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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3-3반 공개수업 참여하다봄날에 햇빛은 참 좋았다. 바람도 선선한데... 우리 모자는 땡볕 속에 우울했다. 달님이를 보내고 출근하면서 일하는 엄마의 비애와 내 아이의 야망을 생각하면서. 한번만 더 회장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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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05월 04일 (목) 00:00:00 [조회수 : 17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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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대문구 종암초등학교 3반들이 공개 수업하는 날이다. 달님이의 반이다. 달님이 학교이름은 의재이고, 햇님이의 동생이다. 1시부터 시작된 공개수업은 아이들이 30명, 엄마들이 약 20여명 남짓 모여 이루어졌다. 뭔가 열심히 체크하는 교장샘과 부장샘들... 상기된 담임샘은 갓 결혼한 예쁜 여자선생님이다.
당신이 부모라면 한번쯤 학부모로서 아이의 공개수업에 가보았을 것이다. 쑥스럽고 어색한 엄마들의 모습 속에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자기 아이를 쳐다보는 아름다움이 있다. 나는 달님이 엄마다. 달님이가 사고를 쳐서 회장이 되었다. 한 반마다 임원이 회장 2, 부회장 2명이다. 회장단 엄마들은 수시로 청소를 하고 선생님을 도와주는 긴밀함이 있어야 한다. 나는 긴밀하지 않다.
오늘 마음이 안 좋다. 이유는 왜 하필 어린이날 주간에 공개수업을 하는 것일까? 엄마 아이 모두 스트레스 받을 텐데. 또 하나는 달님이가 기가 죽어 발표를 않는다. 게다가 나는 핸드폰 디카로 사진 몇 장 찍다가 샘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허걱스러워 하는 모습들. 영문을 몰랐는데 알고 보니 공개수업 때는 사진을 안 찍는 것이 관례란다.
봄날에 햇빛은 참 좋았다. 바람도 선선한데... 우리 모자는 땡볕 속에 우울했다. 달님이를 보내고 출근하면서 일하는 엄마의 비애와 내 아이의 야망을 생각하면서. 한번만 더 회장하면 죽는다고 얘기한 엄마와 이제 안한다고 하는 아들의 이야기.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게 아이 키우는 일이고 그보다 더 힘든 건 선생을 만나는 일이다. 적어도 나는 늘 그렇다. 나는 엄마들과 경쟁하기 싫고 내 아이가 경쟁하는 게 싫다. 그리고 선생 땜에 눈치를 보는 내 아이를 보면서 서럽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 생각했다. 내 안에 상처로 남은 교사에 대한 두려움과 적대감에 대해. 햇님이는 6학년이다. 햇님이를 학교에 보내면서 겪었던 슬픔이 떠오른다. 만약 당신의 자녀가 장애를 가진 아이라면 내가 겪어야했던 분노와 아픔을 공감할 것이다.
오늘 나는 힘의 균형에 대해 생각했다. 교사와 학부모 사이, 교사와 아이 사이, 아이와 엄마 사이의 균형에 대해. 나는 균형을 잃었다. 3학년. 잔인한 학년이다. 우리 아이가 세상의 법칙을 알고서 절망하는. 3학년이다.
오늘 나는 내 안의 힘의 균형에 대해 공개수업을 받았다. 내 점수는 빵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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