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영동교회에서의 '북콘서트' 모습 (왼쪽부터 김요한 목사, 이필찬 교수, 김구원 교수, 김동문 선교사, 사회를 본 양희송 청어람 대표)

구약의 이스라엘이 문자 그대로 회복되고 예루살렘도 이전의 영광을 다시 찾게 될 것이라고 믿는 ‘백투예루살렘 운동’(이하 백투운동). 이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북콘서트’가 열렸다. 27일 밤 서울 영동교회(정현구 목사)에서다.

이필찬 교수(이필찬요한계시록연구소 소장)의 저서 〈백투예루살렘 운동, 무엇이 문제인가〉, 〈이스라엘과 교회,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새물결플러스 간) 의 출판을 기념해 열린 북콘서트는 1부 ‘저자 미니 강연’과 2부 ‘패널토의’로 진행됐다.

이필찬 교수는 강연에서 “이스라엘이라고 하는 존재는 그 자체의 문자적 의미로 회복돼야 할 대상이 아닌, 아담의 회복을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존재했던 하나의 그림자였다”면서 “그 실체는 새 이스라엘로 오신 예수를 통해 세워진 교회의 형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이 교수는 “백투운동 주창자들의 ‘혈통적 이스라엘의 회복’ 주장은 성경 전체의 흐름 속에 매우 돌출되고 왜곡된 입장에 서있는 주장”이라고 단정했다.

특히 그는 “구약에서 하나님의 임재는 예루살렘 성전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종말적 전망은 이스라엘 회복을 중심에 두지만, 신약 시대인 오늘날에도 그것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서 이스라엘의 회복에 대한 약속들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한다면 엄청난 오류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종말론’에 있어서 세대주의와 밀접한 관계

2부 ‘토의 시간’에는 이필찬 교수, 김구원 교수(개신대원 구약학)와 김동문 목사(전 요르단 선교사), 김요한 대표(새물결플러스) 등이 패널로 참석해 백투운동의 신학적ㆍ선교적ㆍ목회적 문제를 놓고 이야기 나눴다.

결론은 ‘백투운동은 신학 특히 성서학적으로는 성경에서 도출되지 않았고, 선교적으로는 건강하지 못하며, 목회적으로는 과도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것이었다.

김구원 교수는 “창세기 1장은 아담을, 요한계시록 마지막은 언약공동체를 얘기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성경의 포커스는 인류 전체에 있지 어느 한 종족 한 계층에 있지 않다”면서 “백투운동의 ‘혈통적 이스라엘의 회복’ 주장은 성경에 대한 편협한 이해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구약에 나오는 이스라엘이나 성전은 열방을 돌아오게 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도구적 존재일 뿐”이라면서 “예수님이 오신 이후에는 혈통적 이스라엘의 독특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김동문 선교사도 “구약을 보면 이방 민족과의 혼인 등이 구원사의 족보에 등장하는 등 순혈 유지를 위해 발버둥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면서 “혈통적 이스라엘을 순혈주의로 연상하는 것은 오해”라고 호응했다.

김요한 목사는 “백투운동은 신학적으로 특히 종말론에 있어서 세대주의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어서 예수님의 이중 재림 문제를 피할 수 없다”면서 “이를 따르다 보면 예수님 초림의 의미는 약화된다”고 밝혔다.
구약의 성취가 예수님 재림의 시기에 이뤄진다고 보는 세대주의적 관점에서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은 이 세상을 거의 바꾸어 놓지 못한 것이 돼, 초림에 의한 구속의 결과는 초라할 뿐이라는 것이다.

▲ '북콘서트'에서 자신의 책 내용을 강연 중인 이필찬 교수

선교적 문제와 관련해서 김동문 선교사는 “무슬림 전도를 통해서 유대인을 시기케 해 유대인들이 돌아오게 해야 한다며 이슬람 선교를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면서 “전략에 의해서 소모되는 소모품 차원에서의 이슬람 선교는 선교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백투운동은 땅을 밟는 것과 그 땅의 모든 사람을 품는 것에만 관심 있다”면서 “선교는 그 나라의 땅을 밟고 그 나라 사람들을 마음에 품는다고 이뤄지는 게 아니고 실제로 만나는 사람들을 삶의 현장에서 품을 때 이뤄지는 것”이라고 쓴 소리했다,

김요한 목사는 “백투운동 선교방식의 문제는, ‘공포’와 결합시켜 선교에 나서게 하는 것과 예언을 프로그램화시켜 선교라는 액션을 취해 종말을 앞당기자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시한부 종말론에 가깝고, 때를 아무도 알지 못한다는 성경의 가르침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목회적 문제와 관련해서 패널들은 교회 내의 선한 의지들을 감성적이고 잘못된 신학으로 동원해서 귀중한 시간과 자원을 소진케 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이필찬 교수는 “백투운동은 예수님의 재림을 앞당길 수 있다는 감동적 시나리오로 작용돼, 한국교회의 잘 관리돼야 하는 젊은이들이 낭비되고 있다는 느낌”이라며 “그것이 허구였음이 발견되면 후폭풍이 거셀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패널들은 ‘세대주의 신화 걷어내기’를, 인간적인 열심과 종교적 흥분으로 덧칠된 백투운동이 한국교회에 횡행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제안하는 한편 실천적 대안으로서 성경을 올바로 이해하자는 운동 곧 백투바이블 운동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