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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년 05월 15일 (목) 10:07:43
최종편집 : 2014년 05월 15일 (목) 10:15:02 [조회수 : 19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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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가정이라는 것이 있다. 과거의 한 시점에서 지금의 결과로 이어진 선택이 아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이야기가 있다면 1차세계대전의 히틀러이다. 그가 1차세계대전에 하사관으로 참전을 했다. 전쟁 중 그가 부상을 입고 한 영국군과 마주했다. 그 때 영국군은 신사적 입장에서 부상 당한 그를 살려 주었다. 이후 히틀러가 독일 총통이 되어 영국 총리에게 자신을 살려준 군인을 찾아 감사를 전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래서 헨리 텐디라는 그 주인공을 찾았고, 이 이야기는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다.
역사의 가정은 이렇다. 만약 그 때 헨리 텐디가 신사적인 입장이 아니라 그를 죽였더라면 역사는 어떻게 되었을까하는 것이다. 만약 히틀러가 젊은 나이에 그렇게 전쟁에서 죽었더라면 독일은 그런 어마어마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600만 명에 이르는 유대인 학살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5천만 명에 달하는 전쟁 희생자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이러한 생각이 든다. 돌아볼 때에 오대양 사건 때 유병언과의 관계가 제대로 밝혀지고 그가 처벌을 받았다면, 상습사기로 잡혀가 4년의 옥살이를 했는데 그 때 다시는 재기할 수 없도록 했다면, 한강 유람선에서 사고가 나서 문제가 있었다는데 이후 다시 청해진으로 나타날 수 없도록 했다면 어땠을까하는 것이다.
유병언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권력의 비호를 받으며 부침을 계속해 왔다. 비윤리적이고 심지어 인명 피해를 입힌 적도 있지만 그는 쓰러지지 않고 현재에 이르렀다. 지금도 그의 재산이 수천억이라고 하는데 도저히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직도 그는 사진가를 자처하며 세계를 돌아다니고, 자식들에게까지 그 부를 이어주고 있다는데 과연 이게 이 사회에서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제 300명의 희생자를 만들고, 온 국민을 슬픔에 빠뜨린 사건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히틀러의 사건은 해프닝이다. 그냥 호사가들의 이야기 거리일 뿐이다. 그 때 그 영국군이 그를 죽인다는 것은 비신사적인 행동이었다. 그러나 역사의 가정은 우리에게 아쉬움을 남긴다. 그러나 유병언은 아니다. 그가 오늘날까지 호의호식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사회에 정의가 무너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그의 뒤를 캐면 캘수록 이 사회의 어두운 면들은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정의가 무너진 이 땅에서 결국 생명은 의미가 없음을 오늘 세월호는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역사의 가정을 되돌려서는 안 된다. 오늘 여기서 정의는 다시 서야 한다. 우리 후손들에게 부끄러움이 없어야 하고, 지금 살아있는 우리의 가족들이 후회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하나님의 정의가 바르게 설 수 있도록 우리가 나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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