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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장관의 기자회견, 뭐지? 뭐였지? 무슨 말을 한거지?
방현섭  |  racer6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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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년 04월 11일 (목) 17:03:15
최종편집 : 2013년 04월 11일 (목) 19:24:03 [조회수 :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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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인터넷 뉴스에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오후 네시에 기자회견을 통해 성명을 발표한다고 떴다. 두말 하면 잔소리로 지금의 상황이 너무 엄중하고 긴박하다보니 통일부 장관이 성명을 발표한다는 말에 두 귀가 쫑긋했다. 스마트폰 DMB 어플을 실행하고 뉴스채널에 귀를 기울였다. 네 시가 조금 지나자 통일부에 가 있는 기자가 연결되었고 곧바로 류 장관이 나와서 성명서를 읽었다. 아마도 1-2분 정도 된 것 같다. 그리고는 기자들에게 질문이 있으면 하라고 했고 한 기자가 공식적인 대화를 제의하는 것이냐고 묻자 그런 것은 아니라고 짧게 답변을 하였다. 더 이상 질문이 없자 바로 기자회견을 마친다고 하고 장관은 퇴장하였다.
내용은 ‘북한이 잘못했고 국제사회의 우려를 받아들여 진정하라. 개성공단 폐쇄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화의 장으로 나와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뭐지, 뭐였지, 무슨 일이 있었지??? 온 세계가 이목을 집중하면서 걱정하고 있는 한반도 상황이다. 세계의 언론들이 이런저런 논평과 예측을 엄청나게 쏟아내고 있는, 한 마디로 엄중하기 짝이 없는 이 시점에 나온 기자회견 치고는 너무나, 너무나 간단했다. 물론 류 장관도 이 짧은 기자회견 한 번으로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겠지만 한반도 상황을 걱정하여 귀를 기울이고 기자회견을 보고 있던 이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아마도 기자들도 멘붕에 빠졌을 것이다.

YTN에서 기자회견에 맞춰 나왔던 통일전문기자인가 그 분운 기자회견 전에 아마도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 것 같다고 예측하였다. 그렇지만 성명은 매~우 짧았고 기자회견 후에 그 기자는 말을 더듬으며 주섬주섬 뭔가를 이야기했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도 그가 이미 멘붕상태였음을 알 수 있었다.

물론 통일부 장관의 기자회견이 그 정도 밖에 내용을 담지 못한 것이 이해는 간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많이 담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닐 것이고 조선은 한국이 아닌 미국에 대한 메시지임을 수차례 강조하였으니 마땅히 응답할만한 이야기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렇게 허무하게 기자회견을 마쳐야 하였는가는 의문이다.

기자들은 그동안 청와대와 통일부가 지속적으로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고 이야기 했는데 이번에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고 한 것은 기조의 변화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과연 그 대화의 장이라는 것이 언제 어디인지는 도무지 모르겠다. 남북 간의 비밀 채널에서 이야기가 오간 건지, 그래서 대화의 채널이라고 하면 북쪽이 알아서 듣는다는 말인지... 이것이 대화의 제안인지 아니면 박근혜 정부도 이명박 정부와 전혀 다를 것이 없다고 비난하는 국민들을 의식해서 적당한 차원에서 립서비스 한 번 한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남북 간에 매우 구체적인 위기상황을 맞아 생수도 사다놓고 전쟁을 걱정하면서 어떻게 될까 조마조마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국민들과 투자한 것들이 한 순간에 날아가게 생긴 상황 앞에서 망연자실하고 있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을 생각한다면 그보다는 더 나아갔어야 하지 않겠는가! 어차피 이 정국은 북-미 간의 문제이니 그저 팔짱 기고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소극적인 태도와 반응은 아니었는지 걱정스럽다. 지금의 사태는 북-미 간의 사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남북의 문제이고 한반도가 제1 당사자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는데 말이다.

이번 개성공단 사태에 대한 분석을 보면 한국에서 나온 분석과 군당국의 발언이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개성공단이 조선의 달러박스이기 때문에 절대로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느니 만약 한국인들이 억류되는 사태가 발생하면 즉각적으로 구출하고 타격하겠다느니 하는 말이 조선의 지도자들을 자극했을 것이라는 말이다. 남북이 공히 인정하는 바는 개성공단은 한반도 평화의 마지막 보루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개성공단이 폐쇄되거나 조업에 지장이 생기는 일은 어떻게 해서든지 막으려고 했다. 마찬가지로 조선도 그런 입장을 보였다.

이명박 정부시절에 개성공단이 도마에 오르자 조선은 개성공단이 민족의 상징적 협력사업으로 규정하고 함부로 훼손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그것을 놓고 돈의 문제, 혹은 체류자들의 인질 문제로 치부하면서 말질을 해댔으니 조선은 ‘어디 그렇게 생각한다면 깨버리겠다’고 응대한 것이다. 조선이 말하는 존엄은 그들의 지도자의 언사, 즉 조선에서는 법이나 다름없는 무게를 가진 사항이자 자존심을 의미한다. 그런데 그것을 치사하게 인질로 잡는다든지 돈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가볍게 치부하면서 말질을 해댔으니 그것 한국인은 이해하기 어려워도 조선인에게는 매우 큰 모욕임에 분명할 것이다.

언론의 행태는 매우 심각하다. 오늘 쏟아져 나온 각종 보도들을 보면 ‘10일에 발사한다고 했던 미사일을 왜 쏘지 않느냐, 기만전술이다’라는, 조선의 입장에서 보면 매운 불쾌한 제목을 뽑았다. 전세계가 이목을 집중하면서 자칫 인류의 재앙으로 번질 수도 있는 이런 엄중한 현실을 앞에 놓고, 게다가 많은 나라들이 우려하면서 조선이 더 이상 도발하지 말아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요구하는 이때에 이런 자극적인 언론기사야말로 도발, 유발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오히려 예고한 날짜가 되었는데도 도발행위가 없는 것에 대해 고무하고 다행이라고 추키며 이제 그만하자고 해도 부족할 판에 말이다. 언론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조선을 자극하고 약 올리지 못해서 안달이 난 것 같다. 걱정이다.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입장을 표했던 통일부가 그나마 입을 떼고 소극적으로나 뭔가 해결을 위한 제스쳐를 취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지만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싶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후이다. 지금 적지 않은 이들이 특사파견이나 물밑접촉, 대화시도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대화와 화해의 시도 외에는 남북 간에 다른 어떤 실마리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북-미의 문제는 미국의 입장이 있으니 그렇다 쳐도 남북 간에는 무엇인가 평화를 위한 행보를 시작하지 않을 수 없다. 한반도 전체가 달린, 그리고 그 위에 몸 붙여 사는 7천5백만 명의 생사와 행불행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벌써 60년이다. 이제는 지겹다. 그리고 이런 위기는 지금까지 없었다. 10년을 오가며 마음을 나눴던 사이가 다시 이렇게 다투고 전쟁의 입구까지 치달린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청와대와 통일부는 어서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들을 마련하여 조선과 마주앉아야 한다. 하루라도 쫌 마음 편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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