 오류라는 것은 오래전에 밝혀졌다.

그 목사가 성경을 영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그리고 교인들이 그러한 설교를 들으면서 아멘 으로 화답하는 것은 그들이 성경은 여러 번 읽었지만, 성경해석에 관한 안내서를 읽은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분들을 위해서 김성남 교수의 『성경이 무엇을 말하느냐?』를 추천한다. 그 책을 읽은 다음에 좀 더 전문적인 책을 몇 권 더 읽는 것이 좋겠지만, 그 책만으로도 알레고리적 성경해석이 무엇인가를 알게 될 것이다.

성경해석 방법을 모르는 교인들은 이단들에게 허점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만약 이단들이 누가복음 10장의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알레고리적으로 해석하는 교회에 잠입해서 이 목사의 설교를 들은 후 이 성경구절의 비유적인 뜻을 드러내면서 설명하면 국어시간에 비유법에 관해서 배운 교인들이 그 말에 솔깃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솔깃하기 시작하면 결국 말려들게 된다. 그러나 성경해석 방법을 터득한 교인들은 이단의 말을 수긍하면서도 그들의 그러한 설명이 상식적인 수준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들의 말에 미혹되지 않는다.

반대로 만약 이단이 어느 교인에게 접근해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알레고리적으로 해석하면서 그것이 올바른 해석이라고 주장한다면, 알레고리적인 해석이 오류라는 것을 알고 있는 교인은 쉽게 그 해석을 반박하면서 이단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알레고리적인 해석이 무엇인지를 모른다면 그 해석이 그럴듯하다고 생각하면서 그들의 말에 놀아나게 된다.

따라서 목회자가 아니더라도 성경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경해석에 관한 안내서를 꼭 읽어야 한다. 그리고 성경을 속독하는 것보다는 차분하게 정독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성경은 어려운 책이기 때문에 무조건 여러 번 읽는다고 올바로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아니다. 해석방법을 모르고 읽으면 그 내용을 올바로 파악할 수 없다. 우리가 성경을 올바로 읽을 때 이단은 발을 붙이지 못한다.


평신도의 신학공부

평신도들이 성경이해를 위해서 성경해석에 관한 책을 읽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교인들은 교회사, 교리사 등의 신학서적도 읽어야 한다. 신학에 기초한 교리가 성경해석의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신실한 신앙인에게 있어서 신앙생활은 세속적인 삶보다 더 중요하다. 우리는 흔히 세상의 명예와 권세와 재물을 탐하지 말라고, 신앙인은 오직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육신을 위한 삶보다 영적인 삶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고, 세상 지식보다 하나님에 관한 지식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 말에 따르면 세상 학문을 연구해서 박사를 얻는 것보다 신학을 연구하는 일에 더 힘써야 한다. 그러나 요즘 각 교회에는 세상 학문을 깊이 연구한 박사들은 많이 있지만, 신학을 공부한 사람은 별로 없다. 여기서 성경의 말씀이나 우리의 신앙고백과 우리의 실제 삶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많이 양보해서 우리가 종사하는 분야에 관한 세상 지식을 주전공이라고 한다면, 신학에 관한 지식은 부전공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는 교리에 관한 것을 주로 목회자들을 통해서 들어 왔다. 신학서적을 읽는 것은 목회자들이나 하는 일로, 신학을 공부하면 모두 목사가 되는 것으로 생각해 왔다. 그러면 평신도들에게는 신학지식이 필요 없다는 말인가? 개혁자들이 내세운 모토들 가운데 아주 중요한 한 가지는 만인제사장주의였다. 이 주장에 따르면 목사들뿐 아니라 평신도들에게도 신학지식이 필요하다. 목사나 평신도나 같은 자격으로 하나님 앞에 서기 때문이다.

초대교회 시대는 전승되는 복음을 듣는 시기였다. 그래서 바울은 믿음은 들음에서 난다고 말했다. 중세시대에는 성경은 사제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래서 교인들은 성경을 읽지 못했다. 그러나 개혁자들의 시대에는 모든 교인들이 성경을 읽는 ‘오직 성경’의 시기였다. 만약 바울이 16세기에 로마서를 썼다면 믿음은 읽음에서 난다고 말했을 것이다. 교육수준이 높아진, 비평과 분석을 좋아하는 현대의 교인들은 설교를 듣고 성경을 읽는 외에 신학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제사장들만이 제사를 드리던 구약의 시대가 지나고, 사제들만이 성경을 읽던 시대가 지난 것처럼, 목회자들만 신학공부를 하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우리 모두가 거룩한 제사장인 시대이기 때문이다.

