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정도 신천지 교회에 속하여 그들의 주장에 대해 공부를 했다. 초급과정, 중급과정, 고급과정을 거쳤다. 초급과정은 기초적인 비유 풀이, 중급과정은 조금 차원을 높여 응용된 비유 풀이, 고급과정은 요한계시록 풀이이다. 많은 개신교인들이 신천지로 빨려간다. 초급과정을 거치면 그 이후는 일사천리이다. 신천지가 이단이라는 생각으로 거부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신천지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개신교의 신천지 대처 교육이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오히려 그러한 교육이 신천지 쪽의 주장대로 성경을 잘 모르면서 사람의 교훈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거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될 뿐이다. 예수님 당대에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장로의 유전을 따라 예수님을 거부한 것과 같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개신교인들 중에서 신천지로 빠져 들어가는 이들이 생겨나고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개신교의 신천지 대응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부실하다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

핵심은 요한계시록 풀이이다. 그런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요한계시록에 대한 이해는 오십보백보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요한계시록 21장에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이 나온다. 거기에는 사망이 없다(4절)고 한다. 신천지도 개신교도 다 함께 육체적 죽음이 없다는 것으로 본다. 신천지는 자신들에 의해 시작된 천년왕국에서 자신들에게 육체적 죽음이 없다는 것으로 본다. 개신교는 예수님의 재림 이후에 일어날 신천신지로서 육체적 죽음이 없다는 것으로 본다. 과연 그러한 생각이 옳은가?

예수님은 죽은 자들로 죽은 자를 장사하게 하라고 말씀하셨다(마 8:22). 죽음의 의미가 분명하게 구분되어 있다. 앞의 죽음은 흔히 영적인 죽음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뒤의 죽음은 육체적 죽음이다. 요한계시록 21장 4절의 죽음은 둘 중의 하나인데, 어느 것일까? 신천지나 대부분의 개신교인들은 후자라고 생각하지만 전자이다.

죽음이 둘로 나뉘어 있다. 좀 더 세분화하면 셋으로 나뉜다. 육체적 죽음 이후에 영원한 불 못에 들어가는 것도 죽음이다. 영적인 죽음, 육체적 죽음, 불 못에 들어가는 죽음. 그렇다면 삶도 그렇게 구분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영적인 삶 곧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 육체적 죽음 없는 삶 곧 예수님 재림 때에 이 땅에 살던 신자들이 겪게 되는 일, 육체적 죽음 이후에 천국에서 영원토록 하나님께 함께 살아가는 것. 그 각각은 모두 성경에서 영생이라고 이야기되고 있다. 영생은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와 교제하는 것(요 17:3)인데, 시점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가지는 것이다.

신천지인들은 육체적 죽음을 겪지 않고 이 땅에서 영원히 살게 되는 것만이 영생이라고 우긴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뭐라고 말씀하셨든지 간에 이만희의 말을 따른다. 이것이 신천지의 실상이다. 단지 그들은 스스로 예수님의 말씀을 철저하게 따르고 있다고 착각하며 살고 있을 뿐이다. 요한계시록 풀이에 대한 허실은 별도로 말하여야 한다. 글로 정리하고 책으로 출판되기를 기도하는 중이다.

개인교인들은 어떨까? 그들도 예수님의 말씀을 철저하게 따른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그런가? 신천지에서 주장하는 것 중에 하나가 칼뱅의 예정론의 잘못이다. 우주의 모든 것이 미리 정해져 있다는 부분이다. 영원한 구원을 받는 것도 미리 정해져 있고 삶과 무관하게 정해진 대로 된다는 부분이다. 하나님 편에서 그렇게 만드시기 때문이라고 하는 부분이다. 과연 성경의 가르침인가? 전혀 아니다. 칼뱅의 성경에 대한 오해가 만든 결과일 뿐이다. 그런데 개신교인들 정확하게 말하면 장로교인들은 결코 벗어나지 않으려고 한다. 신비라는 말을 갖다 붙이면서 말이다.

예수님의 말씀에서 죽음이 구분된 것과 같이 생명도 구분되어 있다. 그렇기에 믿음도 구분되어 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된 상태에서 그 관계가 회복되도록 하는 믿음과 영원한 멸망을 받지 않고 영원토록 그 관계를 얻도록 하는 믿음이다. 전자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영접하는 것이고 후자는 예수님을 주님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후자는 예수님을 의지하는 것이다. 곧 그분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다. 순종이다. 그래서 후자에서는 믿음과 순종이 동전의 양면이다.

