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성령강림절 기간입니다. 다음 주일은 교회력 상으로 삼위일체주일이라고 합니다. 구약의 하나님과 신약의 예수님을 이어서 오순절날 성령님이 강림하심으로써 우리 인간에게 삼위일체 하나님이 모두 오셨음을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삼위일체의 정의는 참으로 난해한 문제입니다. 초대교회 시절에 삼위일체론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이단으로 몰려버린 가슴 아픈 역사가 있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한 분의 하나님께서 역할이 세 종류라는 주장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세 분의 하나님께서 협력하신다는 이론도 맞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사실 성경에는 삼위일체라는 용어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삼위일체의 정의를 모르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 삼위일체의 정확한 실체는 예수님이 다시 오시는 그날까지 그냥 신비로 남겨놓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삼위일체의 정의보다도 삼위일체 하나님은 어떤 분인지에 대해 말씀을 드려보고 싶습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삼위일체 하나님은 우리에게 어떤 분이겠습니까? 저는 삼위일체주일을 맞이하여 삼위일체 주일 교회력에 의한 성서일과의 말씀들을 가지고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해 다음과 같은 주제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1. 삼위일체 하나님은 천지만물과 인간을 지으신 분입니다.(시 8) 

1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주의 영광이 하늘을 덮었나이다

2 주의 대적으로 말미암아 어린 아이들과 젖먹이들의 입으로 권능을 세우심이여 이는 원수들과 보복자들을 잠잠하게 하려 하심이니이다

3 주의 손가락으로 만드신 주의 하늘과 주께서 베풀어 두신 달과 별들을 내가 보오니

4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

5 그를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 영화와 존귀로 관을 씌우셨나이다

6 주의 손으로 만드신 것을 다스리게 하시고 만물을 그의 발 아래 두셨으니

7 곧 모든 소와 양과 들짐승이며

8 공중의 새와 바다의 물고기와 바닷길에 다니는 것이니이다

9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이 말씀은 시편기자인 다윗이 하나님께서 천지만물을 창조하시고, 그중 인간을 특별히 생각하신 것으로 인해 찬양을 드린 내용입니다. 창조주의 영광을 높이며 만물에 깃든 하나님의 영광과 인간의 존귀를 찬양한 내용입니다.  

1절에는 여호와 하나님을 우리 주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우리'라는 말로 미루어 보아 이 시는 이스라엘 공동체에 의해 암송된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마치 우리가 예배 시간에 주기도문이나 사도신경으로 고백하듯이, 혹은 교회력에 의한 성서일과에 따라 성경을 묵상하듯이, 이스라엘 공동체에는 절기별로 낭송을 하거나 암송을 하는 성경구절들이 있었는데, 이 시도 그중 하나로 여겨집니다.  

3절에는 주의 손가락으로 만드신 주의 하늘과 달과 별이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시편기자인 다윗은 주의 손가락으로 천지를 만드셨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광활한 우주를 하나님께서 간단하게 창조하실 수 있었다는 사실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천지 창조의 생생한 현장을 우리에게 전달해 주기 위해, 다윗은 이러한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4절에는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저를 생각하시느냐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 광활한 천체에 비해 인간은 참으로 보잘것없는 존재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인간이 하나님의 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에 다윗은 크게 놀라며,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높이 찬양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어서 나오는 '인자'란 말은 앞 절의 '사람'과 동의어입니다.  

그 사람 혹은 인자를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 영화와 존귀로 관을 씌우셨다고 노래합니다. 시편기자는 여호와 우리 주님의 이름이 온 땅에 너무 아름답다고 노래하며 시를 맺습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천지만물과 인간을 지으신 분입니다. 그의 이름은 정말 아름다운 이름입니다. 천지만물과 우리 인간을 지으신 아름다운 이름, 삼위일체 하나님과 늘 동행하시는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2. 삼위일체 하나님은 우리에게 평화와 소망을 주십니다.(롬 5:1-5) 

1 그러므로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니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평을 누리자

2 또한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믿음으로 서 있는 이 은혜에 들어감을 얻었으며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고 즐거워하느니라

3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4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

5 소망이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아니함은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은 바 됨이니

이 말씀은 사도 바울이 그리스도인들은 평화를 누리며, 어려움 속에서도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소망을 가질 수 있음을 교훈한 내용입니다. 칭의의 결과를 보여주는 내용에 해당합니다.  

1절에서 사도 바울은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또한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믿음으로 서 있는 이 은혜에 들어감을 얻었으며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고 즐거워한다고 가르칩니다.  

또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평을 누리자고 얘기합니다. 사도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죄인 된 인간과 의로우신 하나님 간에 평화의 관계를 맺게 해주는 주체이신 것을 설명했습니다.  

우리는 환난 중에서도 즐거워 할 수 있는데, 환난은 인내와 연단을 거쳐 소망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마치 용광로에서 금이 여러 번 단련됨으로써 정금과 순금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성도는 여러 가지 시험과 환난을 참고 견딤으로써 그 자신이 정화된다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신앙을 소망의 관점에서 접근했습니다. 성도는 불 시험과 같은 연단을 통해서 하나님의 자녀로 인정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인식함으로써, 부활에 대한 소망이 구체화되고, 그 소망만을 붙잡게 됩니다. 바울 사도는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는 소망이 세상적 지식뿐만 아니라, 부단한 영적 지식을 통해 성도의 삶 속에 확고하게 자리 잡게 됨을 얘기한 것입니다.  

