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급사태는 대중의 분노를 자아내는 희생양을 가공하여 감리교회공동체를 반지성적인 집단으로 몰아갔다. 대중의 여론에 편승하여 감리교회공동체를 통째로 기망한 세력이 있었고 은급대책위원회가 그 중심에 있었다.

은급사태와 관련해서 유령처럼 떠돌아다니던 흉흉한 소문들

본부의 은금재단의 기금손실과 관련하여 그동안 감리교공동체에 나돌았던 소문은 너무 흉흉했다. 수백억에서 수십억의 기금손실과 이어져 나온 이야기는 재단의 실무자가 기금을 가지고 펀드에 투자해서-소위 기금을 뺐다 박았다 하는 펀드놀이로 결국 천문학적인 은급기금을 날려 버렸다는 것이 그동안 유령처럼 떠돌아다니던 흉흉한 소문의 내용들이었다.

한 걸음 더 나가서-결제라인에 있던 이들 가운데 정점에 있었던 신경하 전 감독회장이나 실무책임자인 김영동 전 사무국장 그리고 실무자가 전 은급부장 김영주목사의 충분한(?) 횡령 가능성도 마치 사실처럼 스토리를 만들며 나돌았다. 여러 가지 관계로-김영주 목사에 대해서 온정적인 일 수 밖에 없었던 나 조차도 그 소문 앞에서는 설령 그들이 악의로 공모하여 의도한 횡령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얼마간의 떡고물은 챙겼을 것이라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이 많은 흉흉한 이야기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믿었던 대중들은 분노했다. 분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소문을 사실로 그냥 믿었다. 우매한 대중은 본부 감사위원회를 통해서, 그리고 은급대책위를 통해서 가공되어 나온 수백억, 수십억의 기금손실 의혹의 설들을 기정사실로 단정했다. 그리고 분노했다. 기금손실 의혹에 대한 공분이 기정사실화되는 순간 봇물이 터지듯이 광분했다. 광분의 의미가 미친 듯이 분노했다는 말인 줄은 다 알 것이다.

그동안 은급재단문제와 관련된 감리교공동체의 감정적인 태도를 복기해보면 미친<듯이>가 아니었다. 정말 미쳐서 분노했다. 이 분노 위에서 은급대책위는 사회법과 교단법으로 검찰과 총회재판위원회에 고소했다. 그래서 감리교의 총회재판위원회는 감리교공동체의 미친 여론 위에서 단 한방으로 세 사람의 목줄을 동시에 따버렸다. 같이 미쳐 돌아갔으니, 그까짓 거 목사면직이 뭐 대단하다고. 아마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검찰조사에서 같은 사안은 불기소 처분을 받는다. 적어도 능지처참해도 시원찮을 대죄인(?)들에게는 사랑과 생명의 영이 역사하는 교회보다 죽음의 세상에 속한 법이 더 관대했다. 아니러니 하게도 말이다.

▲ 지난 8월 21일 총회재판위원회가 신경하, 김영동, 김영주 목사에 대해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등의 책임을 물어 목사면직을 판결했다.

신경하 고수철 김영동 김영주 목사를 항고하는 소송 건을 가지고 은급대책위에서는 은급재단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처리해 주고자 제안을 했으나 은급재단이사회는 이 문제는 은급대책위에서 처리하는 것이 맞다하여 다시 이 문제를 2013년4월25일(목) 오후 3시에 은급대책위를 열었다.

여기서 논의되고 결의된 것은 은급재단의 기금 손실을 일으킨 사람들을 이 상태에서 형사소송을 끝내면 감리교회의 많은 목회자들이 정서성 받아들이기 어렵기에 소송비용을 최소화해서라도 항고를 해야 하는 것이 좋다는 결의가 있었다.

다만 항고 기일이 촉박해서 이미 변호사를 통해 고등검찰청에 항고를 한 상태에서 이 회의를 하게 된 것을 양해하고 형사소송에 이길 수 있도록 하자고 하였다. 아울러 교회법에서도 이 재판을 진행할 수 있도록 촉구하기로 하였다.

은급대책위는 길이 아닌 길을 갔다

은급재단의 기금손실을 수백억원 수십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숫자로 부풀려 대중의 공분을 조작하고 난 다음 이 사태를 주도했던 인물들은 자신들도 뻔하게 질 수 밖에 없는 재판을 시작하여 은급기금을 탕진했다. 왜 그랬는가? 이 두 번의 회의록에 나온 두 가지 이유 <은급기금의 손실을 입힌 이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비난 여론>과 <이 상태에서 형사소송을 끝내면 감리교회의 많은 목회자들이 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그들 스스로 그 길은 길이 아니라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이 아닌 길을 그들이 여론 때문에 갈 수 밖에 없었다. 그 여론은 자신들이 만든 여론이었다.

