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열린 한국기독교역사학회 '제326회 학술발표회’모습

새마을운동은 1970년 박정희 대통령의 제안으로 10월 내무부가 주관한 ‘새마을 가꾸기 사업’으로 시작, 전 국민적 운동으로 확산돼 박정희 정권 전반에 걸친 조국 근대화의 기조가 축양된 사업이다.

새마을운동과 관련 최근 다양한 방식으로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최초로 새마을운동과 개신교의 관계를 다룬 소논문이 발표돼 관심을 모았다,

7일 열린 ‘한국기독교역사학회 제326회 학술발표회’에서 이유나 박사(서울대 종교학과 강사)가 발표한 <새마을운동에 대한 개신교의 태도-1970년대 초반 신문자료를 중심으로‘>가 그것이다.

새마을운동이 전개되던 1970년대 초반(1970-74년) 당시의 신문 자료를 중심으로 개신교가 새마을운동에 어떠한 반응을 보였는지를 조사한 논문에서 이유나 박사는, 한국의 개신교는 태생적으로 새마을운동에 긍정적이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1920년대부터 YMCA 등을 통한 협동조합운동 등을 통해 농촌계몽운동을 펼쳐왔고 국민 의식 계발을 진행해 온 한국 개신교이기에, 새마을운동은 국가의 정책적 사업이 아니라 개신교인으로서 감당해야 할 역사적 의무였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새마을운동에 대한 개신교의 자기 이해는 ‘새마을운동이 내세운 근면ㆍ자조ㆍ협동의 정신은 개신교인의 생활에 깊숙이 뿌리내린 정신’이었고, ‘아침을 밝히는 새벽종소리는 한 세기 동안 민족의 잠든 영혼을 일깨워 온 개신교의 종소리’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개신교인들은, 개신교가 이 땅에 들어오면서부터 새마을운동을 시작했고, 교회가 여러 가지 명목으로 선창한 운동으로 이해했고, 삼천리반도 금수강산은 하나님이 주신 유업이기 때문에 가꾸어야 하는 것을 자신들의 소명으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관(官) 주도에는 부정적

하지만 당시 개신교는 새마을운동에 비교적 동의했지만 관 주도의 운동이라는 점에 관해서는 부정적이었다는 것이 이유나 박사의 분석이다.

이 박사는 “1970년대 초반의 신문들을 보면 ‘덴마크, 이스라엘 등의 근대화가 정부 주도가 아닌,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신앙운동’이라고 평가하면서 ‘(새마을운동을) 성서적인 차원으로 끌어올려 신앙운동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주장들이 개신교에서 등장한다”고 소개했다.

특히 이 박사는 “당시 개신교 엘리트들은 자조, 자립, 협동이라는 새마을운동의 기조에는 반대이 입장을 갖지 않았으나 정신혁명으로서의 새마을운동을 관이 주도하는 것에 관해서는 비판적이었고, 새마을운동이 진행되는 상황 속에서도 이러한 관점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이 박사는 “당시 개신교는 새마을운동과 관련된 새로운 사업을 전개하기보다는 새마을운동을 통해 중요한 주제로 등장한 ‘농촌’과 ‘미신타파’ 등에 주목했고, 조국 근대화의 가능성을 전 국민의 복음화에 두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선교에 박차를 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한 이해 속에서 ‘교단 차원의 농촌계몽운동’과 ‘새마을 지도자로서 농촌 목회자의 활동’을 통해서 “농촌 계몽의 기수”가 됐으며, 장승과 서낭당을 없애는 직접적 행위는 뿐 아니라 미신에 관련된 사람들의 개종에 앞선 “미신타파의 기수”였으며, 조국 복음화로 정신혁명을 일으키려 했던 “정신혁명의 기수”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이에 “개신교는 자신들만의 새마을 운동을 펼쳐나가는 속에서, 때로는 정부 주도의 새마을 운동의 훌륭한 조력자 역할을 하기도 했고, 때로는 새마을 운동이 지향하던 주제들을 종교적인 주제로 바꾸기도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새마을운동이 정착되던 1970년대 초반의 개신교를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