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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농업하면 교회가 부흥하나요교동에 있는 교회들이 살 길을 찾아 나선 여행 길에서 생명농업을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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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04월 27일 (목) 00:00:00 [조회수 : 34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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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쯤으로 기억이 됩니다. 쌀시장 개방을 앞두고 대규모의 농민시위가 있었습니다. 그때 이곳 교동에 계신 조 목사님, 신 목사님 두 분이 서울로 올라가서 데모를 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목사님들이 다른 시위대들처럼 돌을 던지고 몽둥이를 휘두른 것은 아님이다. 조용히 데모를 했답니다. 아주 조신한 목사님들답게. 그리고 조 목사님은 새벽까지 남아서 기도를 했다고 합니다. 그 차디찬 맨 땅에 앉아서 말이지요.
신 목사님이 교동에 돌아와서는 저희 집에 들렀습니다. 목사님에게서 농민들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서 들었고, 의외로 도시 사람들이 농민시위에 대해서 냉담하더라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혹 시위하다가 다친 데는 없냐”고 물었더니 “우리 목사들은 그래도 괜찮았는데, 옆에서 데모하던 농민들은 경찰에게 엄청 당했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며칠 후에 시위하던 농민이 맞아 죽었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농민이 아니라 영세민
제가 살고 있는 교동 주민들의 대부분은 농사를 짓고 살아갑니다. 800만 평의 넓은 논에서 나오는 쌀이 1년에 약 16만 가마(80kg 기준) 정도 될 것입니다. 이것은 강화군 주민들(6만 5천 명)이 4~5년은 먹을 수 있는 엄청난 양입니다. 지금까지는 교동의 농민들은 큰 어려움은 없이 살았습니다.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맛 좋은 교동 쌀은 가격도 괜찮았고 판매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쌀시장 개방의 폭풍은 교동이라고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우선은 가격이 떨어졌습니다. 최소한 가마당 3만 원 이상 떨어졌습니다. 지금 당장은 떨어진 산지 가격에 따라서 보상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나라에서 보상만 해주지는 않습니다. 길어야 2~3년이지요. 이번 가격 폭락으로 교동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심리적인 충격은 대단합니다. 그리고 4월달인 지금까지도 쌀을 팔지 못해서 묵혀두는 가정들이 상당수입니다.
1년 농사 지어봐야 남는 것도 별로 없습니다. 수천 만 원을 호가하는 농기계값 때문에 농협에 빚을 지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거기다가 농약, 비료, 제초제 값도 무시 못 합니다. 거기다가 종자도 사야 하고 하다못해 흙까지 사야 합니다.
제가 알기로 만 평 농사를 지어서 벌어들이는 순이익은 1000만 원이 채 못 됩니다. 평당 1000원 꼴입니다. 도시 근로자들 연봉이 3000~4000만 원은 될 겁니다. 시골에서 만 평을 가진 농부는 흔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농가의 평균은 3000평이고, 교동은 5100평입니다. 교동에서는 연소득 2000만 원 이상 벌어들이는 농부가 없습니다. 여기 사는 사람들 모두 국가의 보조를 받아야 하는 영세민들입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땅 값 올라서 좋겠다”고 합니다. 좋기는 합니다. 그동안 밀린 빚을 갚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것도 잠시입니다. 농사 짓다보면 또 빚을 지게 됩니다. 농사 지으려면 농기계, 비료, 농약, 흙, 종자를 사기 위해서 또 빚을 져야 합니다. 그 때는 팔아 먹을 땅도 없습니다. 이미 교동 땅의 3/5은 외지인 소유입니다. 교동 사람들이 남의 땅을 경작해주는 소작농으로 전락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비밀입니다.
