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재단-동대문교회간 합의문 승인돼

유지재단 이사회에서 꾸린 ‘동대문교회 전권위원회(원종국 위원장)’가 오늘 김기택 이사장의 사회로 열린 유지재단이사회에서  ‘재단법인 기독교대한감리회유지재단’과 ‘기독교대한감리교회 동대문교회’ 사이에 지난 17일 맺은 10개항에 이르는 <합의서>를 승인받았다.

유지재단과 동대문교회가 맺은 <합의서>에 의하면 “동대문교회 근린공원 조성사업 편입에 따른 전체 보상금 약 200억원 중 교육관을 포함해 80억원은 기념교회 사업을 위해, 나머지 120억원은 동대문교회 광교신도시 이전을 위해 사용한다(➀항)”고 되어 있다.

서울중앙지법민사47부가 지난 1월 31일 동대문교회가 유지재단을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 이전등기 소송(중앙지법 2011가합 129714)’에서 유지재단에 180억원을, 동대문교회측에 20억원을 주라고 판결한 것에 비하면 동대문교회측에 상당히 유리한 쪽으로 ‘분배’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합의서 작성을 위해 변호사까지 동원하며 10여차레 모임을 가졌다는 원종국 전권위원회 위원장은 합의문 내용을 두고 “기념교회측도 살리고 동대문교회측도 살리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재단이사는 “법원판결도 있는데 1:1로 나누는 것은 안된다. 동대문교회도 헌금을 하는 등의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라며 합의내용에 불만을 드러 내기도 했다.


그 외 합의 내용

그 외 <합의서>에는 양측이 소유권이전등기 소송 등 동대문교회와 관련된 모든 소송(교회법 포함)을 취하(➄항)하는 내용이 담겨 있으며 동대문교회 기념교회 사업은 유지재단이 추진하고 광교신도시 교회신축사업은 동대문교회가 추진하되 쌍방이 서로 적극 협조한다는 조항(➆,➇항)이 있다.

동대문교회가 광교신도시에 신축하려는 교회는 모두 유지재단으로 소유권이전 등기 하는 조건(➂항)이며, 만약 동대문 교회가 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 탈퇴하는 경우 동대문 교회는 광교신도시 재산 일체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➃항)는 안전장치도 담겨 있다.

지적되는 절차적 문제들

그런데 이 합의서가 효력을 발휘하려면 이날 합의사항을 보고하여 결의를 받고, 24일에는 동대문교회 구역회에서 결의를 받는 경우에 효력이 발생한다는 조항(➈항)이 논란이 됐다.

일정상 구역회 결의가 이사회 승인보다 늦게 예정되어 있는 것이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일반적으로 어떤 재산의 처리는 구역회에서 먼저 결의를 거친 후 이사회 승인을 얻어야 하는데 이번 경우는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것.

이 문제로 장시간 논란이 있었으나 이사회는 결국 “전권위원회의 <합의서> 내용 승인 안”을 투표에 부쳐 참석인원 19명중 찬성 10, 반대8로 통과시켰다. 구역회 결의 없이 기본재산의 처리가 이사회에서 가능한지는 커다란 논란거리로 남을 전망이다.

논란거리는 또 있다. 유지재단이 이날 ‘합의서 내용의 승인’을 상정하여 의결한 과반수 결의가 과연 합법적인가 하는 점이다.

장정의 교회경제법 > 1.재단법인 기독교대한감리회 유지재단 정관 > 제3장 이사회 > 제16조(정족수) ➂항에 의하면 “기본재산의 처분, 교환 및 기채는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다만, 본부 기본재산의 처분, 교환 및 기채는 재적이사 전원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되어 있다.

다만, ➄항에 “그 밖의 사항은 재적이사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되어 있어 이날 결의한 상정안의 성격이 무엇이냐에 따라 이날 의결의 합법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19일 기사추가-재단사무국에 의하면 이날 결의결과가 참석인원 21명중 찬성12 반대7이라고 밝혔다. 거수로 표결하던 당시 의사표현을 하지 않았던 의장과 서기가 표결이후(혹은 서기록 정리과정에서) 찬성했다는 것이다. 표결당시에 재석이사는 19명(재적인원22명중 1명 결석,김인환 문성대 이사 표결전 퇴장)이 분명하고 찬성에 거수한 이는 10명이 분명하다. 당시 반대를 묻는 표결을 진행하지 않았고 기권에 대한 서기의 언급도 없었다. 찬성표가 10명이되면 장정에 정한 의결정족수인 '재적이사2/3의 찬성, 혹은 재적이사 과반수의 찬성'에 어느것도 충족하지 못하는 결의가 된다. 의장과 서기가 표결당시 거수표현을 하지 않았다가 차후 찬성에 집계한 이날 결의 과정과 결과는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가 열리는 동안 한 동사모 회원이 광화문 본부앞에서 일인시위를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