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인재를 잘 선택해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일하게 하는 것이 모든 일을 잘 풀리게 하는 순리라는 뜻으로 ‘인사만사(人事萬事)’라는 말을 쓴다. 그간 수고한 대통령이 물러나고 5년 임기의 새 대통령이 25일 취임한다.

그러기에 분주하게 장관 후보며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보좌할 인사들이 연일 발표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를 비꼬아 ‘고소영 스타일’이라고 했다. 이름 하여 고대 출신, 소망교회 출신, 영남 출신의 인사들이 대통령 곁에 많았다는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을 이번에는 ‘성시경 스타일’이라 말한다. 성균관대 출신, 고시 출신, 경기고 출신이 많다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고소영’이든, ‘성시경’이든 그것자체가 나쁠 건 없다고 본다.

어느 지역을 배제했다는 둥, 학자 출신을 너무 많이 기용했다는 둥, 관료나 친박이 많다는 둥, 나이가 너무 젊다는 둥 하는 이야기는 그리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다만 대통령을 도와 그 일을 맡아 잘 감당할 사람이냐 아니냐만이 문제일 뿐이다.

사마천의 <사기열전> ‘위공자열전’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공자는 어질고 예의 발라 곁에 많은 빈객들을 두고 있었는데 그 수가 3천 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공자가 위나라 왕과 바둑을 두고 있을 때 북쪽 변방에 봉화가 올랐다.

왕은 조나라 군대가 국경을 넘어 쳐들어오는 것으로 여기고 바둑 두던 걸 멈추고 불안해하며 대신들을 불러 모아 상의하려고 했다. 이때 공자가 왕을 말리며 말했다.

“조나라 왕은 사냥을 할 뿐 침략하려는 게 아닙니다.”

공자는 두던 바둑을 멈추지 않았다. 왕이 어떻게 그걸 아느냐고 물었을 때 이렇게 말했다.

“신의 빈객 중에는 조나라 왕의 은밀한 일까지 정탐할 수 있는 이가 있습니다. 그는 조나라 왕이 하는 일마다 하나하나 신에게 알려줍니다. 그래서 신은 이번 일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일로 인해 위라나 왕은 공자가 얼마나 어질고 능력이 있음을 알았다. 그러나 ‘위공자열전’은 “그를 꺼려 나랏일을 맡기려 하지 않았다”고 쓰고 있다.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어질고 능력이 있으면 마땅히 들어 써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위나라 왕은 그 반대로 행동했다.

우리 곁에는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쓸 만한 인재, 써야 하는 인재, 나라를 이롭게 하고, 소속된 사회를 좋게 만들 인재들이 등용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러 상황과 불순한 고려들 가운데 쓰여서는 안 될 사람들이 등용되는 사회다. 새 정부의 인사는 그런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

교회의 리더 선출이나 인재 등용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초대교회가 믿음 있고 성령 충만하며 사람들에게 신망 있는 인물을 썼듯, 오늘날 교회에서도 그런 이들이 쓰임 받고 존경받아야 한다. 정치 색깔에 따른 배치나 어질고 믿음이 좋아 오히려 자신과 비교될까 봐 배제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