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을 먹기 전이였습니다. 마침 저녁전이라 시골닭을 백숙으로 해주시는 논산회 총무님은 의외로 젊은 청년이었습니다.

총무님은 우리에게 논산 농민회 총무님은 연세대학교 졸업을 앞둔 4학년 여름 농활을 왔다가 그냥 그곳에서 눌러 앉아 농민들과 함께 산지 2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최근 취업난 속에 스펙 쌓기에 정신이 없는 대학생과는 사뭇 다른 꿈을 가진 대학생이었습니다.

그 다음날 목적지인 서천군 농민회에도 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바로 내려와 양계를 하는 젊은 농민회 회원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닭을 가두어 기르며 항생제와 성장촉진제를 사료에 먹인다고 흔하게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닭들도 가두어 기르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조건에서 양계를 하기에 그가 만든 유정란은 계란 알러지가 있는 사람이 먹어도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지 않을 만큼 정직하게 계란을 생산하고 있다고 합니다.

논산에 도착하기 이전 전주에서는 홍대 미대를 나와서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는 분을 만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도 자신의 전공에 따라 농사와 야계를 하면서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배운 전공과 전혀 다른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완전히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전공 속에서 생활비를 벌어야 한다는 공식에서 벗어나 농사를 지으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에서 행복함을 느꼈습니다.


논산 농민회 사무실에서 저녁을 먹은 후에 농민회 분들이 저희를 찾아 왔습니다. 우리가 걷는 이유인 한반도 평화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나이가 드신 분들이기에 전쟁과 월남전 참전의 기억을 가진 분도 있었습니다. 오히려 전쟁의 참화를 기억하기에 분단으로 인해 잃어버린 것이 너무 많았음을 서로 공감하였습니다.

분단이 낳은 것은 이념갈등이며, 지역갈등 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분단이 유지되면서 너무 분단을 익숙하게 받아 드리고 있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기독교가 한반도 평화를 위하여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깊은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분단에서 평화로 넘어 갈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