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잡혀가던 날 밤 “나는 그를 알지 못하오!”라며 예수와의 관계를 부인한 베드로는 자신이 예수를 배신했다는 괴로운 마음에 절벽에서 바다로 몸을 던진다.

골고다로 끌려가던 예수의 십자가를 억지로 대신 지었던 구레네 시몬은 자신의 오랜 지인인 베드로를 절벽에서 힘들게 구해 자신이 묶고 있는 여관방으로 데려온다. 그는 유월절을 맞아 자신의 미친 아내를 데리고 예루살렘의 한 작은 여관방에 머무르고 있었다.

한편, 예수의 죽음 소식을 듣고 예수의 제자들을 찾아 나서기 위하여 예루살렘으로 한걸음에 달려온 한 사마리아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과거 예수를 만나 삶이 바뀐 수가성 우물가의 그녀이다.

그리고 이들은 우연히 같은 방에 머무르게 되는데...
서로가 꺼내 놓는 예수와의 추억 그리고 자신들의 비밀....
구레네 시몬과 미친 아내는 어떤 비밀을 숨기고 있는 걸까...!  

창작뮤지컬을 공연해 오던 인천의 효성중앙교회(정연수 목사)가 부활절을 맞아 창작뮤지컬 “세크레타”를 무대에 올렸다. 올해로 세 번째. 늘 그랬듯이 배우와 대본, 음악연주, 무대장치, 연출 등을 모두 효성중앙교회 성도들이 감당했다. 정연수 목사가 기획했을 것이기에 '문학의 밤'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막상 관람을 하고 나니 전문가들이 만든 작품못지 않게 퀄리티가 아주 높았다. 두시간의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게 느껴졌으니 몰입도마저 높은 작품이었다고 평가할만 하다.

극중에서 구레네 시몬은 베드로와 아주 가까운 사이였고 헤롯의 영아살해때 첫 아이를 잃었다. 그 때문에 아내까지 미쳐버린 구레네 시몬에게 있어서 예수는 아들을 죽인 살인자이자 가정파괴범으로 그리고 있어서 어떤 계기로 그가 바뀌게 될지 처음부터 궁금하게 만들며 극으로 빠져들게 한다. 시몬의 비틀어진 예수상이 십자가를 지고 쓰러진 예수의 눈과 마주치면서 흔들리더니 부활한 예수에게 안수를 받자 미친 아내가 회복되는 경험을 통해 완전히 바뀐다는 '뻔한 결말'이었다. 그렇지만 같은 얘기도 말하는 사람따라 재미가 다르지 않던가.

또한 이런 설정은 뮤지컬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한다. 작품에서 구레네 시몬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이고, 부활한 예수를 만나면 삶이 바뀐다는 이야기를 초대된 지역주민들에게 하고 싶었던 것이다. 효성중앙교회의 문화사역은 이렇게 선교에 맞춰져 있다. 또 성도들에게 부활절은 기념식 한번하고 지나가는 날이 아니라 회복의 역사가 날마다 일어나야 하는 사건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설교하고자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뮤지컬은 힐링극이다.  

효성중앙교회가 극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노력의 흔적은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극적인 흥미를 더하는 대본이 있더라도 어떻게 표현해 내는가 하는 연출력이 필요한데 수가성 여인이 회상하는 장면에 나타난 예수와 우물, 그리고 구레네 시몬의 아픈 상처였던 헤롯의 병사들이 아기들을 죽이는 장면 같은 것을 샤막 뒤쪽에서 연기하게 한 연출은 카메라의 다중노출처럼 보여 아주 참신했다. 섬세하고 탄탄한 배우들의 연기와 감정 처리가 전혀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아 정말 많이 연습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했다.   