“농민학당을 해보지 않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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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기농 사료공장
방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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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에 신 목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우리 함께 ‘농민학당’을 해보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농민학당, 농민운동, 농민시위…. 솔직히 썩 내키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누구는 시위도 하고 찬바닥에 앉아 기도도 했다는데, 싫다고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작년 12월에 두 번 모여서 농민학당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1월 13일 첫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그날은 ‘변화하는 한국 사회의 쟁점과 과제’에 대해서 들었습니다. 강사로 오신 권영근 소장은 “이제부터는 쌀증산 정책을 포기하고 유기농을 해야 농촌이 산다. 그리고 강력한 농민 조직을 만들어서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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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촌선교훈련원 원장
차흥도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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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주(19일)에 오신 차흥도 목사는 “농민들 스스로가 생명농업의 귀한 일꾼임을 자각해야 한다. 그리고 생명운동에 앞서서 깊은 신앙운동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마지막 강의는 2월 16일에 있었습니다. 강사로 오신 유정규 박사는 지역에서 농민들이 할 수 있는 방안들-이를테면 조직, 학습, 유통 등-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농민선교위원회가 있는 교회
우리 학당에서 마지막으로 준비한 것은 우리와 비슷한 농촌지역에서의 성공사례를 찾아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날은 2월 23일이었습니다. 20명의 우리 회원들은 충남 아산에 있는 송악면으로 내려갔습니다. 송악면은 인구 2500명의 그저 그런 시골 마을입니다. 그런데 거기서는 교회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교회에 ‘농민선교위원회’가 있다는 게 특이했습니다. 그리고 이 위원회를 통해서 지역 주민들과 연대해서 유기농을 시작하였습니다. 현재 논 20만 평과 조와 차밭 10만 평에서 생명 농사를 짓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에 유기농 야채(오이, 당근, 고추 등)를 하는 비닐하우스가 있었고, 콩나물 공장과 벌꿀공장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관련된 가구는 약 250가정입니다. 물론 교회 다니는 가정과 안 다니는 가정들이 섞여 있습니다.
교회가 하는 일은 주민들과 농사만 짓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지역 미취학 아동들을 위한 사랑선교원, 결손가정 아동들을 위한 방과후학교인 ‘반딧불이 학교’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몇 년 전엔 인근 저수지에서 ‘낚시 반대 운동’까지 벌였답니다. 시골에서 저수지(낚시터)는 그 지역의 중요한 수입원입니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과 함께 낚시 반대를 했답니다. 교회가 지역사회에 영향력이 없었다면 큰일 날 짓입니다. 낚시를 반대하는 이유는 떡밥에 있었습니다. 떡밥은 외국에서 수입해온 농산물로 만듭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에 들여오기 전에 썩지 않도록 방부제 처리를 한데 있습니다. 방부제가 들어간 떡밥은 자연히 저수지를 오염시키겠지요. 지금은 그 누구도 떡밥을 던지지 않고 낚시만 한답니다.
송악면에서 제일 영향력 있는 송악교회, 우리들이 닮고 싶은 교회였습니다. 송악교회가 했다면 교동에 있는 12교회들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 교동면의 인구는 약 3200명입니다. 여기에 12개의 감리교회가 있는데 전체 교세는 670명 정도입니다.
생명농업이 교회 부흥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나요?
우리 회원들 중에 궁금한 것 있으면 못 참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분이 송악교회 목사님에게 물었습니다. “목사님, 이렇게 생명농업도 잘하시고 지역 주민들과도 좋은 관계를 맺고 계신데요. 이것이 교회 부흥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나요?” 사실은 우리 목사들도 궁금했습니다. 교동에 있는 교인들, 주민들과 함께 유기농을 해서 교동 12교회가 교동지역에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면 교회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은근한 기대도 없지는 않았습니다.
목사님이 그러시더군요. “교인들이 크게 늘어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교인 구성원들의 변화가 크게 일어났습니다. 교회가 이런 일을 하면서 젊은 분들이 교회로 많이 모여 들었거든요. 그리고 교인들이 우리 교회에 대해서 강한 자부심을 갖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한 노인들이 교회를 떠날 리는 만무하고 결국은 젊은 교인들이 몰려서 교회가 부흥했다는 얘기 같았습니다.
