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련회를 준비하면서

설왕설래 나는 운영자의 전화를 받고 망설였다. 과연 어떻게 당당의 불꽃을 다시 살릴까? 현실은 냉혹했고 상황은 가파랐으며 나는 다시 서는 산하에서 마치 벼랑 끝에서 부름을 들었다. 4월3일 월요일 오후 2시, 나에겐 마지노선이기도 했고 이제 더 버티면 당당뉴스는 어떻게 될까? 괜히 관여하게 된 것일까? 주님은 내게 정확히 응답하셨고 나는 그 응답대로 일단 가보자! 후는 맡기리라 였다.

▲ 강화 윤여군목사네 채플에서 찬송을 부르며 기도회를 열고 있다.

다시 들어선 당당사무실

청주에서 천안으로 전철을 타고 오랜 기다림 끝에 충정로역(경기대 입구)에서 내려 다른 길로 당당뉴스에 접근했다. 멀었고 길었지만 이것이 마지막 남은 희망의 불씨를 위한 것이라면 남은 몸 남김없이 태우고 가리라. 12시가 갓 넘어서고 난 충정로역에서 경기대 입구가 가까운 줄 알았지만 옷보따리 가득, 두 짐을 들고 가는 나는 약간 힘이 들었다. 그래도 이 길이 나를 마지막으로 보내시는 길이라면 순종하겠노라고 다짐하며 사무실에 들어섰다. 우리는 서로 통했다. 간단했다. 이젠 가야했다. 그리고 서로에게 부담스러운 사람이 아니라 서로를 의지할 사람들로.

▲ 윤여군목사 부부, 뒤의 목조건물은 최근 윤목사네가 새로 지은 예배당(?)

강화도로 떠나다

알 수 없는 미래에 던져진 우리는 밖으로 나갔다. 벌써부터 예정된 기자 M.T.(멤버쉽 트레이닝)였지만 우리는 무언가 서로에게 얻어야 하고 그 길을 묻고 있었다. 2시간 여를 달려 송해면 설송리 농목회장인 윤여군 목사의 집에 도착했다. 초행이기도 했고 만남은 즐거웠지만 아직은 서먹서먹했다. 마치 숫처녀의 부끄러움처럼 우리는 강화에서 1박2일을 지내며 서로에게 마음을 열었다. 형식은 자유였지만 우리는 진지했고 다가올 미래를 자신있게 맞이하고 싶었으며 그렇게 강화도로의 여행은 많은 흔적을 남겼다.

▲ 조언정목사댁에서의 2차 토론

마라톤 회의의 결론은

애초부터 우리는 각자였다. 다른 생각과 이념이 부딪치면서 우리는 어느 새 그럼에도 불구하고(in spite of)와 그렇기 때문에(because of)를 두고 고민했다. 간단하다. '이대로 계속 이 상태로는 당당뉴스의 미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가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접어야 할까?'를 화두로 당찬 김명엽기자의 논리에 모두는 압도당했다. 후원자들의 외면과 직원들의 자기 희생만으로 가느냐!  계속 한 사람의 의중과 계획대로 가는 1人이 만드는 신문으로 남게 할 것인가? 아니면 어떻게라도 추스리며 팀웍을 살릴 것인가? 결국 당당뉴스의 '제2의 창간'을 미래로 제시하며 긴 회의는 막을 내렸다. 무소의 뿔처럼 당당뉴스는 더 힘차게 당당하게 눈치보지 아니하고 기독교 대안언론의 길로 나아가기로 하였다.(구체적 논의내용은 생략한다. 추후 하나하나 알려지고 실천될 것이다.)

▲ 즉석 가야금 연주를 해준 인사교회 최복금님

교동섬을 가다

감리교회의 100년 교회사를 자랑하는 교동도로 가면서 우리는 오랜 지인이며 당당뉴스의 자문역할을 해왔던 조언정목사(무학교회담임)댁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당당의 정체성(색깔)과 관련되어 화끈한 격론도 벌였다. 날씨가 좋지 않아 OP 방문은 뒤로 하고 모임에 함께한 신진욱 목사(인사교회 담임)가 시무하는 교회로 갔다. 갯벌을 평지로 만들어 지은 새 예배당을 들러 보고 사택에서 담소했다. 최복금 사모의 가야금 연주도 듣고 절대로 상업적으로는 팔지 않는다는 효소를 마시고 한보따리 선물을 얻어들고 미리 약속한 난정교회로 갔다.

난정교회는 이필완목사가 담임하다가 일선에서 물러난 교회인데 참 아름답고 건축양식도 돋보였다. 아담한 주택에서 만난 담임 김용헌 목사는 전임 이필완목사를 보자 눈시울이 붉어졌다. 서글서글한 사모님과 농담도 하며 우리는 점심을 같이 하기로 한 풍년식당으로 갔다. 자연스럽게 다시 만난 우리는 푸짐한 점심을 나눴다. 우리는 넷이었지만 모두는 열이나 되었다. 이렇게 우리의 강화도 여행은 축복 속에서 이루어졌고 떠나올 땐 못내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시 만날 것도 기약한 이별이었다.

▲ 교동섬 목회자들이 후한 점심을 대접해주다.

몸을 씻고 봄을 맞다

오는 길에 운영자의 제안으로 우리는 몸을 씻고 여정의 피로를 씻으며 서울로 돌아왔다. 다시 찾은 사무실과 사람들, 결국 우리는 부정의 장벽과 어둠을 이기고 긍정의 힘과 빛으로 나아왔다. 당당뉴스의 미래는 우리 손에 달렸다. 우리가 심혈을 기울인 '교회와 세상의 다리'로서 교회 개혁을 기치로 내건 이 대담한 도전은 계속된다. 비록 박수를 받지 못할 찌라도 뒷힘을 보태주는 이가 적을 지라도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우리는 필사의 각오로 다시 시작한다.

처음처럼 이필완목사님이 24년의 교회 의존을 버리고 홀로서기(?)에 나선 모습처럼 당당뉴스의 앞 날은 항상 당당하게 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