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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십 즈음에 텅 비어버렸다, 그런 김에 떼제에 간다!
이필완  |  leewaon3@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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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년 04월 30일 (화) 09:44:12
최종편집 : 2013년 05월 01일 (수) 00:15:19 [조회수 : 5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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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십 즈음에 텅 비어버렸다

   
▲ 조이체 떼제방문 프로젝트를 위해 몇차례 준비모임을 가졌다. 인천 여성노동자회 한켠에 딸린 조목사님 숙소에서
* 내일부터 14일간, 조화순목사와 최병천장로(신앙과지성사)와 셋이서 죽이 맞아 독일 프랑크푸르트 이영빈(김순환) 목사님네 들러, 프랑스 떼제공동체에 다녀오기로 했다. 4달 전부터 준비한, 돈은 많이 들지만 내겐 소중한 프로젝트다.  

소백산 달밭골 산막에서 지낼 땐 그래도 이렇게까지 시간이 빠르게 흐르진 않았었지 싶다. 깊은 산과 계곡을 벗 삼아서 살았기 때문인가 보다. 여기 충남 서천 동생네 집에 내려와 함께 농사지으며 살기... 시작한 이후로는 날짜가 엄청 빠르게 흘러간다. 눈 감았다 뜨면 한 주일이고 또 다시 눈 감았다 뜨면 한 달이다, 동생네 농사를 돕는 일이 힘겨워서가 아니라 세상과 교회와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어정쩡하게 살아가는 삶의 위치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그야말로 난 안팎이 텅 비어 버렸다.  

   
▲ 올부터 국화기르기를 다시 시작했다. 10여년전 강화 교동섬 난정교회서 목회할때 어느 목사님에게 배워서 일년에 대국 포함 500여개의 화분을 키워냈었다. 지금은 종자가 없으니 어쩔수없이 50여종의 대국, 소국 묘목을 구입해 번식에 함쓰고 잇다. 늦가을엔 국화 천지가 될꺼다.

해 뜸에 맞춰 이른 새벽에 일어나면 성경 한 구절 펴들거나 떼제 찬양을 들으면서 잠시 생각을 한다. 그 뿐이다. 그리고 한 시간여 인터넷 서핑을 한다, 그저 매일 하는 일상의 버릇일 뿐이다. 이미 개인적인 이메일이 끊어진 지는 몇 년 지났고 딱히 세상과 교회 상황들에 대해 무슨 기대를 갖는 것은 아니면서도 불구하고 그래도 혹시나 하고 뭐나 있지 않을까하고 쓸데없이 검색이나 해대는 폼이 누가 무직자 아니랄까봐 서럽기만 하다,

 

 

다 내려놓고 나서 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동안의 생각을 정리하고 부지런히 글도 쓰고 이젠 정말 자유로워졌으니까 더 많이 돌아다니고 싶었다. 내려놓고 나서 너무 편안하고 안락한 삶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생각이 정리되기는커녕 어지러울 때가 더 많다. 글쓰기는커녕 한 글자도 나아가지질 않는다. 육십 되면 톨스토이나 토스토에프스키 같은 글쟁이가 되어 그럴듯한 소설 한편 쓸 것이라 했는데 이젠 다 틀린 것 같다.

안해는 소백산 산막에 이어 이곳 서천 동생네 집에도 매 주말마다 기차 3시간 타고 내려온다. 농도생협 근무하는 일도 만만찮을 터이고 두 아들과 데리고 사는 대학생 조카도 근처 홀로 사시는 친정어머니 돌보는 일도 여간 힘들 텐 데 지극 정성이다. 내려와 이틀이라도 함께 지내는 게 쉼에 좋단다. 사실 안해가 여기에 내려와도 언제나 할 일이 많다. 제수씨도 인근 사회복지 시설에 출근하기 때문에 농사일도 도와야하고 반찬도 챙겨주고 틈틈이 냉이도 캔다.

