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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 재활용, 삶을 전환할 적정기술빗물은 에너지, 아껴쓰고 다시쓰자 !
류기석  |  yoogise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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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년 05월 30일 (목) 10:12:16
최종편집 : 2013년 05월 30일 (목) 10:44:36 [조회수 : 8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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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농사를 직업으로 삼고 짓는 농사가 아닌 정원을 가꾸듯 농작물을 대하면서 사람과 동물, 나무와 식물, 흙과 돌은 물론 햇빛과 바람, 빗물까지도 생각하면서 텃밭과 정원을 가꾸고 있다.

   
▲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금곡리의 재활용주택 내 '생태정원' 봄 맞이 풍경

언제부터인가 농사에 개체가 아닌 전체적인 디자인을 적용하는 컨셉을 생각하게 되었는데 유럽에서는 이미 주변관계망을 통해 농사를 짓는 퍼머컬처(Permaculture)방식이 생활화 된 것 같다. 이곳에 기본 삶의 정신이 다 들어 있다.

유럽뿐 아니라 호주도 ‘생태 사이클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농업과 토지 이용에 대한 윤리를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바탕위에 세워진 공동체마을이 있다. 대표적인 생태공동체마을은 '크리스털 워터스'이고, 이들에게 교육을 받으면서 구체적인 생태공원마을공동체를 꾸린 곳이 쿠카불라 생태공원마을이다.

쿠카부라 생태공원마을공동체를 잠깐 소개드리자면 생태와 환경보존을 말이나 구호가 아닌 직접 실험하고 적용하는 장으로서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 곳이다. 이들은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지속적인 존립을 위해 다음과 같은 우선순위로 공동체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 호주 쿠카불라 생태공원마을 입구에서 딸아이와 함께

첫 번째는 생태적으로 건강하고 디자인이 아름다운 건축(Ecological Building)이다. 사람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주거공간을 자연재료들로 사용하는데 흙과 돌, 나무, 짚 등을 주재료로 하는 건축방식이다. 물론 기존주택 외에 이동식주택도 몇몇 집들이 활용하고 있었다.

두 번째는 신재생에너지시스템(Renewable Energy Systems)의 구축이며, 세 번째로는 태양에너지 난방시스템(Solar water heating systems)의 활용이다. 태양에너지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설치하는 Earth Pulse Solar주택을 방문하여 태양광과 태양열발전에 대한 교육을 들었으며 이곳은 태양열발전에 관한 교육장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특별했던 것은 이곳 주택 2층은 인근의 교회건물에서 뜯어온 나무로 멋지게 아내를 위하여 꾸몄으며, 아이들의 공간은 기존주택과 맞물리게 시드니에서 폐차된 50년 된 중고열차를 옮겨와 사용하고 있었다.

   
▲ 아이들의 공간은 기존주택과 맞물리게 시드니에서 폐차된 50년 된 중고열차를 옮겨와 사용

네 번째는 지역 유기농 식품의 생산(Local Organic Food Production)과 다섯 번째는 공동체를 지속시키는 것(Community Support), 여섯 번째는 공동체를 운영하기 위한 일들(Community Driven Events) 즉 공동작업과 축제 등은 물론 다양한 사회활동에도 협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마을이다.

필자는 2001년 재활용주택을 짓고 생태정원과 연못을 조성하고는 호주의 생태적 삶을 지향하는 생태공동체마을을 찾았다. 초등학교 1학년인 딸아이와 함께 호주를 우프(World Wide Opportunities on Organic Farms : 일손이 필요한 곳에 가서 숙식을 제공받으며 일손을 도와주는 프로그램)로 방문했을 때 브리즈번에서 3시간 거리에 있는 진진(Gin Gin) 동쪽 번다버그(Bundaberg)사이에 위치한 ‘쿠카불라 생태공원마을(Kookaburra Eco-village)’공동체를 방문했던 것이다.

