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과세’를 반대하는 진짜 이유

MBC 뉴스를 비롯해서 대중 매체에서 집중적으로 보도하면서, 오랫동안 논란을 거듭하던 ‘종교인 과세’가 종교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보도에 따르면, 천주교 서울 교구에서 ‘기부금 사용현황’을 종교계에서 처음으로 세부 내역까지 빠짐없이 전면 공개하면서, 가톨릭 교회의 재정 투명성 제고에 박차를 가했다. 교회 재정을 세상에 전면 공개했다는 것은, 앞으로 이어질 파장을 생각할 때 가히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반면에, 여론에 밀려서 드러내고 반대하지 못할망정 개신교에서는, “종교인은 수입을 목적으로 일하는 근로자가 아니라 종교적인 거룩한 사명에 따라 헌신하는 봉사자이기 때문에 근로세 부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발한(?) 논리를 내세우며 과세문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아무래도 개신교가 개점휴업이나, 폐업할 시점이 그리 멀지 않은 것같다.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86%가 종교인 과세를 찬성하고 단지 12%만 반대하고 있다. 개신교 목사들은 국민을 상대로 선교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목사교'의 맹신도들만 골든 멤버로 추려서 알차게 운영하려는 것인지, 그들의 속내를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아니, 사실은 ‘개신교 목사들’이라고 싸잡아 말할 수 없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교회 목사들의 90%이상이 연 3000만원 이하의 수입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가족공제’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처음부터 소득세 과세대상이 아니다. 더욱이 목사들의 거의 30%가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연 1000만원 미만의 초라한 수입으로 간신히 생명을 유지하는 정도의, 극도로 빈곤한 삶을 살고 있다.

종교인 과세가 전면 시행된다 해도 실제로 과세대상은 전체 1%의 ‘고소득 종교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세무당국의 판단이다. 그리고, 종교인 과세가 시행되면 저소득 종교인들은 ‘최저생계비 지원대상’에 속해서 세금을 내는 게 아니라 오히려 생활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고 자세히 설명하는데도, 힘있는 개신교 목사들의 반대는 좀처럼 수그러 들지 않는다.

정말이지 ‘나쁜 목사들’이다! 자신들의 주머니에 ‘차고 넘치는’ 수입을 유지하기 위해서 99%에 달하는 동료목사들의 빈곤한 처지는 안중에도 없다. 목사들이 수입을 신고하면서 합법적인 직업으로 인정받을 때라야 비로서 그들도 현대 신용사회의 정상적인 생활인으로서 최소한의 삶의 조건을 보장받을 수 있다. 목사들의 직업이 ‘무직’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은행대출이나 심지어 신용카드 발급조차 제한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대형교회 목사들의 가증스런 말장난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미 교인들이 세금을 내고나서 교회에 헌금했기 때문에 그 돈에 대해서 다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이중과세에 해당한다”라는 주장인데, 초딩 수준의 알량한 경제지식만 있어도 그들의 변론이 얼마나 구차하고 무식한 말인지 금새 알 수 있다.

조폐공사에서 방금 발행한 돈이 아니라면, 자본주의 경제 하에서 세금이 붙지 않은 돈이 도대체 어디 있는가? ‘돌고 돌기 때문에 돈’이라고 한다는데, 돈은 유통되는 순간 자체 속성상 온갖 세금이 붙기 마련이다. 부가세, 소득세, 통행세, 전기·수도세, 심지어 하수도세에 오물세까지... 수천 가지에 달하는 세금 항목들을 비껴갈 수 있는 돈은 범죄를 통해서 벌어들인 검은 돈이거나, OECD 국가중 유일하게 ‘종교인 과세’가 시행되지 않는 한국의 귀족종교인들이 암암리에 소유한 눈먼 돈뿐이다.

아니, 이미 1996년부터 가톨릭에서는 자발적으로 세금을 납부하고 있는 반면에 가톨릭과 같은 하나님, 같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개신교에서는 안팍의 꾸준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종교인은 근로자가 아니다”라는 한물간 주장만 앵무새처럼 되뇌며... 실로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자신들은 근로자가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면서도 장장 70살까지 꼬박 고액의 보수를 받다가, 막상 정년이 되면 퇴직 근로자에게나 지급되는 퇴직금을 잔뜩 부풀려 수 억, 수십 억씩 제멋대로 받고 있지 않는가?

결국 목사들 가운데 배에 기름이 잔뜩 낀 1%의 탐욕스런 자들 때문에 사달이 나는 것이다. 매년 수 억의 사례비를 받는 대형교회 목사들, 수십 억의 활동비를 주무르는, 잘나가는 목사들, 수십에서 심지어 수백 억까지 퇴직금을 챙기는 조 아무개같은 ‘개걸스런’ 목사들이 개신교 전체를, 나아가 그리스도를 처참하게 욕먹이고 있는 것이다!