 

   
▲ 당당뉴스 시작할 때쯤 구피새끼 5마리서 시작했었는데 심자득목사네부터 그동안 여러 사람들에게 분양해 주고도 한 200여 마리가 우굴거린다. 사실 구피보다는 수초 키우는 재미가 더 쏠쏠하다

 

자작으로 배워 보려고 교육용 중고 아코디언 한 대를 구입했었다. 5년여 지나도록 손도 대보지 못했다. 틈틈이 일본어, 영어, 중국어 회회 좀 챙겨야겠다고 다짐했었지만 변화가 없다. 책들도 잔뜩 녹이 슬었다. 서울집서 애써 가져온 열대어 어항에서 구피와 수초 키우는 게 주요 심심풀이다. 지난 겨울엔 추위 탓하다가 뒷산 오르기도 시들해졌다. 다행이랄까 인터넷으로 국화묘 36종 100개를 구입해 화분에 옮겨 심고 꽃샘추위 탓에 급조 온상도 만들었다.  

   
▲ 나의 오랜 벗인 세경이와 산돌이. 소백산 산막시절부터 함께 사는 3년 지기들이다.

헤매며 살다보니 어느 덧 육십 즈음이란다. 사람들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데, 당뇨, 고혈압, 통풍, 관절염 등 고질병으로 제때 약 찾아 먹으면서 골골한 탓에 어쩌면 삼십년을 더 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살아가야할 삶의 무게가 무거워졌다.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할까나! 요즘 들어 기억력은 왜 이처럼 급속도로 떨어지기만 하는 지 걱정이다. 자꾸만 깜박깜박 한다. 자꾸만 세경이와 산돌이가 부럽다.

더 늦기 전에 한국교회와 감리교회, 신앙과 교리, 특히 예수살기에 대해 나 만의 방식으로 정리해 보고 싶은 욕심이 난다. 추리소설도 한편 이상 써야겠다. 농촌에서의 삶과 환경적 삶, 그리고 공동체 영성이 함께 어우러짐 대한 기대와 관심도 반드시 구체적으로 키워보련다. 강화 교동 목회 때의 짤막한 경험을 기억해 국화 재배를 시작했으니 잘 번식시켜 보리라. 장가를 가지 못했는지 안가는 지 두 아들에 대한 걱정도 하고 이제 힘들어 더 이상 근무하기 힘들 것 같다는 안해의 근심에도 더욱 귀 기울여야겠다. 

 

   
▲ 동생과 일구는 하우스, 급작스런 동생의 발목 부러지는 사고로 일순간 몽땅내 일이 되어버렸다
내 방엔 조카가 쓰던 피아노가 한 대 심심하니 놓여 있다. 이 글 쓰면서 겨우 바라봤다. 난 피아노 치기, 노래 부르기도 좋아 했었는데 웬 걸, 지금은 음정도 잡히지 않는다. 그래도 피아노 소리를 울려봐야 하지 않을까? 안해가 기타로 함께 하면 더욱 멋지겠다. 그래 그렇지 노래 잘 부르는 안해를 위해 조그만 무대를 마련해 주기로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 이런 저런 이유로 산에 잘 오르질 못하니 동생과 배드민턴이라도 자주 쳐야겠다.

그래 되던 안 되던 습작시간을 늘여가야 한다. 하루 한번 당당뉴스 뉴스레터 발송해주는 일 등을 돕는 것에서 나아가서 기사 한 줄이라도 더 올려주어야겠다. 올해는 이곳 동생네 한 귀퉁이에 조그만 집 한 채라도 지어 살아가야한다. 자금이 전혀 없으니 언제 될까 싶지만 아무튼 기초라도 파서 올리면서 시작하면서 조금씩이라도 길을 열어 보아야한다. 옆에서 새록새록 잠자고 있는 안해의 얼굴은 여전히 밝고, 맑은 아침이 또다시 시작된다더 보기 (이 글은 최근 발행된 '샘'지 36호에도 실렸다)

 

 
조,이,최가 떼제 여행을 떠난다

박흥규, 최완택, 이현주, 김진춘, 조화순 목사님 들... 어른들 중에 그저 멀리서나마 마음에 품고 살아온 분들이다. 자주 뵙고 지낸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 가끔 지나쳤을 뿐이다. 그중에 특히 조화순 목사는 돌이켜보니 가까이 지낸 경험이 별로 없었다. 칠순 때 그리고 한 두 차례 소고기 사들고 찾아뵌 기억뿐이다.

