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택 감독회장 직무대행 사퇴에 대한 우리의 입장

우리 감리교회는 지난 6년간 너무나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운 시간을 지내왔다. 이 기간 동안 우리는 법과 원칙이 무너지면 체면도 신앙도 무너지고 모두가 고통당할 수밖에 없음을 처절히 체험했다. 그래서 우리는 법과 원칙을 생명처럼 여기며 사역해 온 우리 연회 임준택 감독이 감독회장 직무대행으로 선임된 것을 하나님의 섭리로 받아들이고 모든 면에서 협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법과 원칙을 지키며 조심스럽게 다시 일어나는 우리 감리교회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3월 17일 감독회의에서 있었던 일련의 사건은 이런 우리들의 간절한 바람과 기대를 송두리째 짓밟고 신앙적 자세로 따르고자 했던 우리들에게 실망감과 모욕감을 가져다주었다. 또한 이 사건은 다소나마 안정되어 가던 감리교회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였다. 이번 사건을 보도한 기사에 조롱의 댓글들이 쌓이는 것을 보면 감리교회 일반의 정서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에 우리들은 법보다는 힘의 논리가, 그리고 원칙보다는 편법으로 점철된 이번 일을 묵과할 수 없고, 또한 이런 일이 전례로 남아 우리 감리교회 안에서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히는 바이다.

1. 지난 3월 17일 감독회의가 임준택 감독회장 직무대행에 대해 견딜 수 없는 모욕과 폭언을 퍼부으며 반강제적으로 사의서를 받아낸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며 부도덕한 행위임을 밝히는 바이다. 존경과 권위의 상징이어야 할 감독회의가 같은 감독일 뿐 아니라 본인들의 손으로 감독회장 직무대행으로 뽑아 세운 분을 이 같이 윽박질러 사퇴서를 받아낸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명예훼손이자 인격살인의 행위이다.

2. 지난 3월 27일 모인 총회실행부위원회가 임준택 감독회장 직무대행의 사의서를 이유로 새로운 직무대행을 선임한 것은 부당하고 불법임을 밝힌다. 임준택 감독회장 직무대행은 이 날 자신이 사의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를 밝히면서 자신은 사임할 의향이 없고 강압에 의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게 된 사정을 서면으로 제출했음에도 총실위는 직무대행을 보호하기는커녕 안건이 될 수 없고 처리할 권한도 없는 사항을 결의했다.

3. 작금의 교회 현장은 너무나 열악해서 교회마다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긴급히 풀어야 할 교회의 산적한 문제는 외면한 채 개인의 명예와 교권다툼에만 몰두하고 있는 감리교회 최고 지도자들의 모습은 교회가 사회로부터 외면 받는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우리들은 이번 일에 관계된 모든 이들이 책임을 통감하고 스스로 겸허히 자신을 내려놓는 신앙 지도자다운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선거를 통해 뽑힌 지도자의 수준은 그를 뽑아준 백성들의 수준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번 일을 촉발한 감리교회 지도자들에게 물어야 할 책임은 곧 감리교회 구성원인 우리들 모두에게도 돌려져야 한다는 엄숙한 사실을 인정하며 사순절을 보내는 가운데 우리 모두가 자성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또한 4월 9일에 열리는 총회실행부위원회에서 이 일과 관련된 책임있는 해명과 조치를 요구하며 이의 이행을 예의 주시할 것이다.

감리교회가 계속되는 위기를 맞고 있는 이때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우리 모두의 기도임을 고백한다. 이를 절감하며 우리들은 사순절 기간을 통해 감리교회 지도부의 정상화와 감리교회의 하나됨을 위해 다같이 합심하여 기도하고자 한다.

2014년 4월 4일

기독교 대한감리회 서울남연회 감리사협의회 회장 신현승 목사
서울남연회 사회평신도부 협의회장 석종흠 장로
장로회 서울남연회 연합회장 백관옥 장로
남선교회 서울남연회 연합회장 고양식 장로
여선교회 서울남연회 연합회장 최정애 권사
청장년회 서울남연회 연합회장 염종석 권사
서울남연회 교회학교 연합회장 이완우 장로
외 감리회를 사랑하는 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