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해군기지건설 반대’ 활동을 벌이다 구속수감된 정연길 목사(열린교회)와 7명의 평화활동가의 석방을 촉구하는 두 번째 기도회가 오늘(3일) 오후3시 감리회본부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정연길 목사는 지난 9월 6일 제주 화순항 케이슨 제작장 바지선에서 네 명의 다른 평화활동가와 함께 고공 농성을 벌이다 연행됐었다. 정연길 목사는 제주교도소에 석달째 구속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함께 구속된 이들 중에는 천주교 이영찬 신부도 있다. 최근에는 국회 국방예산안소위의 해군기지건설예산안 날치기 통과에 항의하다가 2명의 활동가가 추가로 구속되었다.   

오늘 기도회는 감리교농촌선교목회자회와 감신대86동기회, 감리교에큐모임, 감리교정의평화위원회,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감리교청년회전국연합회,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사람됨의신학 등 8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기도회에서 정연길 목사와 동기인 김신아 목사는 “우리에게 호흡을 나누어 주는 자연을 지키기 위해 기도한 목사를 가둔 세상에는 평화가 없다”면서 “감옥에 있으면서도 밖의 활동가들을 염려하고 구럼비에게 미안해 하는 그 착한 친구가 자유롭게 석방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김성복 목사도 “구럼비에 민주적절차가 지켜져 억울한 사람이 없게 정연길 목사를 자유케 되게 해달라”고 했으며 특히 “기독교대함감리회가 회원인 정연길 목사를 기억하여 석방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세워지게 해달라”고 해 감리회가 정연길 목사 석방을 위해 힘써줄 것을 촉구했다.

정상복 목사는 <평화의 왕과 군대귀신>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4.3사건의 아픈 상처가 남아있는 제주는 평화의 섬으로 남아야 한다. 해군기지와 양립할 수 없다”며 해군기지건설반대를 분명히 했다. 이어 “군대귀신에 사로잡힌 유신잔당들이 해군기지건설에 혈안이 됐다”면서 “우리 모두 손을 잡고 군대귀신을 돼지떼에 들어가게 해 바다에 몰살시키고 제주에 평화의 파도가 출렁이게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 석방촉구

정연길 목사의 아내인 조혜원 사모는 옥중에서 보내온 남편 정연길 목사의 서신을 읽으며 울먹였다. 서신에는 공권력의 흉포함에 무너져 가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억울함을 함께 나누려는 정연길 목사의 의지가 묻어났다.  

정연길 목사는 서신에서 "포크레인, 레미톤 그리고 거대한 철조망과 담벼락에 생긴 흠집에만 돋보기를 들이댈 건가요? 자살충동, 심각한 정신 질환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강정 주민들의 맺힌 한, 억울한 심정은 누가 풀어주어야 하나요? 의회나 언론처럼 종교인 마저도 그들을 외면해야 할까요?"라며 목사로서의 고뇌가 자신을 강정마을로 이끌었음을 고백하고 있다.

▲ 현장증언 - 조혜원 사모(열린교회 정연길 목사의 아내)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운동을 해 온 송강호 박사는 감리회 목사가 구속됐음에도 회원목사의 석방을 위한 아무런 행동이 없는 기독교대한감리회를 향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송강호 박사는 “부당한 국가의 불법한 권력행사에 성직자의 양심으로 저항한 것인데 아직도 감리회는 성직자가 실정법을 위반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고 분노스럽다”면서 “만약 감리회가 성직자의 양심에서 나온 정의로운 저항이라고 사법부에 한목소리로 알리기만 하면 정연길 목사는 물론이고 나머지 수감자들도 모두 당장 석방될 것”이라고  했다.

▲ 현장증언 - 송강호 박사(개척자들). 해군기지건설예산의 날치기 국회 통과에 항의하여 삭발했다.

정연길 목사의 구속과 관련하여 감리회 제30회 총회가 대책위원회 구성을 부결시키며 ‘갇힌자를 돌아보아야 할 교회의 사명’을 외면했다. 얼마전 삼남연회 석준복 감독과 서울남연회 김인환 감독이 정연길 목사를 면회한 것이 정연길 목사에게 행한 감리회 공조직의 유일한 대처였다.

정연길 목사의 석방을 위한 2차기도회에 참석한 8개단체 50여 참석자 일동은 해군기지건설 반대와 구속자 석방을 위한 성명서를 낭독하고 감리회의 적극적 대처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기도회를 마쳤다. 제주 해군기기전설 현장인 강정마을에서는 매일 오후3시에 개신교 주최의 기도회가 열리고 있다.