사도 바울이 얘기한 평화와 소망은 지금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임할 수 있음을 믿습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우리에게 평화와 소망을 주십니다. 삼위일체 하나님과 늘 동행하시며 평화와 소망을 얻게 되는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3. 삼위일체 하나님은 우리에게 지혜를 가르쳐 주십니다.(잠 8:1-4, 22-31)  

1 지혜가 부르지 아니하느냐 명철이 소리를 높이지 아니하느냐

2 그가 길 가의 높은 곳과 네거리에 서며

3 성문 곁과 문 어귀와 여러 출입하는 문에서 불러 이르되

4 사람들아 내가 너희를 부르며 내가 인자들에게 소리를 높이노라

22 여호와께서 그 조화의 시작 곧 태초에 일하시기 전에 나를 가지셨으며

23 만세 전부터, 태초부터, 땅이 생기기 전부터 내가 세움을 받았나니

24 아직 바다가 생기지 아니하였고 큰 샘들이 있기 전에 내가 이미 났으며

25 산이 세워지기 전에, 언덕이 생기기 전에 내가 이미 났으니

26 하나님이 아직 땅도, 들도, 세상 진토의 근원도 짓지 아니하셨을 때에라

27 그가 하늘을 지으시며 궁창을 해면에 두르실 때에 내가 거기 있었고

28 그가 위로 구름 하늘을 견고하게 하시며 바다의 샘들을 힘 있게 하시며

29 바다의 한계를 정하여 물이 명령을 거스르지 못하게 하시며 또 땅의 기초를 정하실 때에

30 내가 그 곁에 있어서 창조자가 되어 날마다 그의 기뻐하신 바가 되었으며 항상 그 앞에서 즐거워하였으며

31 사람이 거처할 땅에서 즐거워하며 인자들을 기뻐하였느니라 

이 말씀은 태초부터 주님과 함께 했던 지혜가 사람들을 부른다는 내용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주는 지혜의 탁월함과 그 근원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절에는 지혜가 부르지 아니하느냐 명철이 소리를 높이지 아니하느냐 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그런데, 본문에서 의인화된 지혜가 외치고 있는 장소들은 모두 공공장소입니다. 그가 길 가의 높은 곳과 네거리에 서며, 성문 곁과 문어귀와 여러 출입하는 문에서 부르고 있습니다.  

이것은 지혜의 권고가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것이란 걸 나타냅니다. 또한 지혜는 생명을 지향하는 것이기에 항상 어디서나 떳떳할 수 있음을 말합니다.  

22절부터의 내용을 보시면 지혜는 태초부터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30절은 지혜가 창조자였음을 나타내 주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구약신학에서는 이 지혜를 예수님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태초에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실 때 말씀과 지혜의 모습으로서 함께 창조에 임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지혜는 천지만물을 창조하실 때에 함께 기뻐하였습니다. 31절에는 인자들을 기뻐하였다는 구절이 나옵니다. 여기서의 인자는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이제 지혜는 최종적으로 자신의 피조물 중 가장 탁월한 존재인, 인간에 대한 기쁨의 표현으로 자신의 창조 사실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러한 지혜를 가르쳐 주십니다. 지혜는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선물이며 은총입니다. 삼위일체 주일을 맞이하여 지혜를 사모하며 지혜를 충만히 누리는 십자성의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바랍합니다.  

4. 삼위일체 하나님은 우리를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십니다.(요 16:12-15)  

12 내가 아직도 너희에게 이를 것이 많으나 지금은 너희가 감당하지 못하리라

13 그러나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니 그가 스스로 말하지 않고 오직 들은 것을 말하며 장래 일을 너희에게 알리시리라

14 그가 내 영광을 나타내리니 내 것을 가지고 너희에게 알리시겠음이라

15 무릇 아버지께 있는 것은 다 내 것이라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그가 내 것을 가지고 너희에게 알리시리라 하였노라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장차 오실 성령이 진리로 인도하며 모든 것을 알려주실 것이라고 가르치신 내용입니다. 주님께서 고별 강화를 마감하시며 보혜사 성령의 의무에 대해 가르쳐 주신 내용입니다.  

13절을 보시면 진리의 성령이 오셔서 제자들을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실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스스로 말하지 않고 오직 들은 것을 말할 것이라고 나옵니다.  

성령이 말씀하시는 것은 예수님께서 선포하셨던 말씀에 대한 단순한 보충이 아니라, 성부께서 계획하셨고 성자께서 선포하고 실행하셨던 전 구속 사역에 관한 말씀의 의미를 풍부하게 드러내는 것입니다.  

여기서 '들은 것' 이라는 단어는 헬라어 원어성경에서는 현재 시제로 언급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성령님이 지금도 끊임없이 성부와 성자로부터 말씀을 듣고 사역하심을 의미합니다. 이는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 하나님이 함께 사역하심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삼위일체 하나님은 함께 우리를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십니다. 삼위일체 주일을 맞이하여 우리를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는 삼위일체 하나님께 찬송과 영광을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