그런데 조화순 목사와 한동안 가까이 지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신앙과지성사 최병천 장로가 더 늦기 전에 조화순 목사 모시고 함께 떼제공동체 방문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을 했다. 비행기 값은 자기가 댈 터이니 떼제 오고가면서 조화순 목사 이야기를 정리하는 인터뷰 여행을 하자는 것이었다.

   
혹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마침 조 목사님도 떼제여행을 꿈꾸고 있었단다. 단박에 죽이 맞았다. 단 비행기 값 말고는 각자 여행비용을 분담하자는 조 목사님의 제안을 받아들여 항공편 예약과 유레일패스와 기차 예약 등 일사천리로 준비가 진행되었다.

물론 난 개인적으로 적지아니 부담스러웠다. 글발도 시원치 않은데다가 시력도 옛 같지 않고 최소한의 비용도 없거니와 무엇보다도 목회와 당당뉴스를 그만둔 지 3년여 이젠 글쓰기 자체가 녹녹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내겐 30대 초반부터 키워온 꿈이 있었다. 60대가 되면 본격적으로 글을 써보자는 꿈이었다.

가족들의 지원도 한몫했다. 갤럭시 노트 10.1을 구입해주고(한창 인터넷에 앞선다했지만 스마트 폰 조차 언감생심이었던 나에게) 안해는 꼬깃꼬깃 모아놓았던 150만원을 개인 부담 여행비용으로 선뜻 내놓았다. 엉겁결에 발목이 부러져 당분간 농사일을 하지 못하게 된 동생네 부부도 등을 떠밀었다.

일정 준비와 유레일패스, 철도예매, 떼제 참가 신청 등을 인터넷으로 하느라고 진을 뺐다. 떼제 관련 자료도 챙기고 조화순 목사 관련 자료들도 숙지해야했다. 생존하신분과의 이야기가 단순한 연대기로 흐르지 않도록 인터뷰 구상도 미리 해야 했다.

주요 장비는 갤노트10.1. 마이크로 sd카드, 휴대용녹음기, 수첩, 10년여 사용한 구식 디카 등이다. 물론 용돈은 없다. 쓸 일도 없을 것이다. 생수 정도는 일행이 마련해 주겠지. 배낭도 아주 가볍게 하련다. 언어장벽이 있겠지만 그건 껌 값일 터...

싼 항공편을 택하느라 호치민 경유 베트남항공이다. 12시간 정도의 경유시간은 호치민 현지에 파송된 배경수선교사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기착지가 독일 프랑크푸르트인지라 90대인 이영빈 목사, 김순환 선생 댁을 2박3일간 방문키로 했다.

떼제공동체는 한적한 프랑스 시골이다. 한여름엔 수천 명의 젊은이들이 찾아 기도하고 노래하는 곳이다. 여기선 지금은 현지에 계시지 않고 한국에 들어와 있는 신한열 수사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5일간 젊은이들 사이에서 하루 3차례 기도하고 노래한다.

다시 돌아오는 뱅기 타러 프랑크푸르트에 가기 전 이틀간은 파리에서 지낸다. 최병천 장로네 교회 교인 딸내미가 거기 살아 도움을 받을 예정이다. 어차피 관광이 목적은 아니지만 제법 즐거우리라. 암튼 프랑스 떼제에서 한국 교회와 목회자들을 다시 생각하며 바라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하여간 이필완과 최병천은 당당한 화순 씨를 모시고 떼제에 간다!

