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0회 총회, 장정 유권해석위원회가 감독을 지낸 이들의 신분 혹은 자격에 대한 올바른 유권해석을 내린데 대하여, 늦은 감이 있으나, 당연한 결정으로서, 환영하는 바입니다.
장유위는, ‘연회감독이 임기를 마치면 감독인가? 아니면 목사인가?’, ‘장정에서 말하는 감독은 임기중의감독을 말하는가? 아니면 임기를 마친 감독도 포함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하여, 만장일치로, ‘임기를 마치면 그냥 목사이다’, ‘감독은 임기 중에만 감독이다’라는 유권해석을 내렸습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현재 감리교 주소록이나 출판물에 감독을 지낸 이들을 감독이라고 표기한 것은 잘못이다.”라는 견해도 내놓았습니다.(당당뉴스 1월8일자 참조)
물론 이번 장유위의 유권해석은, 협의로는, 다가오는 총회에 감독을 지낸 이들이 감독회장에 출마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만 유권해석을 내린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으나, 장정은 감리교회의 기본 헌법같은것이라고 본다면, 이번 장유위의 유권해석은 감리교 행정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권위적 해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번 장유위의 유권해석이 교회의 전통으로나 교회 직제적 관점에서 볼 때 왜 올바른 유권적 해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감독’(Bishop)이란, 교회 전통과 직제 역사로 볼 때, ‘Office(직책, 직무)’가 아니고,‘order(직급, 직분)’이기 때문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쉬운 예를 하나 듭니다. 평신도 직분인 장로, 권사, 집사의 직은 행정직의 ‘직무’, ‘직책(office)’이 아닙니다. 흔히 ‘직분’이라고 하지요. 장로가 되었다고 해서 교회내의 어떤 행정직의 ‘장’(長)의 자리에 앉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 직분상 ‘장로’신분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한번 장로로 안수 받으면 그는 평생 장로입니다. 하지만 ‘선교부장’, ‘재정부장’ 등은 직분이 아니고, ‘직책’ 혹은 ‘직무’입니다.
교회전통상으로는, (물론 초기에는 현재와 같은 감독직이 정착된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기원 2세기 중반 때부터 ‘감독’의 직은 ‘직책(office)’이 아니고, ‘직급(order)’으로 내려 왔습니다. 전통적인 교회에서는 그래서 성직자의 직급이 세 가지입니다. 집사(부제, deacon), 장로(사제, elder 혹은 presbyter), 감독(주교, bishop)입니다. 성직자는 처음 집사(부제)안수를 받고, 그다음에 장로(사제) 안수를 받고, 감독(주교)도 안수로 성별됩니다. 한번 감독이 되면 그는 평생 감독이며, 그의 감독관활구(Episcopal Area, Diocese)에서 교회와 모든 성직자들을 관활 감독합니다.
한데 한국 감리교회의 감독직은 ‘연회감독’으로, ‘직책(office)’입니다. 즉 ‘연회’의 ‘수장(president, 혹은 chair-person)’이라는 행정직입니다. 해서 안수로 성별되는 것이 아니고 ‘취임’함으로 그 직책에 나갑니다. 따라서 법적으로, 그는 그 직책에 있을 때만 ‘감독’입니다. 직책을 그만두면 그는 더 이이상 감독이 아닙니다. 그것은 ‘감리사’의 직책과 같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감리사의 직은 ‘행정’직입니다. 감리사는 감리사의 직책에 있을 때만 감리사지 그 직책을 그만두면 그는 더 이상 감리사가 아닌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이번 장유위의 ‘감독을 지낸 이는 그냥 목사이다’라는 해석, 임기 중에만 감독이다‘라는 해석은 교회 직제 역사및 전통으로 볼 때 올바른 해석을 내린 것입니다.
물론 사회적으로, 어떤 고위직에 있던 분들에 대하여, 사람들이 예우차원에서 전직의 호칭을 그대로 부를 수는 있습니다. 무슨 ‘장관’ 지낸 분에 대하여 그가 장관을 그만두어도 주위 사람들이 예우차원에서 ‘아무개 장관님’하고 불러 주기도 합니다. 또 무슨 회장을 지낸 분 보고는 계속 ‘아무개 회장님’하고 호칭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예우’차원입니다. 감독을 지낸 분에게 교인들이 여전히 ‘아무개 감독님’하고 예우로 불러드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감리회 주소록, 출판물, 본인이 시무하는 교회의 주보 등에, 감독직을 마친 분들에게, 계속해서 공식적으로 ‘감독’이라고 표기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에 그와 같은 유권해석을 내린 장유위의 해석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올바른 것입니다.
한국에서 감독을 지낸 이들이 미국을 방문할 때, 대부분 감독의 신분을 나타내는 모습으로 옵니다. 감독 뱃지도 달고, 자색 칼라의 로만칼라도 입고 옵니다. 예배 시에는 한국 감리교회가 정한 특별한 감독 까운을 걸칩니다. 전화를 받을 때도 “나 아무개 감독이요”라고 스스로 말합니다. 좀 ‘난센스’처럼 보입니다. 감리교회에서 감독제가 시작된 것은 미국 감리교회이고, (감리교회의 본고장인 영국 감리교회는 감독제가 없습니다.) 감독은 평생직이지만, UMC 내에서 감독직에 대한 특별 예복이나 복장 규정은 없습니다.
앞으로 이번 장유위의 해석을 존중하여, 후속조치들이 취해져. 더 이상 감독직에 대한 대우나 호칭에서 성직자나 교인들이 혼란을 일으키는 일이 없게 되기를 바랍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