뮤지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음악이다. 배경음악 같은 것이라면  데모테잎으로 대강 구성해도 될 일을 효성중앙교회는 굳이 생(生)으로 연주했다. 무대만큼이나 커다란 자리를 무대 오른편에 마련하고 계양 필바인(Philvine)오케스트라와 효성중앙교회 찬양대, 그리고 효성중앙교회 모던워쉽 밴드가 연주하게 했다. 오케스트라의 연주이니 그 웅장함은 말로 해서 무엇하랴. 그때문에 대형 극장에서 관람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는데 교회가 얼마나 정성껏 무대를 마련했는지를 짐작하고도 남게 했다.

극중에 부활절 세례식을 거행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극중에 세례예식이 있다고 해서 난데없이 세례요한이 등장하는 장면이 나오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고 실제 정연수 담임목사가 효성중앙교회 세례대상자 4명에게 세례를 주는 순서가 삽입된 것이었다. 그러고선 뮤지컬의 마지막 장면인 구레네 아내의 치료와 예수 승천이 연결되었다. 배우중에 한명도 세례를 받았는데 아마 그 배우로서는 잊지 못할 순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

지역주민들과 이웃 교회들을 초청하여 가을에 펼치는 효성중앙교회의 ‘1004축제마을’은 이미 지역의 명물이 됐다. 봄에 열리는 부활절 칸타타와 함께 15년째 계속되는 효성중앙교회의 이러한 시도는 교회가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왜 존재하며,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효성중앙교회 정연수 목사. 그는 문화목회에 목숨건듯하다.

<뮤지컬 세크레타의 공연영상을 제공 받아 곧 기사에 첨부할 예정이다. 바쁜 사람을 위해 사진과 함께 효성중앙교회가 제공한 대본을 추려 뮤지컬을 재구성해 본다>

나는 변치 않을 거라 생각했었지. 그를 사랑했고 내 옆에 계셨고, 나는 두려울 것이 없었지. 하지만 끌려가는 그. 내 안에 가득한 두려움. 두려움만 가득하네-

베드로! 베드로! 자네 거기서 뭐하는 겐가! 어서, 내려오게! 어서!!

구레네는 물에 빠진 베드로를 구해, 여관방으로 데려온다.  

한쪽 구석에 구레네의 아내가 아기 인형을 안고 흥얼거리며 노래를 하고 있다. 듣고 싶어 너의 목소리, 보고 싶어 너의 뛰는 모습이. 이제 추운 겨울은 오지 않겠지. 온 세상이 따뜻할 거야. 너의 미소가 있으니 나는 이제 더 이상 울지 않아.  

아니, 형님. 제가 왜 형님과 함께... 여기가 대체 어디입니까?
자네가 물에 빠져서 내가 구해 오지 않았는가. 기억... 안나나?  

근데 형님, 형수님은... 대체 언제부터 저리 되신 겁니까?
한.. 30년 되었네
그런데, 다 큰 애가 하나 있질 않습니까? 그 애는 어딜 갔습니까?
무슨... 에휴, 우리 애는.... 

이보세요 이보세요 날 좀 봐주세요. 누굴 좀 찾고 있어요. 예수란 사람. 혹시 그를 본적 있나요 그에 대해 혹시 알고 있나요. 골고다 언덕으로 끌려가던 그 뒷모습은 봤어요. 그 이후 어찌 되었는지 혹시 아는 분이 있나요?

누구? 예수?
네, 예수요. 나사렛에서 난 예수요.
이미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이를 뭘 그리 그리워하나.
맙소사! 어떻게 그런 일이!
다시 오신다고 하셨지.

보아하니 이 동네 분도 아닌 것 같은데...
만나긴 어디서 만났단 말이요? 그런데 당신... 우리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죽은 사람이! 어떻게 다시 온단 말이요! 그런 헛소리는 그만 하시오.
그 분은, 그냥 우리 같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니까요? 그 분은 내게 구원자셨어요. 내 삶을 구해주셨지요. 그 분을 만난 후 내 삶엔 온통 그 분 뿐이었어요.

