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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땡 잡은 셈이다.2006 기독교사회포럼을 다녀와서...기독교운동가들의 대회를 생애최초로 참석한 새내기의 돋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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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04월 27일 (목) 00:00:00 [조회수 : 37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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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구경거리는 생애 처음이다. 말로만 듣던 기독교운동가들을 단시간 한꺼번에 만난 것도 처음이거니와 그들의 토의, 모임, 움직임 등의 활달함과 자유스러움을 대량으로 만난 것도 처음이다. 그래서 나는 땡 잡은 셈이다.
<불순한(?) 동기로 참가하다>
그에 비해 나의 참석 동기는 불순(?)하다. 별로 관심밖에 일이라 참석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에큐메니칼 연합교회 창립식이 중간에 있어 억지로(?) 온 것이다. 명색이 에큐메니칼 연합교회 창립 준비위원이니 말이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개최 당일까지 망설이던 나에게 진공청소기처럼 흡입해가는 부산 K목사의 전화 한 통에 이끌리어 무아지경 속에 참석하게 된 것이다. 자랑스러운 더아모의 차 (15인승)를 이끌고 가는 길이 초행이라 길을 헤매주는 센스까지 발휘하면서 말이다. 초행인데다 길을 헤매니 어찌 그리도 멀기만 한지.
<어리둥절한
상견례>
도착한 즈음 예배라고 해서 문을 열어보니 많은 사람들이 자고(?) 있는 게 아닌가. 그것도 빙 둘러 앉은 채로. 음악도 잔잔하게 흐르니 그럴 만도 하다. 소위 묵상의 시간이렷다. 잠시 후 성만찬이 이어진다. 어색한 나는 그 자리에 있기가 불편해 밖으로 잠시 피신하는 순발력을 발휘한다. 예배실 밖에서 어슬렁거리다가 끝나고 들어가니 조금 전 거룩한(?)분위기는 오간 데가 없고 동대문 시장을 방불케 하는 활기가 가득하니 군중 속에 군중이 되기가 참 좋다. 이렇게 이 행사와의 첫 상견례는 어리둥절하게 이루어진다.
<비유가 빛나는 두 기조
강연>
기조강연시간이다. 강연이라 지겹겠다는 선입견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박성원 교수와 이기호 박사의 강연은 귀에 쏙 들어온다. 평소 관심사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알찬 발제 강연은 처음들은 터다. 박 교수가 말한 바늘로 얼음을 깨는 비유나 이 박사가 말한 체스와 바둑의 비유는 강연의 백미이다. 바늘구멍으로 신자유주의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말과 체스 식이 아닌 바둑 식의 방식이 세계화에 대응할 수 있다는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진다.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문구와 마하트마 간디의 ‘대량생산이 아니라 대중에 의한 생산’이라는 문구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이어지는 질문시간에도 적절한 질문과 적절한 대답은 그 강연을 빛나게 한다.
<색다른 장르 ‘춤 세파리’와
만나다>
밤 시간은 ‘춤 세라피’라는 듣도 보도 못한 장르와 만나는 시간이다. 외모로부터 병원의 수간호사 같은 느낌을 주는 여성 강사(이지은 선생)의 경상도 억양이 약간 섞인 말투의 진행은 정겹다. 낱말카드로 이야기하는 시간에 ‘용서’라는 단어를 뽑은 내가 밖에 나가서 발표를 하는 영광이 온다. 용서에 얽힌 나의 과거사와 생각을 털어놓으니 청중들에게서 감동의 물결이 이는 듯하다. ‘감동 작품 베스트 3’를 뽑는다는 말에 은근히 욕심이 가기까지 하니 우스운 일이다. 이정도면 나도 출세한 셈이다. 참석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인데 청중들 앞에서 인기까지 모았으니 말이다. ‘독특한 장르라는 게 이것만이냐, ‘춤 세라피’라더니 이상도 하다’는 생각이 들 무렵 홀에 있는 책상과 의자가 다 치워진다. 드디어 춤의 시간이다. 한바탕 흔드는 신나는 시간이려니 생각한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이 아닐 게다. 그러나 불을 끄고 눈을 지그시 감은 채로 음악을 들으며 아기가 되는 춤, 청년이 되는 춤, 노인이 되는 춤 등을 두 시간 넘게 추는 게 아닌가. 누가 봤으면 모두들 미친 사람이라 하기 십상이다. 그렇게 음악을 타고 한참 노닐고 나니 모두는 어린아이가 된 듯 친근감으로 하나가 된다.