정연길 목사의 옥중서신 ‘두번째 재판을 앞두고 사법부에 띄우는 글’ 대한민국 국민이 한마을을 이렇게까지 짓밝아가며 국책사업을 추진해도 좋다고 합의해준 적 있나요? 평화롭기만 하던 한 마을을 송두리째 망가뜨렸어요. 찬성 반대로 나뉘어 부모형제간 친지간에 함께 제사도 안 지낸다고 해요. 마을 공동체는 파괴되었어요. 지난 5년간 주민들 눈에 피눈물이 났고 가슴에는 피멍이 들었어요. 저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그렇게 무지하거나 모진 사람들이 아니라고 봐요. 국책 사업, 안보 사업 추진하는 것 좋아요. 그러나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소 비효율적으로 보일지라도 인내심을 갖고 ‘주민들 동의, 국민적 합의’에 의해 추진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저 힘으로 물리력으로 공권력, 경찰 폭력 앞 세워서 주민들 의견 묵살하면서 추진되는 정책은 마을공동체 뿐만 아니라 국가공동체 전체를 위기에 몰아 넣을 수 밖에 없어요. 정당성에 기반하지 않고 원칙을 잃어버린 공권력이 얼마나 흉포한지 보고 싶거든 강정에 가 보세요. 정당성도, 원칙도 없는 공권력이 시민들에게 얼마나 무시무시한 존재로 탈발꿈하는지 아시나요? 20여명 밖에 안되는 주민, 지킴이들을 상대하려고 400여명이 넘는 경찰들이 힘으로, 강압으로 제압하고 고착, 연행 구속시켜요.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는 팔을 꺽고 발을 비틀고, 집어 던지고, 주먹질, 발길질을 해요. 사후에 책임이라도 물으려고 이름표를 찾아보지만 모두 조끼 등으로 가려져 있고 관등 성명을 물어보는 주민들과 지킴이들에게는 ‘니미뽕, *새끼, 십팔**,’ 등의 쌍욕을 서슴지 않아요. 최소한의 자기 방어, 항의라도 할라치면 경찰들은 맥없이 쓰러져 119에 실려가서는 주민들을 폭도로 몰아가요. 주민들과 지킴이들은 가슴이 답답하고 복장이 터져 죽을 지경이에요. 경찰을 거느리고 있는 그 권력이 의회도 장악하고 있어요.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인 언론마저도 재갈을 물려 놓고 있어요. 행정부, 사법부, 의회도 강정 주민들의 억울하고 답답한 심정을 헤아려 주지 못했어요. 언론마저도 그들을 외면했죠.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트럭 밑으로 들어가고 불도저 앞에 드러눕고 포크레인, 레미콘 위에 올라가 저항하는 수 밖에 없었죠. 그 힘없는 국민들 힘없는 주민들의 신음소리는 누가 들어줘야 하나요? 저항 과정에서 불도저에 손톱만큼의 흠집만 생겨도 재물 손괴니 집단 폭력이니 무시무시한 죄목이 따라와요. 그 불도저, 포크레인 날에 찍혀서 피 철철 흘리고 있는 강정마을과 주민들의 가슴이 안보이는건가요? 정령! 포크레인, 레미콘 그리고 거대한 철조망과 담벼락에 생긴 흠집에만 돋보기를 들이댈건가요? 자살 충동, 심각한 정신 질환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강정 주민들의 맺힌 한, 억울한 심정은 누가 풀어주어야 하나요? 그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요? 국가 권력에 의해 짐짝 취급, 짐승 취급, 벌레 취급 당하는 주민들이 있다는 사실이 견디기 어려웠어요. 의회나 언론처럼 종교인 마저도 그들을 외면해야 할까요? --------------------------------------------- 언제나 ***** ***** 활동하시는 용성님~ 여기는 약간 쌀쌀하지만 내복 껴입고 따뜻한 물 병 하나 껴안고 있으면 선선하게 느껴지는 정도입니다. 강정은 24시간 공사 체제로 전환되면서 더 힘든 활동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한 사람의 힘이라도 더 필요할텐데 함께하지 못해 안타깝고 죄송합니다. 강정 평화 기도회때마다 한 목소리로 외쳤던 기도 말이 떠오릅니다. “최후의 삼발이 하나를 들어낼 때까지, 마지막 시멘트 한 조각을 벗겨낼 때까지 끝까지 싸울것입니다.” 이제까지 잘 해왔듯이 당당하고 지혜롭게 잘 헤쳐나갈 줄 믿습니다. 추운 겨울날 옆에있는 벗들 체온 잘 느끼며 이겨나갈 수 있기를, 몸짓 한번, 말 한마디 숨 한자락에도 평화가 깃들기를... 몸 잘 돌보세요. 2012. 11. 12 소금사탕   *소금사탕은 정연길 목사의 필명이다

▲ 사회 진광수 목사(고난함께 사무총장)     ▲ 기도 김신아 목사(여성지도력개발원)     ▲ 기도 김성복 목사(샘터교회, 감리교정의평화위원회 부위원장)     ▲ 특송 - 고난함께 일꾼들     ▲ 설교 - 정상복 목사(순례자 교회, 감리교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 성명서 낭독 - 남기평 총무(감리교청년회전국연합회)     ▲ 축도 - 박덕신 목사(전 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