이 밤이 지나기 전에 그 제자들을 좀 찾아 보려구요. 뭔가 새로운 이야기가 있을 수도 있잖아요? 예수님이 돌아가시기 전 제자들에게 해주셨던 이야기들 말이에요. 아! 맞아요. 아까 들은 이야기인데! 예수님이 다시 오신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렇게만 된다면...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우리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으세요?? 당신... 낯이 익는데... 당신... 그래, 당신! 맞아! 그 사람이군요! 골고다 언덕!  

그만 하시오! 말하고 싶지 않은 비밀이라는 게 누구에게나 있는 것 아니겠소!
그럼 당신은요? 당신은 예수에 대해 아는 게 뭐죠? 말해주세요! 그에 대해 듣고 싶어요.
나는 그를 알지 못하오! 

당신, 예수님이 사랑하는 제자 중 한 사람이죠? 그렇죠? 그렇게 놀라실 것 없어요. 나도 뭐, 처음부터 그렇고 그런 여자는 아니었으니까요. 그냥- 작은 집에서 남편이랑 아이랑 그렇게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던, 그냥 그런 평범한 여자였어요. 내 이야기를 해드릴까요?

나는 아리따운 소녀 아주 사랑스러운 아이
내가 꿈꿔왔던 그대와 함께 행복한 하루하루
나는 아리따운 소녀 그는 멋진 나의 Honey-
내가 꿈꿔왔던 작은집에서 신나는 하루하루
아침이면 그댈 위한 빵을, 저녁이면 나를 위한 kiss
모두 나를 보고 말하지.

내가 마셨던 남자들의 사랑 모두 쓰디쓴 쓴 물로 변했고
나를 조롱하는 듯 한 사람들의 시선.
비를 맞아도 말라가는 그런 꽃
앙상한 나뭇가지처럼
그날- 그러던 어느 날-
우물가로 걸어간 그날 늘 그랬듯이
나 혼자 터덜터덜 걸어간 그 날,
바로 그 날, 그 날.

이 물을 마시는 자마다 다시 목마르려니와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젊은 아내 :  쉿! 방금 잠들었다구요~
젊은 구레네 : 아 그래? 아~ 너무 예쁘다. 우리애기 잘 있었니? 엄마랑 잘 놀고 있었어? 맘마는 잘 먹었구?

엄마는 
아빠는
하루종일 네 생각 뿐야-
언제쯤 말할까
그런날이 금방 올꺼야
너의 미소가 아름답구나.
온 세상이 따뜻할 거야
이제 추운 겨울은 오지 않아. 난 더 이상 울지 않을거야 넌 나의우주, 넌 나의 세상, 넌 나의 모든 것

우아- 우아- 우아- 명령을 받았지 갓난쟁이 모조리 죽이라 거기 안고 있는 그 애를 내놔


그날 이후, 내 아내의 시간은 멈췄어. 인형 하날 품에 안고 날마다 노래만하지. 메시야? 그리스도? 내 모든 걸 빼앗은 사람. 구원자 인정할 수 없어..

하지만 십자가를 지고 내 앞에 쓰러진 그. 그의 눈엔 고통 속에서도 확신에 찬 따뜻함 아기에게 미안함과 내 속의 모든 아픈 비밀이 눈물로 쏟아졌지

우리... 함께 나가봐요. 어딘가 제자들이 모여 있지 않겠어요?

맞습니다. 형님. 이대로 있을 수는 없습니다. 저도 제자들이 있는 곳으로 가봐야 겠어요. 어차피 나는 이제 예수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버렸으니까요. 형님 함께 가시죠.

▲ 극사이 세례예식

내 손과 발을 보고 나인 줄 알라 또 나를 만져보라 영은 살과 뼈가 없으되 너희 보는 바와 같이 나는 있느니라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평강이 있으라 너희에게 평강이 있으라 참평강 너희에게 평강이 있으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항상함께) 항상함께 (항상함께) 있으리라
항상 함께 있으-리-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