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value)란 어떤 사물이나 사상(事象)의 값이나 중요성, 특별성, 차별성 등을 나타내는 말로 흔히 진(眞),선(善),미(美),성(聖),자유,정의,평화 등을 포괄한다. 가치론(axiology)이란 '가치있는'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axios와 '학문'이라는 뜻의 logos의 합성어로 가장 넓은 의미에서는 '선'(善) 또는 '가치'에 관한 철학적 연구를 뜻하는 용어로 쓰인다.

가치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을 말하였다. 정신적인 차원과 물질적인 차원에서 나누어 접근하기도 하여, 인간의 행복과 정신적 쾌락, 인간의 도리의 실행, 자연과의 합일 등을 정신적 가치로 추구한 성현들이 있으며, 도리어 물질에 의해 영향 받는 인류의 역사적 현실을 설명한 유물론적 철학을 주장하기도 한다. 가치를 도구적 가치와 본질적 가치, 즉 수단으로 좋은 것과 목적으로 좋은 것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가치'라는 용어는 본래 ‘어떤 것의 값’을 의미했으며, 18세기 정치경제학자 애덤 스미스(A. Smith)의 저서에서 볼 수 있듯이 주로 교환가치라는 경제학적 의미로 쓰였다. 가치의 의미가 확대되어 더 넓은 철학적 관심영역으로 들어온 것은 19세기의 다양한 사상가와 학파의 영향 때문이었는데 로체(Rudolf H. Lotze, 1817~1881)와 알브레히트 리칠 (Albrecht Ritschl, 1822-1889)등 신칸트주의자 등에 의해서 였다.

다른 차원에서 모든 기존 가치의 전도를 주장했던 프리드리히 니체와 이론적으로는 알렉시우스 마이농(Alexius Meinong, 1853-1920)과 에렌펠스(Ehrenfels,Christian (Freiherr) von , 1859.~1932)과 <가치론 개요 Grundriss der Axiologie〉(1909)를 쓴 철학자 하르트만(Hartmann, Karl Robert Eduard von,1842~1906)등이 가치를 설명한 대표 학자들이다.

존 듀이는 〈인간본성과 행위 Human Nature and Conduct〉(1922) 및 〈가치평가론 Theory of Valuation〉(1939)에서 실용주의적 해석을 제안하고 수단과 목적을 구분하는 태도를 뛰어넘으려 했다. 그의 이런 시도는 건강·지식·덕처럼 인간생활에 실제로 있는 많은 것들이 수단과 목적이라는 2가지 의미에서 모두 좋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그 외에도 가치를 더 세분해서 도구적 가치, 기술적 가치 또는 전체의 부분으로서 좋은 기여적 가치와 전체로서 좋은 궁극적 가치를 구분하기도 했다. 역사상 성인들은 일찍 무엇보다도 인류의 궁극적인 가치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소크라테스는 지혜를, 부타는 자비를, 공자는 인애를 그리고 예수님은 사랑을 인류가 지향할 궁극 가치와 도덕으로 제시하였다. 공자의 조문도석사가(朝聞道夕死可)란 말은 참된 가치의 의미를 말해주고 있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마 6:33)란 예수님의 말씀도 더 나은 것을 추구하기를 강조하신다.

오늘 날 사회의 혼돈과 갈등의 많은 부분이 더 높은 가치, 더 넓은 시각, 더 보편적인 진리, 더 많은 사람에게 유익한 정책을 지향하지 않고, 찰나적이며, 더 낮고 지엽적인 목적을 탐하거나 더 편협한 진리와 파당적 이익을 목적으로 할 때 발생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남을 나와 동등하게 여기며 내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값지고 어려운 일인가를 느끼게 한다. 더 높은 가치를 지향하는 것은 인류발전의 긴 스펙트럼을 통해 진행해온 방향이다.

경영의 현장에도 이런 흐름은 일관되게 진행되어 오고 있다. 역사적으로 한 기업과 한 조직의 이윤극대화만을 목적으로 치닫던 기업들은 거의 몰락하거나 다수 소비자의 외면을 받아왔다. 그리고 그런 조직은 오래 유지,성장하지 못하고 쇠퇴하였다. 기업이윤 극대화 보다는 소비자와 고객의 만족과 가치를 지향하던 기업이 더 발전하고 오래 성장해오고 있다.

지역사회와 동시대 공동체의 아픔과 이슈에 민감하게 대응하던 조직이 더 성장하고 발전한 것이 역사의 가르침이다. 다양한 인류 보편적 가치와 주제들이 경영학에서 대두되고 있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포터(M. Porter) 교수의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주장, 인도 출신인 시소디아(R.S. Sisodia) 교수의 '깨어 있는 자본주의(conscious capitalism)'와 사랑받는 기업에 대한 관심, 코틀러(P. Kotler) 교수의 마케팅 3.0의 화두로 영혼과 영성을 강조하고 있는 점, 폴 애들러(P. Adler) 교수가 기업을 협력적 공동체로 규정한 점 등은 더 높고 더 보편적인 가치가 이제 경영의 핵심 주제가 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선한 기업과 따뜻한 자본주의, 창조경영과 창조적 자본주의는 더불어 함께 사는 공동체의 가치와 이웃의 기아와 질병과 불행의 해소가 나와 전 공동체의 행복에로 나아가는 한 걸음임을 깨닫고 경영의 현장에 적용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나(I)를 뛰어 넘어 너(You)와 그(He & She)를 이해하고 바라보는 결단은 어려우나 늘 발전하고 성공의 방향으로 우리를 인도했음을 역사는 말해주고 있다.

*연합기독뉴스(2013.4.3)에도 실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