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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밭, 좋은 마음 만들기
지동흠  |  dm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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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년 04월 15일 (화) 01:35:07
최종편집 : 2014년 04월 16일 (수) 01:41:57 [조회수 : 5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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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한 농부님들에 비해 조금 늦었습니다만... 이제 본격적으로 농사 시작입니다. 매번 교우들과 협력하여 교회 공동농사를 하였으나 올해에는 교회 농사 외에도 저 혼자서 한적한 곳에 따로 한 1,000평 남짓, 밭농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주 내내, 밑거름이 될 퇴비를 뿌리고 돌을 골라내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간 제 농사실력이야 뭐 형편없는 건달농사 수준... 교우들께서 다 도와주셔서 그럭저럭 할 수 있었지요. 그러던 것을 변변한 농기계도 없이 혼자서 하려니 힘든 거야 당연하고 더디기가 한량이 없지만 마음 비우고 그저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번 주, 옥수수 파종을 앞두고 있습니다. 반은 직파로 바로 심고 또 반은 포트를 부어서 모종을 키워 한 달 쯤 후에 심을 예정입니다. 산가에 있는 밭이라서 돌이 참 많기도 많습니다. 골라내도 골라내도 끝이 없습니다. 마치 감자 농사 잘된 밭에서 감자가 송송송 솟아나듯 이 밭에서는 돌이 끊임없이 솟아 올라옵니다.

좋은 밭을 만들려면 밑거름도 충분해야 하고 돌도 없어야 하는데 저 혼자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싶기도 합니다. 어쨌건 내일 아침 트랙터 작업을 앞둔 터라 하는데 까지 해보자 싶어 오늘 늦게까지 밭에 있는 돌을 골라내었습니다.

 

   

 

허덕허덕거리며 돌을 골라내는데 문득 이 척박한 밭이 내 마음처럼 느껴집니다. 파내고 골라내도 끝도 없이 솟아나오는 돌무더기처럼... 쓸데없는 욕심, 그릇된 생각들, 골라내고 덜어내어 버릴 만큼 버렸다 싶었는데... 그래서 이만하면 됐다 싶기도 했었는데...

아직 멀었습니다. 좋은 밭을 만들기 위해 불필요한 돌무더기처럼 아직도 내 마음은 올곧고 착한 마음 되기에는 덜어내고 버려야할 것이 많기도 많다는 것을 밭을 일구다 퍼뜩 깨닫습니다.

풍성한 결실을 기대할 좋은 밭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리가 없지만 용기를 내서 하루하루 정성스러운 발걸음으로 땀 흘리며 나아가다보면 언젠가는 탐스럽고 보슬보슬한 옥토가 되겠지요. 내 마음 밭도 그렇게 잘 다듬고 또 다듬어서 우리 주님 쓰실만한 옥토를 만들어야지... 감히 용기를 내어봅니다.

어설픈 건달농사꾼 주제에 척박한 밭을 일구는 일이 고생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사순절기 막바지, 고난주간을 보내며 이만한 마음공부가 없다 싶기도 하여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홍천 청량교회 지동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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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형 (125.140.246.51)
2014-04-22 07:55:31
몸으로 말씀을 살아가심에 박수를 보냅니다
묵묵히 우직하게 일하는 사람이 있어 다른 이들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고, 이 세상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이죠. 몸으로 말씀을 살아가는 목사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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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철 (117.111.11.72)
2014-04-15 18:47:06
좋은씨
좋은밭에는 좋은씨를 뿌려 좋은열매를 수확
해야하는데 이세상에는 좋은씨가 조금밖에
남지 않았읍니다
조금남은 알곡을 거두어 곡간에 들여지니
그곳이 천국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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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순 (218.49.88.142)
2014-04-15 13:30:35
삶이 은혜의 선물입니다.
지 목사님! 박수를 보냅니다. 쉽지 않은 일을 하시는군요. 저도 어려서 아버님을 도와 얕으막한 산을 일구어 농토를 만드는 일에 참여해 본적이 있습니다. 큰 돌, 작은 돌들을 수없이 캐내고 빼내어 밭 한 쪽에 쌓았던 기억이 납니다. 뿐만 아니라 깊이 박힌 나무 뿌리를 캐내는 작업, 온갖 가시덩굴과 그 뿌리를 제거하는 일은 심히 고된 일이 아닐 수 없음을 잘 압니다.
그런데 그 밭이 지금은 옥토가 되어 많은 곡식과 채소를 길러내는 밭이 되었답니다.

지 목사님의 그 노고와 깊은 영성생활에 박수를 보냅니다. 마침내 깨달음의 보화항아리까지 찾아내셨으니 놀라운 은총입니다. 누군가 그 밭을 기경할 때에 지 목사님의 노고를 헤아리고 감사할 것이라 믿습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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