조이최의 떼제 다녀오기 일정

참가자 조화순 CHO WHASOON 최병천 CHOI BYUNGCHEON 이필완 LEE PILWAN

 

   
▲ 조화순목사 팔순 모임에서
인천공항 출발 5월1일 10:15 > 13:25 호치민 도착 – 배경수 안내 > 23:5 호치민 출발
프랑크푸르트 도착 5월2일오전6:30 > 기차 이영빈 목사 Badsogem salmuncten 1박 [하루 민박예약]
5월3일 프랑크푸르트 관광 혹은 유레일패스로 하루정도 기차여행 확인

푸랑크푸르트역 5월4일 6:54분 파리행[4시간 소요](유레일 예약 완료) 10:54분 도착 이동
파리 리옹역 5월4일 12:53분 발 마콩행 14:29분 도착(예약완료)
마콩에서 주변 산책 후 버스 타고 떼제공동체로 > 8시 이전 떼제 공동체 도착

떼제 공동체 경험 5월4일 저녁 8시부터 5월8일 아침까지 4박5일
5월8일 6시 기상 > 버스나 택시로 마콩역 >

마콩역에서 파리 리옹역 8:31분 출발행 TGV 10:15[직행1시간37분 소요] [예약완료]
파리에서는 최병천장로 소개자의 안내로 5월11일 이른 아침까지 [숙박 및 일정 확인]
5월 8일 오후 도착, 9일 종일, 10일 종일 * 유레일패스로 하루정도 기차여행 확인

파리동역 5월11일 오전 7시6분 /3시간52분 소요 [예약완료] >프랑크푸르트도착 10:58
프랑크푸르트 공항 14:35 출발 >12일 7:05 호치민 도착 >12일 23:35 호치민 출발
인천공항 도착 5월13일 6:40

● 공동비용 환전및 관리, 비행기 왕복 예약 확인, 호치민 경유 일정 확인 / 최병천
● 떼제공동체 예약 확인[KR-12-131160], 신한열 수사에게 떼제 연락 확인 / 이필완
● 유레일 패스, 떼제베등 기차 여행 예약 일체 확인 / 이필완 
● 프랑크푸르트 이영빈 목사 방문 일정, 숙박 지원과 파리에서의 일정, 숙박 지원 확인 / 최병천
● 일정 관리 인터뷰 기록 및 촬영 / 이필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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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배 (71.177.205.11)
2013-05-04 11:11:02
반갑 습니다.
오랫만에 당당뉴스에 들려 반가운 이름을 보았는데... 사진 속의 집이 고 권영수가 살았던 곳이라면 내가 두어번 가본적이 있는것 같고요.
건강 잘 챙기시고 텅 비었으니 새 것으로 가득 채울 수 있어 좋겠습니다.
좋은 여행 되세요.
리플달기
6 9
윤바울 (220.125.164.104)
2013-05-02 22:49:57
즐겁게 잘 다녀오셔.
오랜만이네요. 사진을 보니 건강해 보이네? 면도도 하시구.
한 일이 없는게 아니라 자질구레한 일들이 너무 많은 것 같네.
나도 떼제도 가고 싶고, 산티아고 길도 걷고 싶은데 시간이 안돼.
그래서 제주 올레길이라도 자주 걸으면서 대체욕구를 채우네요.
작은 교회라도 목회하면서 매여 있으니 마음대로 할 수 없잖아?
당신이 행복한 사람 같습니다. 다녀와서 충주로 한번 내려오셈.
맛있는 송어회로 대접할께요.ㅛㅛㅛ. 충주 동기생.
리플달기
7 9
박평일 (72.196.234.24)
2013-05-02 06:17:11
잘 읽고갑니다.

비움, 참 쉽고도 어려운 이야기지요.
짧고도 긴 이야기도 하고...

비움과 행복은 정비례한다.
불행과 집착도 정비례한다.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리플달기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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