앞에서 교인들이 성경해석의 방법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는데, 성경해석 방법을 안다고 해도 신학지식이 없으면 성경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신학과 손잡고 가는 교리가 성경해석의 방향을 정해주기 때문이다. 실상 우리는 어떤 교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서 성경을 다르게 해석한다. 목사들이나 신학자들이 보수적인가 진보적인가에 따라서 그들이 성경을 아주 다르게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을 흔히 본다.

근본주의자들은 성경을 문자적으로 해석하고 축자영감설을 지지한다. 그래서 성경에 기록된 대로 여자들은 교회에서 잠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진보적인 사람들은 그 기록은 성경이 기록될 당시의 문화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문화에 맞게 재해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에 한국의 젊은이들이 인도의 사원 안에서 찬양하고 기도한 사건에 대해서 찬반양론이 있다. 의견을 달리하는 양측은 성경에서 각각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구절들을 찾아낸다. 그들은 그들이 내세우는 교리나 신학적 입장에 따라서 성경을 달리 해석하고 있다. 결국 신학적 입장이 성경해석의 방향을 결정한다.

현대의 문화를 외면하는 성경해석은 이단에게 비집고 들어올 수 있는 틈을 보이게 된다. 우리가 특별히 주목해야 할 것은 성경이 기록된 2,000년 전이나 개혁자들이 개신교의 토대를 닦은 16세기 이후로 인간의 문화가 엄청나게 변했다는 점이다. 인간의 문화가 변하면 달라진 인간의 사고에 맞게 모든 것을 재해석하게 된다. 특히 19세기 이후의 분석과 비평의 시대에 신학자들은 성경의 기록자, 성경 기록의 시기, 성경 기록의 배경 등에 관한 획기적인 연구성과를 내놓았다. 이러한 성과로 인해서 성경에 관한 종래의 주장이 설 자리를 잃었고 인간과 하나님의 관계에 대한 생각도 많이 변했다.

교회에서는 마땅히 교인들에게 그런 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 교회에서 가르쳐주지 않는다면 교인들 스스로 알아내야 한다. 그것을 알지 못하면 그것을 알고 있는 이단이 그 지식을 무기로 해서 공략해 올 때 속수무책이 된다. 이단은 항상 기성교회의 허점을 노리고 있다.

우리 속담에는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이 있는가 하면, 잠언에서는 “명철한 자의 마음은 지식을 얻고 지혜로운 자의 귀는 지식을 구하느니라”(18:15)고 말하고 있다. 어느 교회의 목사가 했다는 것처럼, 신임 장로들을 모아놓고 자기가 장로들의 영적 아버지라고 말하면서 순종을 요구하는 것은 신학지식이 부족한 장로들을 무시하는 처사이다. 그런 경우에 교회사를 읽은 장로는 개혁자들이 주장한 만인제사장주의를 내세워서 목사의 오류를 지적할 수 있다. 알아야 장로를 한다. 지혜로운 교인은 신학지식을 구해야 한다. 특히 중직자들은 신학지식을 부전공 정도로 끌어 올려야 한다.

요즘 평신도들 가운데서 신학교에 가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늘고, 신학서적을 탐독하는 교인들도 많아졌다. 교회에서 독서 그룹을 만들어서 서로 신학서적을 소개하고 함께 읽으면서 토론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아직도 많은 목회자들이 구약시대에 제사장이 누리던 특권을 누리기 원하기 때문에 평신도들이 신학서적을 읽는 것을 반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정보의 홍수 시대에 와서 신학지식이 더 이상 목회자들의 전유물일 수 없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목사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것도, 목사의 양이 되려는 것도 아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양이며 그리스도의 제자이다.

예수님의 제자는 마땅히 하나님의 세계를 더 잘 알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신학지식으로 잘 무장된 교인들은 이단의 논리나 성경해석에 넘어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