송악면에서 견학을 끝마치고 나서 대전으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제1회 기독교생명농사 농민 전국모임’에 참여해 강의를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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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기농 사료공장
방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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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으로 커다란 밑그림을 그리며
이번에 농민학당을 통해서 우리는 여러 가지 현실을 보았습니다. 먼저는 유기농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쌀을 많이 생산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소비자들은 몸에 좋은 유기농산물을 원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외국산 유기농산물도 들어온다고 합니다. 그렀다면 농약과 제초제를 사용해서 생산한 쌀과 각종 농산물들은 갈 곳이 없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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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명포럼 세미나에서 인사교회
안병집 장로가 조별 토의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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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두 번째로 유기농산물 시장도 무한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너도나도 유기농으로 전환을 하면서 몇 년 후엔 판매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것입니다. 단순한 농산물 생산이 아니라 1차 가공공장을 통한 이익극대화와 농촌의 일거리 창출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즉 생산과 가공, 판매라는 커다란 밑그림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는 교동에 있는 목회자들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점입니다. 우선은 재정적인 문제입니다. 3회의 강의와 선진지 견학을 하는 데 약 233만 원의 금액이 필요했습니다. 그 중 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1%(26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대부분은 외부 지원과 찬조로 운영되었습니다. 12교회들이 찬조한 금액은 100만 원으로 전체 수입의 43%입니다. 그리고 매번 모임에 목회자들의 참여가 너무나 저조했습니다. 평신도들의 참여율은 평균 25명이었는데 목회자들은 평균 4명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가능성도 보았습니다. 현재 교동 인사리에는 유기농을 하는 가정들이 있습니다. 약 3만 평의 논에 전혀 농약과 제초제를 쓰지 않습니다. 그리고 오리를 논에 풀어서 잡풀들과 각종 벌레들을 없애고 있습니다. 참고로 오리 한 마리가 감당할 수 있는 면적은 10평씩입니다. 그리고 아직은 생각뿐이지만 교동에 약 40만 평 정도로 유기 축산을 하자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소똥을 거름으로 쓰고, 농작물은 소의 사료가 되는 순환 농업을 하는 것입니다.
교동에 돌아와서 ‘제1차 농민학당 수료자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우선은 농민조직을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작은 실천 사항으로 ‘논두렁에 제초제 안뿌리기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겨우
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창대해질 줄로 믿고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말해놓고 보니까, 제 자신이 너무
깊이 빠진 게 아닌가 해서 걱정도 됩니다. 그러나 농촌에 사는 목사로서 뭔가는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너무 큰 것도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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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동섬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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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지역 평신도
농민학당
개방 국회 비준을 기점으로 앞으로의 농업은 예측할 수 없는 혼란의 수렁으로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이에 농촌교회를 섬기는 농민과 함께 동고동락하는 농촌목회자로써 농업의 문제를 간과 할 수없기에 함께 앞으로의
활로를 함께 고민하며 모색하는 노력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목회는 교회에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농민들의 삶 속에서 함께 어우러져야
하는 것이기에 이를 위해 교동지역 평신도 농민학당을 모색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농업의 문제를 심도
있게 모색하고 앞으로의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으로 삼고자 합니다. 이에 겨울 농한기를 이용하여 강화 북지방내 교동지역 12교회연합회와
감리교농촌선교 훈련원 공동주최로 평신도 농민학당을 개설합니다.
참여 예상인원 40명～50명 정도로
추정합니다. 교동농업의 활로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평신도 모임의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 건강하고도 주체적인 평신도 일꾼들을 발굴
육성하는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이에 많은 협조와 기도를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2006년 1월과 2월 4회에 걸쳐 진행 (3회 강의,1회 선진지 견학(1박2일예정)
<실시일시>
1월 13일 한국농업의 현실 : 권영근 소장(한국농촌문제 연구소)
19일 생명농업의 이해 : 차흥도 목사(농촌선교훈련원 원장)
2월 16일 지역농업의 새로운 방향 : 유정규 박사
23일 농업 가공, 선진지 견학 (장성 : 백운교회 , 남상도 목사)
교동지역 평신도
농민학당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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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포럼을 마치고 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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