전자의 생명에서 하나님은 불가항력적인 부르심의 역사를 행하신다. 그 마음을 열어 복음을 청종하게 하시는 것이다. 그래서 영생을 주시기로 작정된 자는 다 믿는다(행 13:48). 후자의 생명에서 하나님은 가항력적인 역사를 행하신다. 육체의 소욕으로 성령의 소욕을 거스를 수 있는 것이다(갈 5:17). 그런데 장로교인들은 이를 거부한다. 육체의 소욕으로 거스를 수 없는 성령의 소욕이 있다고 한다. 하나님께서 반드시 회개하게 만들어 영원한 구원을 반드시 얻도록 하신다는 주장에 담긴 바다.

장로교인들 좀 더 넓게 말하면 개신교인들과 신천지인들을 다 겪은 나의 경험에 의하면 양자는 닮은꼴이다. 양자에 모두 성경적인 부분이 있다. 반면에 양자에 모두 비성경적인 부분이 있다. 그리고 양자는 모두 자신들의 비성경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결코 인정하지 않는다. 예수님이 뭐라고 말씀하셨든지, 성경에 어떻게 쓰여 있든지 간에 중요한 것은 자신들의 전통이다. 자신들이 받아들이고 있는 조상들의 가르침이다. 신천지는 이만희이고 개신교는 칼뱅이나 알미니우스이다. 신천지에서 이만희를 비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개신교에서 칼뱅을 비판하는 것도 그의 비슷한 수준의 반응을 보인다. 알미니우스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별반 다르지 않은 듯하다.

개신교는 기득권을 앞세우며 신천지를 이단이라고 한다. 신천지는 예수님께서도 그 당대의 유대인 지도자들에게 이단으로 취급당하셨다면서 스스로를 정당화할 뿐 아니라 그러한 상황이 자신들이 예수님을 바르게 따르고 있는 증거라고 말한다. 동시에 개신교는 사탄의 회라고 한다. 내가 보기엔 오십보백보인데, 양자는 서로를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나는 신천지가 이단이라고 평가하는 것에 동의한다. 그들의 성령론이나 이만희를 새 요한, 보혜사, 구원자로 보면서 그를 통하지 않고는 예수님을 만날 수 없고 영원한 구원을 얻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 때문이다.

이만희의 주장은 영지주의의 아류이다. 자신에게 영적인 지식이 있어서 그것을 통하여만 성경의 가르침을 바르게 읽을 수 있다고 하는 것에 있어서. 개신교에도 이런 모습이 있다. 이중선택사상이라는 영적인 지식으로 성경의 가르침을 풀이하며 한번 구원은 영원한 구원이라는 주장이 옳다고 하는 것에 있어서. 멸망에 대한 가르침의 앞뒤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이중선택사상을 그 구절들에 대입시키며 그렇게 보아야만 한다고 한다. 이중선택사상은 장로교의 구원론에 있어서 핵심 열쇠이며 이를 사용하여야만 성경적인 구원론이 확립된다고 우긴다.

신천지인들을 겪으면서 마음이 너무 안타까웠다. 개인적으로 참 착하고 예수님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그들 나름대로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살고자 하는 모습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자신들의 주장과 연관되면 말이 통하지 않는다. 화인 맞은 양심(딤전 4:2)는 말씀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되었다. 이만희에게 미혹되어 그 길을 당당하게 가고 있는 그들이 애처로웠고 불쌍하였다. 하나님의 긍휼하심으로 돌이키게 되기를 기도한다. 요한계시록에 대한 글을 정리하고 책으로 출판하려고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하나님의 그 손길이 되고자 함이다.

개신교인들을 겪으면서 마음이 너무 무겁다. 전통에 대한 확신으로 말씀에 대한 스스로의 이해에 담긴 허실을 보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거의 쇠귀에 경 읽기 수준이다. 그냥 그대로 가게 내버려두라는 식이다. 이런 모습은 신천지들이 스스로에 대해 옳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람의 교훈으로 가르치고 있는 증거라고 말하는데, 옳은 말이다. 개신교인으로 살다가 신천지인이 된 이들에게 가장 강력하게 먹히는 말이다. 이단의 숙주 노릇을 하고 있는 개신교의 실상이다.

개신교인들의 모습에 대해 화인 맞은 양심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성경 풀이에 있어서 서로 다른 것이지 외식하며 거짓말하는 것이라고 여기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화인 맞은 양심이라고 여겨지는 신천지인들과 닮은꼴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하루라도 빨리 바뀌어야 할텐데... 마음이 무거울 뿐이다. 조상들의 유전을 포기하고 성경을 읽기만 하면 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