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되느냐 하는 것이 관심거리다. 인간은 나면서부터 무엇이 되느냐에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그만큼 가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릴 때 꿈을 물으면 한 결 같이 모두 이 ‘되기’에 목표를 맞추고 있다. 대통령, 장군, 의사, 판사, …. 요즘은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가 그 상위를 차지한다.

그런데 그 ‘되기’의 뒤에는 명예와 권세,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물질의 풍요가 도사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시대에 따라 ‘되기’의 선호도가 자꾸 바뀐다. 예전에야 어디 스포츠맨이나 연예인을 알아주기나 했는가. 부와 명성이 따르는 직업군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랬다. 그러나 요즘은 연예인으로 떴다 하면 모두가 좋아라 하는 인기는 물론 돈방석에 앉는 건 시간문제다.

내 어릴 땐 교사라는 직업이 지금처럼 인기가 없었다. 후학양성이라는 숭고한 정신에도 불구하고 박봉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좀 과장하면, 교사자격증을 따는 게 별 따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안정적인 수입과 적당한 휴식, 그리고 노후가 보장되는 공무원이기 때문이다.

공무원은 말해 무엇 하랴. 내 어릴 때는 면사무소 말단 공무원은 고등학교 나와 적당히 들어갈 수 있는 자리였다. 지금은 전혀 다르다. 대학을 졸업한 이들도 머리를 싸매고 학원까지 다녀야 가까스로 들어갈 수 있다. 조금 과장해서 말이다. 모두 안정적인 수입과 노후보장 때문에 그렇다.

이처럼 우리의 ‘되기’는 시대에 따라 선호도가 바뀌어 왔지만, 한 결 같은 건 그 ‘되기’가 삶의 목표라는 거다. ‘되기’를 삶의 목표 삼는 걸 이대로 내버려둬도 되는 것일까? 실은 ‘되기’는 삶이 목표도, 목적도,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도 아니다. 실은 무엇을 할 것인가가 관심이어야 한다.

‘되기’엔 성공했는데 ‘하기’에 실패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대통령은 되었는데 대통령의 일은 하지 못한다면, 장관은 되었는데 장관의 일은 못한다면, 목사는 되었는데 목사로서 해야 할 일은 못하고 다른 엉뚱한 일만 한다면, 과연 성공한 삶일까.

‘되기’에 목표를 두고 산 인생들의 몰락을 매스컴을 통해 만날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낀다. 유명한 연예인은 되었는데, 연예인으로서의 삶에서는 실패하는 이들 소식이 너무 많다. 비단 연예인뿐이 아니다. 목사 되기에 성공한 목사들의 목사 하기에 실패했다는 소식들도 넘쳐난다.

‘저게 아닌데.’ 맞다. 그런 게 아니다. 우리가 추구하고 목표 삼아야 할 것은 ‘되기’가 아니라, ‘하기’다. 무엇이 되느냐도 문제지만 무엇을 하느냐가 문제다. 감독이 되느냐보다 감독직을 잘 하느냐가 중요하다.

이번에 연회에서 세종지방의 감리사직을 맡으면서 이런 생각이 더욱 무럭무럭 일었다. 연회 석상에서 어느 감리사를 불법으로 뽑았다며 무효라고 항의하는 발언을 들으면서, 불법을 행한 사람도 불법을 항의하는 사람도, 혹시 ‘되기’에 너무 흥분하는 건 아니지 생각해 볼 일이다. 또래들이 한두 번 씩 감리사를 지낸 지금에야 아주 늦게 감리사로 추대되었으니 이젠 감리사 하기에 성공해야겠다고 다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