   
▲ 딸아이와 여행중인 청년이 쿠카불라 생태공원마을 내의 신재생에너지시스템(Renewable Energy Systems) 교육주택 앞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마을입구 등 곳곳에 커다란 호수를 만들어 물을 가두고 수생식물과 야생동물의 서식처를 만들어 놓았던 것이다. 겉보기의 인간중심에서 머문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인간과 동식물이 공존하는 공동체로 계획한 마을로 집집마다 연결되는 진입로는 환경을 해치지 않게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설계하였고 식물과 야생동물들의 움직임까지 배려한 길을 냈다. 마을에는 캥거루가 자유롭게 다니며 무리를 이루고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아열대 관목지대 환경을 보이는 485에이커에서 124에이커가 쿠카부라 마을이고 마을을 감싼 350에이커가 공동소유로 공원으로서 공원이 마을을 감싸않아 자연스럽게 하나로 연결됐다. 즉, 124에이커는 친환경적인 삶을 추구하는 개인에게 분양하고 나머지는 공동으로 관리를 한다.

이곳에서 특별한 집은 필리핀에서 이주해온 분의 주택으로 바나나로 울창한 밀림을 이룬 주택은 겉보기에 허름하기 짝이 없는 생태샤워실과 화장실 등과 집 옆으로 중규모의 저수지 2곳과 집에 빗물을 받아쓰는 저수조통을 별도로 설치한 것이다. 마을 분들은 나의 기준과는 달리 이곳을 최고의 주택이라고 서슴없이 소개했다.

   
▲ 2001년 쿠카불라 생태공원마을 속의 필리핀인 부부의 야생정원과 주택 앞에서 딸아이와 여행중인 청년 그리고 이웃집 미국인 친구와 함께

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기준은 우리와 달랐다. 주택도 많은 돈을 들여 멋지게 꾸민 주택이 아니라 자연과 조화롭고 생태적으로 건강하게 지어진 주택이 최고였다. 더욱이 우리들이 생각하는 빗물은 그저 빨리 흘려보내야 되는 더러운 물쯤으로 생각하지만 잘못된 생각이었다. 빗물은 산과 들 그리고 하천을 되살리는 소중한 자연자원으로 생각하니 지하수를 사용한 만큼 다시 빗물을 땅으로 되돌려 보내주는 것은 당연했다.

이 마을을 자세하게 살펴보니 주택마다 작은 저수지는 물론 커다란 저수조통을 하나씩 보유하고 있었다. 집 앞 작은 저수지에는 한가롭게 오리들이 노닐지만 나중에 요긴하게 사용된다는 생각을 미리 짐작할 수 있었다. 여기서 눈여겨보았던 것은 저수조 통의 크기가 달랐던 것인데 크기가 작으면 물을 마음대로 못쓰기 때문에 불편한 것은 물론 손님들을 함부로 들일 수 없음을 나중에야 알았다. 이곳은 빗물을 모아 놓는 저수조통의 크기에 따라 빈부가 결정되는 듯 했다.

   
▲ 쿠카불라 생태공원마을 내의 미국인 주택, 뒤로 보이는 둥그런 원통이 저수조통이고, 앞에 발을 디딪고 있는 부분이 합병발효를 지원하는 생태정화조

우리들은 다행히 커다란 저수조가 딸린 집 옆 이동식주택에서 묵는 바람에 멋진 이층구조의 생태화장실(부엌쓰레기와 함께 발효시켜 3년에 한 번씩 퍼냄)의 사용과 샤워를 할 수 있었다. 이뿐 아니라 이곳 공동체식구들은 하나같이 빗물이 최고의 식수라고 귀띔했다. 미국에서 이주해온 젊은 부부는 호주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빗물을 최고의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느낀 점은 물은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닌 생명의 에너지라는 것.

여기서 환경선진국 독일을 예로 들어보면 빗물로 지하수를 축적하고 주택가마다 호수나 연못을 만들어 습도를 유지시키는 이른바 '빗물관리시스템'이 잘 정착된 나라이다. 이 시스템은 빗물이 도로나 토양의 부유물질과 섞여 오염된 상태로 하천에 흘러들지 않도록 차단하기 때문에 하천오염을 근본적으로 방지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단다.

여기서 적정기술은 다른 것이 아니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은 물의 취수와 정류, 이송과 공급에 막대한 에너지가 소모된다. 하지만 도시와 농촌의 단독 주택이라면 빗물을 저장해서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당장 먹을 수 있는 빗물 저수조가 필요하다면 약간의 과학적 지식과 빗물 저수조 구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지만 그냥 허드렛물이나 텃밭용으로 재활용한다면 아주간단하다.

