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도생협 배송 일(기자는 알바를 한다)을 마치고 피곤한 몸으로 기자는 저녁 시간에 예정된 동창들을 만날 마음으로 사무실 가까운 곳에서 전화를 기다렸다. 오후 6시가 되어서야 친구 하나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남대문 신세계 앞에서 만나자는 것이었다. 오후 7시 40분, 서대문에서 버스를 타고 15분 만에 도착한 남대문 시장길, 오늘 정말 20년이나 지난 친구들의 모습이 보고 싶어서 그리울 정도였다.

푸짐한 오리 훈제구이로...

3명의 친구들이 먼저 만나서 날 기다렸고 한 친구는 나중에 도착했다. 남대문 모 은행 차장인 종하가 자기가 근무하는 빌딩 근처로 불러서 대접하는 형식을 띤 미니 동창회에는 내 고향 문암 친구 나까지 셋, 가까운 야촌 친구 하나, 그리고 어머니가 계신 아야진 친구 하나 합 모두 다섯이었다. (모두 속초고 동창, 중학교까지 일치)또 다른 두 친구는 멀리 다녀오는 바람에 피곤해서 참석지 못했고 서기관 하는 친구는 연락이 닿지 않아 못 왔다. 우리는 저녁으로 오리유황 훈제구이를 먹으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 용마로지스 경영지원실 경리팀장 고향친구 이상래

한 친구가 여자 동창이 운영하는 카페를 강추했지만 다들 가까운 곳에서 노래나 하고 혜어지자고 해 가까운 노래방엘 들어 갔다. 원래 잘 가지 않는 곳, 그러나 서울에서 한 번쯤은 가고 싶었던 곳, 그래서 제일 먼저 마이크를 잡은 나는 "헤이 쥬드"라는 팝송을 불렀고 "친구여"를 다른 친구가 부르고 "고래 사냥"과 "광야에서"등이 메뉴에 올랐다. 건전한 생각과 순수한 우정으로 뭉친 우리는 시종 서로를 격려하면서 약간은 소음이 많은 그 곳에서 오랫만에 각자의 이야기를 시원하게 음률로 풀어냈다.

▲ 신한은행 차장 박종하

건설회사 이사인 장헌이의 강권으로 우리 일행은 그 집엘 가야했다. 영등포를 지나고 신도림 쪽에서 00 아파트 3층으로 갔고 거기서 기다리는 부인과 자다가 깨어나 인사하는 두 딸을 만났고 고이 간직해 온 비싼 양주와 맛있는 부대찌개로 가정의 단란함과 진한 우정을 나누었다. 애써서 저녁부터 음료수로 나를 배려하고 과일로 배려하는 친구들 틈에서 나는 모처럼 고향의 정을 느끼고 만끽하면서 다들 열심히 사는 모습들에 감동하고 늦은 밤에야 사무실로 돌아오다.

	▲ 좌로부터 이관섭(아모레강북영업팀 부장), 박종하,이상래,최장헌(일월건설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