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감, 예장통합, 예장합동 등 CTS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3명의 교단장의 친목모임에서 출발한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가 산으로 가는 행보를 보여 논란의 중심에 섰다.

▲ 10일 프레스센터에서의 기자회견 모습

5백억 규모의 ‘한국교회 북한나무 심기’는 이미 선포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이하 교단장협)는 10일 서울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한국교회가 국민과 함께하는 5대 국민운동 캠페인’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5대 범국민운동은 △녹색한반도 통일화합나무 7천만 그루 심기 △5대 중독(알코올, 마약, 도박, 게임, 성) 예방 △출산장려 및 자살예방을 위한 생명존중 △에너지 및 근검절약 △청소년 바로 세우기 운동 등이다.
교단장협은 이날 5대 범국민운동 중 하나인 ‘녹색한반도 통일화합나무 7천만 그루 심기’ 선포식을 우선 개최했다.

1999년 시작돼 진행되던 중 2010년 천안함 사태 후 정부에 의해 취해진 5ㆍ24조치로 중단된 ‘북한 나무심기’ 사업을 한국교회가 책임을 지고 정부기관 및 국제 NGO 단체와 협약을 통해 다시 벌이겠다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주축이 돼 묘목 7천만 그루를 조성해서 북한 산림복구를 지원하되, 그 중 1천만 그루(500억원 규모)를 한국교회가 책임진다는 것이다.

이어 교단장협은 나머지 4개 항목의 국민운동은 자신들이 정부 및 민간단체의 다리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각각의 국민운동본부를 설치케 해 4개 항목에 대한 범국민운동이 전개되게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에 앞장서야 할 교단장님들께서..”

교단장협의 이러한 계획 및 행보는 교단장협의 한국교회 대표성 문제와 실현 가능성 문제로, 이어진 ‘기자 질의’ 시간에 맹공을 당했다.

먼저는 임의 단체인 교단장협이 한국교회를 대표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과거 활발하게 활동하다가 지금은 유명무실해진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를 위한 교단장협의회'가 있었지만 이를 공식 복원한 적은 없기 때문이다.

백번을 양보해도, 진보와 보수교단이 모두 참여했던 기존의 교단장협의회와는 달리 이번 교단장 모임에는 진보교단이 배제돼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교회 연합운동이 지리멸렬한 가운데 화합을 이끌어야 할 교단장들이 ‘제4의 기구’로 비쳐질 연합기구를 만듦으로써 한국교회 분열에 앞장서서야 되겠느냐는 것이었다.

안 그래도 지난 5월 이들과 함께 세월호 관련 금식기도회를 개최하려고 했던 일부 교단장과 인사들이 모 인사를 중심으로 하는 연합기구 설림을 추진 중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치 못한 행보라는 것이다.

“사무총장도 사무국도 없는데 실무는 누가?”

뿐만 아니라 교단장협으로 모임만 갖지 이들의 모임을 뒷바라지하고 실무를 진행해줄 조직, 사무국은 고사하고라도 사무총(국)장도 없는 상태에서 대한민국을 대개조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사업을 어떻게 전개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교단장협이 이날 발표한 사업을 벌이려면, 나무 심기 사업만 해도 그루당 5천원씩 1천만 그루 해서 묘목비용만 5백억이 드는 데서 알 수 있듯 엄청난 예산과 인력이 소요된다.

이와 같이 엄청난 연합 사업에 참여를 하려면 각 교단이 교단 총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어떠한 결과도 없는 상태에서 임기를 2개월 남겨 둔 교단장이 대부분인 현재의 구성원들이 이를 사전 선포한다는 것은 뜬구름 잡기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에 기자들은 교단장들이 자기 임기 내에 뭔가를 시작했다는 ‘업적주의’에 사로잡히기 보다는 한국교회 전체의 지형과 실현 가능성 등의 보다 현실적인 것에 집중을 해 실질적으로 한국교회 연합운동에 이바지해 주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