우선 먹는 물은 깨끗한 저수조에 숯이나 자갈, 모래, 면천, 타공투습성 도기를 이용해서 필터식 비전력 정수기로 대체할 수 있고, 허드렛물은 지붕 등에서 내려오는 우수관을 찾아 빗물재활용 저수조통으로 바로 연결하면 된다.

   
▲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금곡리의 재활용주택 내 '빗물을 저장하는 생태연못' 풍경

현재 남양주에 살고 있는 필자의 재활용주택은 두 곳에서 빗물을 재활용하고 있다. 우선 집 앞 정원으로 떨어지는 낙수(落水)물은 우수관을 통해 직선으로 빠져 나가지 않도록 생태연못으로 모아지게 했고, 되도록 정원을 한 바퀴 돌아서 천천히 빠져 나가게 만들었다. 이유는 땅 속으로 빗물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한 것, 정원내의 물길을 따라 유입된 빗물은 자갈과 모래층을 거치는 동안 자연정화과정을 거쳐 지하수층으로 흡수된다.

또 다른 빗물재활용은 집 뒤에 있으며 지붕위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우수관을 통해 저수조통으로 모아지게 만들었다. 이 빗물은 집 뒤 텃밭과 정원에 사용하기 위한 물로서 참고사진을 보면 좀 더 정확하게 빗물이 저수조통으로 모아져 재활용하는 실제적인 원리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지붕과 마당에서 모인 깨끗한 빗물과 도로 우수관을 통해 모여든 더러운 빗물의 수질은 하늘과 땅 차이다. 지붕 등에서 모인 가정집의 빗물이 1~2급수 정도로 오염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면 도로를 거쳐 모인 빗물은 거의 폐수에 가까운 4~5급수여서 처리비용을 계산한다면 엄청난 차이가 난다고 한다. 이렇듯 세상을 바꾸는 적정한 기술은 우리생활 속에 얼마든지 있다.

   
▲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금곡리의 재활용주택 뒤쪽 '빗물을 저장하는 저수조통'과 생태텃밭 풍경

특히 '지하수는 사용하는 만큼 넣어 주어야 하는데 지금은 집어넣는 것 보다 더 많이 쓰고 있어 문제란다.' 선진국 독일은 개인이 건축물주변에 빗물을 스며들게 하는 작업(보도블럭이나 구멍을 뚫은 바닥제를 깔아 놓으면)하면 정부보조금이 나온다고 한다. 빗물은 소중한 에너지이기도 하지만 하천오염을 줄이는 기본적인 차원에서라도 개인과 시민단체, 기관, 정부 등이 머리를 맞대 빗물관리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삶을 전활할 적정기술은 한번 해보기가 어렵고 불편하지만 한 번만 따라해 보면 쉽고 재미있는 생활기술이다. 그리고 영속적인 지구환경을 위한 친환경적이고 생태순환적인 생활을 지향하는 분들이라면 쉽게 실천해 볼 수 있는 생활기술은 빗물재활용을 비롯하여 생태화장실(톱밥과 EM 사용)만들어 사용하기, 퇴비장 만들기, 천연질소거름인 소변액비 만들기, 한 평 텃밭과 정원 가꾸기, 지렁이 키우기 등 곳곳에 많다.

   

 

<빗물 재활용에 대한 생활메모>

■ 빗물 저수조통은 빗물저장탱크 앞단에 오염된 초기 빗물을 걸러내는 간단한 바이패스장치를 설치해 주는 게 좋다.

■ 빗물저장탱크(흰색이나 노란색)가 햇빛에 바로 노출되면 빗물속의 유기물이 광합성작용으로 녹조가 발생하고 미생물에 의해 물이 부패될 우려가 있으니 빗물저장탱크에 햇빛을 가리는 차 양막이나 해가림판을 설치해 주는 게 좋다. 빗물저장용기는 여름철에는 외부의 햇빛을 차단하여 서늘하게 하는 것이 좋고, 겨울철에는 물이 얼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므로, 단열(보온)덮개로 감싸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빗물은 세탁, 목욕(머리감기)도 아주 잘 되고, 설겆이 및 수세식화장실에도 사용할 수 있고, 심지어 주변 환경이 깨끗한 지역에 내리는 빗물은 오염이 덜 되어 잘 정화(휠터링)하면 비상용 음용수로도 이용할 수 있으니, 활용도를 넓혀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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