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찬바람이 불어오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감리회 장로회연합회와 남선교회전국연합회 등으로 구성된 ‘동대문교회역사보존추진위원회’ 회원 30여명과 몇몇의 목회자 그리고 동대문교회 성도들이 28일 저녁 7시 동대문 교회옆 노상에서 ‘동대문교회 존치와 역사보존을 위한 기도회’를 가졌다. 동대문 성곽복원 사업의 일환으로 서울시에 강제 수용된 동대문교회의 역사와 터를 보존하기 위해서다.

언덕위 동대문교회로 들어가는 입구는 지난 12일에 서울시가 철대문으로 막고 “공원조성을 위한 서울시 소유의 재산이므로 무단 침입할 경우 처벌 받는다”는 ‘출입 통제 안내문’과 공사안내도를 붙여 놓아 살벌한 분위기 마저 감돌고 있다. 바로 그 옆에서 촛불을 들고 기도회가 진행된 것.

이날 촛불예배에서 설교한 강흥복 목사는 “동대문 교회는 스크랜튼,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헐버트 그리고 임시정부의 손정도 목사가 목회하던 교회고 수많은 독립지사들을 배출한 교회이며 70년대는 평화시장 근로자들의 마음과 정신의 쉼터가 되던 곳이고 문화유산이 16점 이상되는 곳인데 이런 곳을 하루아침에 부셔버릴 수 있는가?”고 서울시를 향해 성토하고는 “하나님께서 밤낮 부르짖는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셔서 동대문교회가 존치될 줄로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대문교회역사보존추진위원회’의 이강전 대표회장(기감 장로회전국연합회 회장)은 오늘자로 발표된 ‘동대문교회역사보존추진위원회 결성 취지문’을 낭독하면서 “교회를 부숴 공원을 만드는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고 일갈하고는 “대한민국의 근현대사가 존재하는 이 민족을 깨운 민족 여명의 동산은 반드시 우리가 지켜야 한다”고 결의를 다졌다.

‘동대문교회역사보존추진위원회’ 는 감리회의 165만 감리교인의 평신도총연합단체의 중지를 모아 결성된 것이라고 취지문에서 밝히고 있다.

촛불예배 참석자들은 이어 △동대문교회의 현 위치 존치와 서울시의 강제수용 및 철거중단 △동대문교회를 통한 감리교회의 정상화 및 한국교회의부흥 △공산주의자들과 종북주의자들의 반 국가행위 중단 △시대와 교회를 위해 부름 받은 성도들의 사명 감당을 위해 합심기도를 이어갔다.

또한 서울시를 향해 △서울시는 주인을 제껴놓고 나그네와 협의하여 감리회재산을 탈취한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사과할 것 △서울시는 무엇이 소중한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소중한 문화재가 돌담아래 묻혀지지 않도록 양심적으로 최선을 다할 것 △ 교회와 다시 협의하여 민족문화의 유산을 후손에게 물려주는데 한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는 내용의 촉구문을 제창했다.

강제수용에 반발하며 교회측과 대립해 오던 ‘동대문교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동사모)’은 철대문으로 둘러쳐진 다음날인 13일부터 매일 7시에 새벽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17일 주일에는 펜스에 둘러싸인 교회 밖 공원에서 텐트를 쳐놓고 동대문교회 역사보존추진위원회 회원들과 함께 주일예배를 드렸다.

추진위의 한 관계자는 “이 촛불예배는 서울시가 동대문 교회를 돌려줄 때 까지 계속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동대문교회 존치를 위한 '합심기도' 제목중에 본질을 벗어나 이념 갈등을 불러올만한 내용이 삽입된 것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 설교하는 강흥복 목사

▲ 합심기도

▲ 동대문교회 역사보존추진위원회 결성 취지문 낭동 -이강전 대표회장(가운데)

▲ 촉구문 낭독 - 신원철 장로

▲ 철대문으로 막힌 동대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