이것이 은급사태의 본질이다. 실체적 진실은 없고, 여론을 몰아서 가서는 안 될 길을 가야했던 것이 바로 은급사태였다. 은급사태 관련 재판이 진행되면서 밝혀진 사실은 은급재단의 원금손실은 전혀 없었다는 사실이다. 수백억 수십억의 손실을 주장했던 당사자들은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고 천박한 <한건주의>라는 소영웅 심리 때문에 엄한 사람을 잡았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는 진실이다. 이렇게 엄한 사람을 잡은 이들이 떠들었던 수백억에서 수십억의 기금손실과 이어져 나온 이야기는 가공된 이야기였다. 그들의 가공된 이야기를 누구도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은급기금을 가지고 펀드에 투자해서-기금을 뺐다 박았다 하는 펀드놀이로 결국 천문학적인 은급기금을 날려 버렸다는 것을 나는 그냥 근거 없이 떠돌아다니는 이야기를 건져 들은 것이 아니었다. 지금 은급대책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사에게 나는 직접 들었다. 떡고물을 챙겼을 가능성에 관한 이야기도 은급대책위 위원 가운데 직접 내 귀로 들었던 이야기이다. 이 모든 이야기들은 허위사실이라는 사실을 늦게나마 알게 되었다.

은급기금에서 원금의 손실은 전혀 없다는 사실이나, 흉흉하게 나돌던 천문학적인 숫자에 비하면 조직지혈에 불과한 이자손실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 그동안 밝혀진 은급사태의 실상이다. 냉정을 찾고 난 다음-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지금 은급사태의 당사자로 지목되어 모가지가 잘린 세 사람을 변호하고 싶은 생각 때문이 아니다. 지난 감리교사태 5년 동안 우리는 우리 자신도 모르게 모두 미치광이가 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을 따름이다.

어쩌다 우리가 이렇게 되었을까? 은급사태가 진행되면서 드러나고 있는 사실에 참담할 따름이다. 그동안 은급사태에 대한 감리교회공동체의 광적인 분노로 5년이란 오랜 기간 동안 감리교사태를 겪으면서 생긴 감리교회의 집단적인 스트레스와 내적인 분노를 얼마나 소거할 수 있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오늘 내가 묻고 싶은 질문은 <그렇게 해서 우리가 얻은 결과가 무엇이었는가?>하는 점이다. 은급사태의 와중에서-우리가 목사인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보여준 행태는 사랑의 주님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불신자보다 못했고, 상식과 정의에 대한 염치를 모르는 인종들이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을 따름이다.

기금을 구정물처럼 내다 버린 은급대책위의 죄악

은급재단 사태의 국면은 이제 다르게 가고 있다. 은급대책위는 구정물을 내다 버리듯 은급기금을 사용했다. 은급기금은 목적이 분명한 기금이다. 감리교회가 세 사람에게 그렇게 광분했던 까닭도 그 때문이 아니었나. 더구나 은급기금은 구정물처럼 함부로 버려도 되는 돈이 아니다. 대중의 여론에 편승하여 해서는 안 될 일을 불사하는 것은 소영웅주의 증상이다. 은급대책위는 뻔하게 검찰청에 항소해봐야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소영웅주의에 빠져 버리는 돈인지 알면서도 허드레 구정물로 은급기금을 내다 버렸다.

그렇게 부풀려서 사람을 단죄할 때 사용한 은급기급의 손실은 용납이 안 되고, 은급위원회가 그 기금을 구정물로 내다버리는 이 죄악은 용서가 되는가. 그동안 은급대책위가 한 일이라고는 사람을 잡는 일이 전부였다. 정말 불필요하게 사람을 잡는 일에 은급비를 탕진한 은급대책위에 대해서 임준택감독회장(대행)은 본부 실행부위원회를 통해서 특별감사를 실시해야 한다. 신경하 김영동 김영주-나는 이 세 사람을 살리자는 것이 아니다. 이 세 사람을 잡기 위하여 사용했던 그 잣대를 은급기금을 구정물로 내다버린 은급대책위에도 그대로 적용하라는 말이다.

은급재단 실무자가 수십억의 기금을 가지고 제 호주머니에 든 동전 꺼내 쓰듯이 1백 개가 넘는 통장으로 펀드에 소중한 기금을 임의로 넣었다 뺐다 했다 해서 정말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그런 일은 구조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사실도 최근에서야 알았다. 그런데 내게 실무자가 그렇게 했을 거라고 말한 그는 지금 은급대책위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 나는 지금까지 은급사태의 모든 과정을 통칭하여-은급대책위에 놀아난 감리교회공동체라고 하고 싶다. 그동안 우리를 생각하면 정말 절통한 일이다.

빌라도가 본 그 군중들처럼-그동안 뭘 제대로 아는 것도 없이 죽여야 한다며 소리 지르며 깨춤을 춰왔던 우리들이다. 설령 앞에 나서서 죽이라고 돌을 던지지 않았다 해도-떡고물이라도 챙겼을 것으로 막연하게 믿으며 대중의 광기에 동조해온 나는 하늘 앞에서 머리를 풀고 재를 뒤집어쓰는 심정으로 이 글을 쓰고 있다. 총특재 상소심이 결심이 곧 다가오고 있다. 냉정하게 따져서 죄가 있으면 죽이고 아니라면 살려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반드시 은급대책위도 같은 잣대로 냉정하게 그리고 반드시 한번 재어봐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