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 > 박진서 생활이야기
잊을수 없는 그날의 추억'그리움은 꽃잎처럼 날리고' 일기장에서 이틀치
박진서  |  hansol605@kornet.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06년 04월 11일 (화) 00:00:00 [조회수 : 3371]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텔레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벼르고 벼르던 진해 벚꽃을 보러

떠나던 아침은 하늘이 잔뜩 흐려있더니만

부산에 닿을 때쯤엔 억수같이 비가 쏟아졌다.

(서울 날씨는 좋았다고)

   
그래도 좋다.

가믐의 끝이라 단비인줄 알아

나의 불편쯤은 걷어치워야 할 판이다.

 

5급장애 덕(?)에 할인된 기차표를 들고

기분 좋게 자리에 앉아, 나는 초면의 한후남 님께

연신 전화를 거느라 바빴다.

 

넉살도 좋지, 그녀의 수필집을 읽고

말을 트면서 진해에서 만나자고 한 나의 제의가

어찌 보면 예의에 벗어나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그러고 싶었으니 어찌 한다?

 

 

 

오후 1시 반

일부러 창원에서 온 한후남씨를 만나니 오랜 知己인듯 반갑다.

수필집 <시간의 켜>에 실린 사진보다 예뻐

한참을 바라보고만 있었는데, 전생에 남자였던 내 習이 또 드러났다.

 

뒤이여 진해에 사는 이종화씨가 와서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KTX는 식당이 없는 걸 몰랐다.

 

 

 

 

워낙 바쁜 이종화씨를 불러낸 것은 나의 불찰이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보고 싶었으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마당 한켠에는 공방이 있고 중앙에 오래된 동백나무가 의연한 것이

家門을 대변하고 있는 듯 한 식당이 운치있어 좋았고

뜨거운 곰탕국물을 먹어서인가 포만감에 더하여 

벚꽃에 감싸인 내가 행복하기조차 하여 만사 오케이.

 

 

 

 

군항제 기간 동안 공개하는 영내는 사람과 차로 가득하지만

이날, 비가 와서였지 아니면 발디딜 틈도 없다고 한다.

 

모처럼의 방문에 비가 온 게 서운했지만

그래도 다행이다싶은 것은 한가하게 감상할 수 있어서...

 

 

 

비에 젖은 벚나무를 보고도 환성을 올리는 나는

동행자의 눈에 어떻게 비쳐졌을지 모르지만 염체불구하고

차를 세우면서까지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벚꽃축제가 가장 화려한 곳은

경상도의 진해군항제를 비롯해서

경주보문단지, 쌍계사, 울산벚꽃축제

그리고 화개장터의 벚꽃축제

 

그중에 내가 진해에 와 있다는 게 자랑스럽기만 하고

 

 

충청지역의 벚꽃축제는 대전의 신탄진과 서산 개심사

 

 

 

강원도는 경포대와 춘천호벚꽃축제가 유명하다.

 

 

 

전라도는 순천 송광사와 미아산 벚꽃축제

 

 

 

서울의 윤중로와 어린이대공원 그리고 창경궁의

벚꽃 역시 佳境이다.

 

 

 

오늘의 흥분을 어쩌지 못해

한후남씨와 헤여지고 나서 나는 부산에 머물고 있는

김동진씨와 연락하였다.

 

글쎄...어디로 갈까?

택시를 타고 광안리 해수욕장으로 갔다.

피난시절때, 사진사가 수용복차림의 나의 사진을 광고용으로

들고 다녀 속상했던 대학생시절이 있었지만 

이제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야경이 볼 만하다고 하지만 너무 바람이 차다.

 

 

세상에!

끼 있는 여자들은 어쩔 수 없는 것이

이 광란하는 불빛을 두고 어찌 잠을 청할 수 있단 말인가?

 

남들이 우루루 들어가는 70-80 이라는 카페에 들어갔다.

 

 

 

손님도 많지 않고 분위기도 좋다.

비싼 텃새를 치르고 시간을 즐기는 중에

나도 모를 슬픔이 밀려왔다.

 

그렇다고 눈물 흘릴 지경은 아니지만

나도 모를 슬픔

절대로 외로움은 아니다.

 

예전에 지녔던 감성이 소롯이 되살아나는 모양이다.

그래도 좋았다.

 

 

시간 가는줄 몰랐다.

어느덧 밤 1시....우리는 일어섰다.

 

 

 

그러나 백사장에는

내일 있을 공연의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밤새울 태세의 여학생이 쭈그리고 있다.

어쩔까?

밤바람이 꽤나 차가운데 감기들면 어쩔까?

 

나의 그리움이 벚꽃이었듯이 소녀의 그리움은

가수에 대한 짝사랑일지 모른다.

 

바닷바람을 쐬면서 우리는 숙소로 돌아갔다.

 

이런 낭만은 모처럼의 일이었고

가끔 이런 일이 있으면 좋겠다.

여행 준비를 위해 옷가지를 가방에 챙기면서

카메라의 메모리 스틱도 점검하다가

 

지우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남기지도 못한 사진을 보고는

다시 컴 앞에 앉았다.

 

진해에 갔을 때는 비가 억수같이 오더니만

돌아오려는 길은 햇빛이 눈부시어

빗속의 벚꽃이 그립기조차 했다.

 

 

 

50년 전의 부산은 나의 피난처였다.

청소년기의 낭만(?)을 송두리째 빼앗긴 세월은

송도의 파도가 다 지워버렸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래도 그곳에 다시 가보고 싶다.

예매해둔 기차표 때문에 단념하고 남포동으로 가는데

 

서툰 지하철에서 주춤하고 있었더니

완장을 두른 아주머니가 가까이 다가와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고마운지고. 부산의 인심이여...

 

 

지하철의 객차는 서울 것보다 작은 느낌이다.

 

 

 

문득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탔던 지하철이 생각났는데

그곳의 객차는 어두침침했지만 이와 비슷했던 느낌이다.

건너편에 앉은 사람이 너무 가까와  바라보기 쑥스럽기도 하였으니....

 

 

남포동에는 여전히 싱싱한 어물이 즐비하다.

 

 

 

 

참새... 방앗간을 그대로 지나칠 순 없어

에스커레이타를 탔다.

 

옛날에 비하면 훨씬 현대화되었다.

아래층에서 생선을 주문하면

3층의 식당에서 조리해주고, 이렇게 간편하게

실비로 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던지.....

 

회만 먹을 순 없다.

그리하여 회에 곁들여 산사춘을 주문했으나

남기고 온 술병이 아직도 아깝다.

 

 

 

 

광어 한 마리에 2만원, 찌게도 끓여주고 밥도 준다.

여인 둘이서 싫건 먹고도 남았으니...

 

 

 

 

그날을 기록했으니 이제 메모리스틱을 지워도 되겠다.

 

아직도 나는

진해와 부산을 오가면서 그날의 환상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벚꽃 짝사랑하기 오늘도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있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하늘도 모를 신나는 일이 있을지도 모르니

내일이 기다려진다.

박진서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3081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0개)
 * 100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20000byte)
 *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