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국 목사가 십일조에 대해 교회가 지금도 여전히 지켜야 한다고 열정적으로 변호하고 있다. 그 주장에 대해 반박하며 율법이 폐지되었다고 적었더니 한 분이 “제1계명도 율법이니 이방인 크리스찬인 우리와는 상관없겠군요? 율법이 상관없는데, 오늘 개신교가 구약을 성경으로 인정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어차피 그들만의 의무인데... 율법폐지는 결과적으로 영지주의와 같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가 목사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는데, 오늘날 교회의 보편적인 모습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나는 율법과 십일조에 대한 그런 이해가 무지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무지는 성경의 가르침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였다는 의미이다.

우리가 잘 아는 산상수훈에서 예수님은 “옛 사람에게 말한 바 ~”와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라는 용법을 사용하신다. 여기에서 옛 사람은 모세이다. 넓게는 그로 대표되는 옛 언약의 백성들이다. 옛 언약의 율법을 옮긴 것이다.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는 무엇인가? 율법의 정신에 대한 설명이라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설명이다. 여기에서 성경의 가르침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는 주장이 생겨났다. 그것은 율법의 정신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완전하게 하시겠다고 하신 율법이다. 곧 완전하게 된 율법이다.

예수님은 율법에 대하여 율법의 정신을 부연하여 설명하신 것이 아니다. 율법과 예수님 자신이 완전하게 할 완전한 율법을 대조시키신 것이다. 완전한 율법(약 1:25)은 성령의 법(롬 8:2), 그리스도의 법(갈 6:2)이기도 하다. 법이라는 번역은 율법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문맥에서 일관성이 있다.

간음에 대해 생각해 보자. 율법 아래에서 옛 언약의 백성이 이성에게 음욕을 품었다면 그것이 간음하지 말라는 율법을 범한 것인가? 만약 범한 것이라면 그 사람은 속죄제를 통하여 죄 용서를 받아야 했다. 구약 시대에 음욕을 품은 것이 죄로 정하여지고 죄 용서를 위하여 속죄제를 드릴 것이 요구되었는가? 구약 성경 어디에서도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새 언약의 백성에게는 음욕을 품는 것이 간음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어긴 것이지만 옛 언약의 백성에게는 어긴 것이 아니다.

예수님은 율법에 대해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의 일점일획도 결코 없어지지 아니하고 다 이루리라”(마 5:18)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은 천지가 없어지면 율법이 없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때에는 율법을 다 이루신다. 완전하게 된 율법이 생겨나는 것이다. 율법과 완전하게 된 율법이 함께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 완전한 것이 오면 이전 것이 폐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전 것이 완전한 것에 완전히 녹아있기에 그렇다.

예수님이 말씀하는 천지는 물리적 우주를 가리키지 않는다. 예수님이 말씀하는 그 시점에서의 천지이다. 곧 옛 언약의 하늘과 땅이다. 옛 언약의 세계이다. 옛 언약의 세계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이 일점일획도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연하다.

옛 언약의 세계가 없어지면 어떻게 되는가? 당연히 옛 언약이 폐해진다. 옛 언약의 핵심 내용은 율법도 폐해진다. 예수님에 의해 완전하게 된 율법이 있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옛 언약은 주후 70년 예루살렘 멸망과 돌 성전 파괴를 통하여 공적으로 파기되었다. 그때까지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은 율법을 준수하였다. 그때까지만 율법을 준수하였다.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은 율법 준수 자체가 요구되지 않았다. 어떤 유대인 교사들이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에게 율법 준수를 요구하였고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이 따랐는데, 바울 사도는 그것에 대해 아주 강력하게 반발하였다. 예루살렘 공의회를 통하여 그것이 잘못임을 확증하였다. 그는 그런 주장을 다른 복음이라며 천사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선언하였다.

십계명도 완전하게 되었다. 성경에 명시되어 있지만 6계명과 7계명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얼마든지 완전하게 된 십계명을 유추할 수 있다. 1계명도 마찬가지이다. 성부, 성자, 성령 이외에는 다른 신을 두지 말라는 것이다.

율법은 우리와는 당연히 상관이 없다. 바울 사도가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에게 편지를 쓰면서 너무나도 분명하게 율법이 폐지되었다고 한 것과 같다(엡 2:14). 여기에는 계시의 점진성이 있다. 예수님의 공생애 때와 십자가와 부활 이후의 변화이다. 율법을 되살리는 것은 바울 사도가 그렇게도 강하게 저지하고자 한 다른 복음이다. 우리에게는 완전한 율법만이 유효하다.

십일조는 율법의 한 조항이다. 십일조는 예수님에 의해 완전하게 되었다. 바울 사도가 고린도전서에서 말씀한 씨와 먹을 것이다. 먹을 것 이상의 물질에 대해 의의 열매를 거두기 위하여 심는 것이다. 여기에는 십분의 일이라는 어떤 기준이 없다. 0/10일 수도 있고 9/10일 수도 있다. 각자 자신의 신앙 양심을 따라 자신의 소득에서 생활에 필요한 부분을 제하고 난 나머지를 의의 열매를 거두기 위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가능한 검소하게 살면서 적정한 수준으로 미래를 대비하고서 그 이상의 물질에 대해서는 의의 열매를 거두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미성숙한 언약의 세계에서 성숙한 언약의 세계로 이끄심을 받은 오늘날의 교회가 누리는 복이다. 물론 한 편으로 의무이다.

십일조는 율법에서 아주 특별한 조항이 아니다. 그것은 오늘날의 교회에게 유효하지 않다. 그것을 오늘날의 교회에게 요구하는 것은 바울 사도가 그렇게도 강하게 잘못이라고 한 다른 복음이다.

십일조에 여러 설명을 덧붙인다. 모든 물질이 하나님께로 왔다는 고백이라는 것은 그 중의 하나이다. 그 고백은 정당하지만 문제는 십일조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거나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주일 헌금에도 그 고백이 담겨 있으며 감사 헌금에도 그 고백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무지한 목사와 무지한 성도가 오늘날의 교회에 바울 사도가 그렇게도 강력하게 반대한 다른 복음을 되살리고 있다. 그들로 인해 다른 복음이 교회에 창궐하고 있다. 그것이 신앙이 좋은 표라고 하면서 말이다.

십자가와 부활을 통하여 율법을 폐하신 예수님, 다른 복음을 말한 바울 사도가 하늘에서 이 현실을 보시며 어떤 생각을 하실까? 얼마나 답답하실까?

성경의 가르침에 대한 바른 지식을 알려고 하지 않는 교회, 알아도 아는 것으로 끝내버리고 실천하지 않는 교회. 여기에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하늘 영광으로 가득한 영광스러운 교회는 없다. 바뀌어야 한다. 성경과 함께 바른 신학 책을 읽고 바른 지식을 갖추고 그것을 실천하는 교회로 바뀌어야 한다. 목사와 성도가 함께 말이다. 여기에서 하늘 영광으로 가득한 영광스러운 교회로 회복되는 길이 시작될 것이다.


추신, 이 글의 출처는 <십일조는 다른 복음이다>(박창진, 진리와 생명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