<주(?)안에서 하나 되는
진한 밤을 보내다>
이제 잘 시간이다. 첫날 밤 숙소의 방문을 열자 재미있는 일이 기다린다. 방안 가득히 모여 있는 사람들 가운데 주님(?)이 임재하신 것이다. 그들은 주님을 모시고 주님을 나누면서 ‘주님을 위하여’라고 외친다. 그렇게 주님 때문에 하나가 된다. 알고 보니 우리 숙소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서 주를 모시는 만남이 가득하다. 가수 노사연 씨의 ‘만남’보다 더욱 진한 만남은 밤에 이뤄지는 게 분명한 듯하다. 흥겨움으로부터 진지함이 한껏 오간다. 익히 에큐메니칼 연합교회 식구들의 분위기로 인해 이런 분위기가 상당히 익숙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신선하다. 신심이 돈독해지는 것은 막을 수없는 일이다. 2000년 전 예수가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나누던 장면을 고스란히 재연하는 신앙이 돋보인다.
<어느 중년 신사의 ‘등 두드림’은 이 대회를 말해주는 듯>
하루가 지나가고 그룹별 토의 시간. 자기 소개하는 시간에 보니 목사가 참 많다. 그런데 소위 목사다운(?) 목사가 하나도 없다. 넥타이 맨 목사도 없거니와 머리에 기름 바른 목사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개 중에 함석헌 선생처럼 수염 긴 목사가 많은 것도 이채롭다. 춤 세라피 시간에 나와 함께 꼭 껴안았던 정겨운 친척이모 같은 분도 목사란다. 나이와 직분을 떠나서 이루어지는 진솔하고 격 없는 토의는 시간이 늘 모자란다. ‘간판도 없고 십자가도 없고 주보도 없다’는 등등의 더아모 교회의 없음을 말하는 나의 자랑(?)이 끝나자마자 그건 위험하지 않느냐는 중년 신사의 반론이 나와 분위기가 싸늘해진다. 토론 시간이 끝나고 내가 무안해 할까봐 슬며시 나의 등을 두드리며 격려해주는 그 중년 신사(아마 목사라고 추정됨)의 행동이 이 대회의 유연함과 넉넉함을 대변해주는 듯하다. 하여튼 기탄없는 대화가 역사 속으로, 기록 속으로 그렇게 옮겨져 가는 순간이다.
<주가 더 충만한 둘째 날 밤>
둘째 날 밤은 주가 더 충만한 시간이다. 성에 차지 않은 사람들은 숙소뿐만 아니라 외출하여 그런 시간을 만든다. 마음껏 회포를 푼다. 자는 시간이 다들 아깝다. 오래간만에 보내는 밀애의 시간을 놓칠 수 없다는 굳건한 의지가 빛난다. 여전히 밤에 눈들이 더 초롱초롱 해진다. 비록 주로 인해 풀려가긴 하지만 말이다. 동지애는 역시 밤에 주와 함께 싹튼다는 것을 재차 확인하는 현장이다.
<에큐메니칼 진영과
복음주의 진영의 역사적인 만남>
마지막 날 정리된 문건을 영상에 띄워 참석자 모두의 손길을 거쳐 수정하기도 하고 입력하기도 하는 시간이 재미를 더한다. 소감을 나누는 시간에 “소위 복음주의 진영과 에큐메니칼 진영의 실무자들이 만난 것은 역사적인 일입니다. 감격스러워요”라는 누군가의 말로 미루어 꾀나 큰 성과인 듯 보인다. 마지막 순간까지 문건의 조그만 표현하나까지 수정하려는 열정은 이 대회에 거는 그들의 기대와 관심이 여과 없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공동으로 축도문을 낭독하며 맞잡은 손을 서로 놓기가 아쉬워 더욱 꼭 잡는 모습이 3일의 성과 중 최대의 성과가 아닌가 싶다. 이런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실제적인 만남만이 줄 수 있는 성과일 게다. 그리고 대회를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던 진행위원들의 땀 냄새가 더욱 아름답기만 하다. 파발 전령처럼 헐레벌떡 뛰어 다니던 P목사의 숨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듯하다.
마지막으로 누군가에 의해 수정된 한 문구가 머리에 내내 남아 소개하며 참가 소감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됨을 확인하고’
(사실 ‘주님(?) 안에서’ 라고 하는 게 더 맞지 않을까 싶긴 했지만.)
* 뉴스앤조이와 에큐메니안에도 올렸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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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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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포럼 집행위원님들에게 |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님들이 흘린 땀과 눈물이 씨가 되어
조금씩 조금씩 아름다운 기독교사회, 나아가서 세상이 될 거라고 생각하네요.
뭐 , 따로 인사드릴 수는 없고 이래라도 인사를 드려야 될 것 같아서리.
열정때문에 대회 중간에 쓰러지셨던 L 목사님과 마지막 인사 시산을 통해 포옹인사를 했으니 제겐 큰 영광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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