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라와 그 비판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교회는 기도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묵묵히 기도하여야 한다고도 한다. 그런데 그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기도하라고 하는데 왜 비판을 받아야 하는가? 화자들이 말하는 기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의 기도에 대한 이해가 문제가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기도가 뭔가? 이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을 찾으려면 두 경우를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

서로 다른 두 경우

출애굽 때에 홍해를 앞둔 이스라엘이 뒤쫓아 오는 애굽 군대를 직면하게 된다. 안절부절 어쩔 줄 몰라 하는 이스라엘에게 모세는 가만히 서서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고 말한다. 이스라엘은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구원을 보게 된다. 밤새 바람이 불어 홍해를 가르고 바닥을 말려서 자신들은 무사히 건너는데, 애굽 군인들은 뒤쫓아 오다가 모두 수장되는 것을 경험하였다.

그들이 그 이후에 가나안으로 가는 길에서 아말렉과 싸우게 되는데, 하나님은 가만히 서서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고 하지 않으시고 이스라엘에게 싸우라고 말씀하신다. 그 싸움에서 모세가 지팡이를 들면 이기고 지팡이를 내리면 지는 일이 반복된다. 아론과 훌이 모세의 손을 붙잡고 올린 상태를 유지하고 아말렉과의 싸움에서 승리한다.

하나님의 요구가 달랐고 이스라엘의 모습도 달랐다. 왜 그런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하나님께서 변덕스러워 그렇게 된 것인가?

전자는 하나님의 구속 역사이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 언약 아래 있는 이스라엘을 새 언약의 시대 곧 모세 언약 시대로 부르시는 사건이다. 신약적인 관점에 의하면 이방인들이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영접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과 같다. 곧 관계 회복의 구원을 얻는 것이다. 후자는 하나님의 구속 역사가 전제되고 그 이후에 펼쳐지는 구원 역사이다. 신약적인 관점에서는 이 땅에서 회복된 관계를 누리며 사는 것이다.

전자는 하나님 편에서 전적인 주권적인 역사로 이루시는 것이다. 후자는 하나님과 그 백성이 함께 이루어가는 것이다. 이는 성경 전체의 흐름이다. 오늘날 교회됨이나 바른 신자로서의 삶은 모두 후자에 해당된다. 그것은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서 이루어가는 싸움이다. 세상과의 싸움이다.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생의 자랑인 세상과의 싸움이다. 세상은 신자 안에도 있고 신자 밖에도 있다. 이는 의를 이루어가는 전쟁이기도 하다. 하나님의 의를 이 땅에서 이루기 위한 전쟁이기도 하다. 내적으로 외적으로 함께.

기도의 성경적인 의미

이 싸움은 어떻게 이루어지며 어떻게 이길 수 있는가? 아말렉과의 싸움에 그 원리가 담겨 있다. 이스라엘은 현장에서 직접 싸우고 있다. 모세는 하나님의 함께하심이 이스라엘에게 있기를 힘쓰고 있다. 지팡이를 드는 것의 의미이다. 그것은 다른 말로 하면 기도이다. 홍해를 앞두고 모세가 지팡이를 드는 것은 기도라기보다도 하나님의 주권적인 역사이다. 신약적인 관점에서 보면 하나님께서 어떤 사람이 복음을 들었을 때에 그 복음을 따르도록 그 마음을 여시는 것이다.

기도는 그 백성에게 하나님께서 함께 하심을 경험하는 거룩한 작업이다. 하나님께서 그 백성들에게 원하시는 바를 깨닫고 그 원하심이 현실이 되기를 하나님께 청원하는 것이다. 그것은 현장과 분리된 밀실에서만 이루어지는 수고가 아니다. 현장이 함께 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지금 현장에서 싸우고 있지 않은가!

곧 밀실에서의 기도와 현장에서의 삶이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함께 움직이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그 뜻이 삶에 이루어지기를 하나님께 청원한다면 그 청원을 따라 내가 현장에서 사는 것이 동반되어야 하는 것이다. 밀실에서 청원만 하고 현장이 배제된다면 그것은 이미 기도가 아니다. 자기 세계에 갇혀 살면서 스스로를 위안하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세월호 참사와 기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교회가 기도하여야 한다는 말은 전혀 잘못되지 않았다. 옳다. 기도하여야 한다. 그것은 그 기도의 내용이 우리의 현실이 되도록 우리의 손과 발이 움직이는 것을 동반한다. 유족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임하기를 기도하는가? 그렇게 기도하였다면 우리가 하나님의 위로의 손이 되어야 한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이 이 나라에서 다시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하나님께 도우심을 구하는가?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그 일을 우리를 통하여 이루시고자 하심을 인지하고 우리의 선과 발을 드려야 한다.

잘못된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그것을 할 수 있으며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압력을 가하여야 하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에게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선거를 통하여서 그러한 활동을 하지 않는 이들이 결코 뽑히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박근혜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하는 이유는 같은 맥락이다. 그녀가 대통령이어서는 도무지 그렇게 될 여지가 없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헛다리 집기에 여념이 없는 김한길과 안철수에게 제대로 야당 노릇을 하라고 압박하여야 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교회에게 요구하신 바 비폭력 저항이다. 악한 자를 대적지 말라는 말씀의 의미가 비폭력 저항이다. 이 부분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http://cafe.daum.net/BCRestoration/Nigm/252  에 밝혀져 있다.

왜곡된 기도 바로잡기

오늘날의 교회에게 기도가 다르게는 기도의 의미가 왜곡되어 있다. 기도와 그 기도에 부합되는 삶이 분리되어 있는 것이다. 마치 홍해 도하 때에 모세가 지팡이를 들고 이스라엘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지켜보기만 하였던 것을 기도와 연결시키는 것과 같다. 잘못이다. 아말렉과의 싸움에서 나타나는 모습이 성경이 말씀하는 기도와 그 의미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기도하여야 한다는 말을 하는 이들은 그러한 왜곡된 의식으로 그 말을 하고 있다. 이 참사와 관련하여 교회가 기도하여야 한다는 것을 비판하는 이들 역시나 그러한 왜곡된 의식으로 비판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오늘날 이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인 것이 교회가 기도하지 않아서인가? 아니다. 한국 교회는 세계 그 어느 나라의 교회보다도 나라를 위하여 열심히 기도한다. 그런데 왜 이 모양 이 꼴인가? 청원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그 청원이 현실이 되도록 하기 위해 현장에 가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교회가 이 모양 이 꼴인 것이 교회가 기도하지 않아서인가? 결코 아니다. 한국 교회는 세계 그 어느 나라의 교회보다도 교회를 위하여 열심히 기도한다. 그런데 왜 이 모양 이 꼴인가? 청원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청원은 하지만 교회가 그 현장이 되도록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교회는 기도와 그 의미에 대해 성경적인 이해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실천하여야 한다. 하나님의 뜻을 바르게 깨닫고 그것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기를 그분께 청원하고 그리고 그 기도대로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럴 때에 함께 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하여 그 뜻을 이루어가심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과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하늘 영광으로 가득한 영광스러운 교회로 세워질 것이다. 그날이 하루 속히 이 땅에서 경험되기를 소망한다. 간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