무식하고 무지하며, 무능하고 무감한 자들아! 당신네들, 소위 대형교회의 잘 나가는(?) 목사들아! 당신들이 정말 예수를 믿는다면 최소한 자신에 대해서나마 진실해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당신들이 ‘종교인 과세’를 반대하는 진실한 속내는 세금납부 자체가 두려워서 그런 것이 아니잖은가? 어차피 당신들 마음대로 사례비 책정하는데, 까짓거 세금을 내게 되면 그만큼 사례비를 더 받으면 되지 않는가?

솔직히 말하자! 당신들은 지금 당신들의 실수입에 견줘 티도 나지 않는 세금이 두려운게 아니다. 당신들이 정작 두려워하는 것은, 법에 따라서 ‘종교인 과세’가 시행되는 순간부터 합법적인 세무조사나 회계감사 등을 통해서 재정상황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상황이 두려운게 아닌가? 선교비, 목회비, 교육비, 홍보비 등의 세련된(?) 명목을 내세우면서 사실상 당신들이 개인 돈처럼 제멋대로 주물렀던 ‘도깨비 방망이’가 사라질까, 그것이 두려운게 아닌가?

이런 시점에 천주교 서울 교구에서 ‘기부금 납부 내역’을 대외적으로 전면 공개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재정 상황을 세상에 낱낱이 공개한다는 것은 그만큼 재정운영이 투명하다는 반증이며, 재정을 이리저리 숨기기 위해서 오히려 ‘정관 개악’에 몰두하는 개신교에 던지는 메시지가 충격적일 수 밖에 없다.

물론, 임기웅변과 궤변에 능숙능란한 한국의 대형교회 목사들이 순순히 따라오지 않겠지만, 이미 대세가 기울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가톨릭에 이어서 불교까지 세금납부를 흔쾌히 받아들이는 상황에서 유독 개신교만 더 이상 나몰라라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기 때문이다. 당신들이 허튼 핑계를 대며 뒷걸음질 치면 칠수록 세상의 세찬 비난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제발이지, “근로자가 아니라 봉사자이기 때문에 근로소득세를 낼 수 없다”는 옹색한 변명일랑 더 이상 내뱉지 마라. ‘봉사자’라는 말을 당당하게 할 수 있으려면 그 말에 걸맞게 무보수로 일하든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적은 수입에 만족해야 하는데 대형교회 목사들 가운데 과연 몇 명이나 그렇게 청빈하게 생활하는가? 세금 한푼 내지 않는 수 억, 수십 억의 알짜 수입에 덧붙여 뻔질나게 해외여행이나 다니고, 목사 자녀들은 교인들의 피땀어린 헌금을 탕진하며  ‘장학금’의 명분으로 보란 듯이 유학보내고, 이런저런 방법을 동원해서 노후자금을 넉넉히 준비해둔 당신들의 삶이 과연 헌신하는 봉사자의 삶인가?

목사들의 입에 발린 말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세상에 천한 직업은 없다. 모든 직업이 성직이며, 교인들은 각자 일하는 장소에서 모름지기 성직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 가 아니던가? 그리 말하면서 정작 당신들은 '종교인 과세'에 대해서  목사라는 성직자를 감히 세속의 근로자와 동일시한다며 어쭙잖은 분노를 터뜨리고 있지 않는가? 이는 말그대로 자가 당착이다. 

한 마디만 덧붙이고 끝낸다. 당신들은 “종교인은 근로자가 아니라 봉사자이기 때문에 세금을 낼 수 없다”라며 허튼 수작을 부리고 있지만, 정작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이시면서도 아버지이신 하나님께 드리는 '성전세'를 마다하지 않으셨고, 유대인이면서도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주라”시며 세상의 세금을 반대하지 않으셨다.

그런데... 당신들은 도대체 무슨 명목으로 세금을 거부하는가? 당신이 잠자는 시간에도 경찰이 밤잠 설쳐가며 당신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고 있지 않는가? 당신들은 유별나게 신령한 존재라서 영의 양식만 먹고 살 뿐, 세상의 빵은 쳐다보지도 않는가? 당신이 목사라서가 아니라 국민이기 때문에 누리는 온갖 권리와 혜택을 감히 부정하려는 것인가? 당신들의 같잖은 교만과 추한 탐욕 때문에 애꿎은 사람들의 가슴만 시퍼렇게 멍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