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비유(1) "바람의 비유"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나니 성령으로 난 사람은 다 이러하니라(요 3:8)”

밤중에 찾아온 니고데모에게 예수님께서 들려주신 바람의 비유입니다. 다른 비유들과 마찬가지로 이 바람의 비유도 성경 전체의 진리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성령으로 난 사람, 즉 새로운 피조물은 그 생각과 말과 행동이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이해될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구약에서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을 먼저 보겠습니다.

“여호와의 말씀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사 55:8-9)”

성령으로 난 새로운 피조물들은 하나님과 같은 생각을 하고 하나님과 같은 말을 하고 하나님과 같은 행동을 하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은 도무지 그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이것을 신의 성품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그 보배롭고 지극히 큰 약속을 우리에게 주사 이 약속으로 말미암아 너희로 정욕을 인하여 세상에서 썩어질 것을 피하여 신의 성품에 참예하는 자가 되게 하려 하셨으니 이러므로 너희가 더욱 힘써 너희 믿음에 덕을, 덕에 지식을, 지식에 절제를, 절제에 인내를, 인내에 경건을, 경건에 형제 우애를, 형제 우애에 사랑을 공급하라(벧후 1:4-7)”

그렇다면 이러한 새로운 피조물들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먼저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너희가 세상에 속하였으면 세상이 자기의 것을 사랑할 터이나 너희는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요 도리어 세상에서 나의 택함을 입은 자인 고로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느니라(요15:19)”

베드로 사도의 말씀도 보겠습니다.

“이러므로 너희가 저희와 함께 그런 극한 방탕에 달음질하지 아니하는 것을 저희가 이상히 여겨 비방하나(벧전 4:4)”

요즘 표현으로 말하자면 새로운 피조물들은 럭비공 튀듯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자들이니 사람들이 미워한다는 말씀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자기들 생각에 이 땅에서의 생존과 번영이 보장된다고 여겨지는 길로 갑니다. 그래서 좌로도 가고 우로도 가지요. 집단적으로는 자본주의를 택하기도 하고 사회주의를 택하기도 하며 개인적으로는 보수를 택하기도 하고 진보를 택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도덕적 행동을 택하기도 하고 비도덕적 행동을 택하기도 합니다. 그리고는 그때그때의 상황과 형편에 따라 수시로 이합집산하며 당을 짓습니다. 이 모두는 자신(들)을 보호하고 자신(들)을 세우기 위한 치밀한 전략적 판단에 따른 행동들입니다.

이처럼 좌로도 가고 우로도 가는 세상 사람들의 판단과 행동에는 두 가지의 치명적인 결함이 있습니다.

첫째는 이 세상 모든 사람의 선악 기준이 각자 다 다르고 상황과 형편도 수시로 바뀌므로 어떤 길이 “옳은 길”이며 어떤 길이 “선한 길”인가 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규정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나마 합리적인 방법은 단 하나, 다수결뿐입니다. 그러나 다수결로 정해진 “옳음”과 “선함”이 과연 진리가 될 수 있을까요? 다수의 결정은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하기 마련이고 소수는 항상 패배자나 피해자로 남습니다.

둘째는 설혹 어떤 집단이 항상 만장일치로 “옳음”과 “선함”을 선택한다 해도 자신(들)의 생존과 번영은 결코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온갖 예상치 못한 고통들이 차례로 다가오고 결국은 죽기 때문이지요. 그토록 갈망하는 생존과 번영은 결국 신기루인 것입니다.

이러한 세상 사람들의 헛된 몸부림에 대해 성경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들으라 너희 중에 말하기를 오늘이나 내일이나 우리가 어떤 도시에 가서 거기서 일 년을 머물며 장사하여 이익을 보리라 하는 자들아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약 4:13-14)”

따라서 성령으로 난 새로운 피조물들은 세상 사람들과는 달리 좌로도 가지 않고 우로도 가지 않고 기상천외한 길로 갑니다.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신의 성품에 따라 “사랑의 길”로 가는 것입니다.

이 사랑은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사랑과 다릅니다. 세상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공동체적 사랑이나 타인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이타적 사랑을 사랑이라고 규정하지만 앞에서 본 바대로 그것은 신기루를 좇는 사랑일 뿐입니다.

사도 바울은 이러한 세상 사람들이 행하는 사랑의 무익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술하고 있습니다.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어 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고전 13:3)”

이처럼 새로운 피조물들이 신의 성품으로 행하는 사랑은 세상 사람들이 행하는 사랑과 다릅니다. 이 사랑은 두 가지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첫째는 이웃을 자신처럼 성령으로 거듭난 새로운 피조물로 만드는 사랑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성령께서 이웃을 새로운 피조물로 만드시도록 옆에서 동역하는 사랑입니다. 그리고 둘째는 새로운 피조물들의 한 몸 공동체인 하나님의 나라 안에서 예수님이 하신 것처럼 서로에게 종노릇하는 사랑입니다.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 13:34-35)”

하나님의 나라 한 몸 공동체 안에서는 서로 종노릇하고 밖에서는 장차 새로운 피조물로 변화될 사람들을 주님과 함께 찾아다니는 그야말로 바람처럼 자유롭게 사랑하며 사는 삶이 우리 앞에 약속되어 있습니다. 자신(들)의 생존과 번영이나 타인의 생존과 번영이라는 신기루를 좇는 탐욕과 고통의 삶에서 해방되어 진정 바람과 같이 자유로운 삶을 누리며 그 삶을 하나님께 산 제물로 드리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 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