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석 얼나회 창립 취지와 의미

미국 로스엔제리스 시에 위치한 <평화영성연구원>에서 진행한 LA 연경반(다석사상연구회)에서 지난 수년간 다석 사상을 공부한 사람들이 뜻을 모아 다석 사상을 좀 더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또한 이를 타 민족들에게도 알리자는 목적으로 다석 사상의 중심 개념이라 할 수 있는 "얼나"라는 이름을 따서 "다석 얼나회"(Dasuk Eollna Fellowship를 출발 시켰다. 그리고 다석 얼나회의 창립 취지를 다음과 같이 요약 정리해 보았다:

우리 한국민족에게는 한 고유한 심성이 있다. 멀리 삼국시대로부터 '국선도'(國仙道) 혹은 '풍류도'(風流道)라 불리는 고유정신이 있었는데(최치원이 말한 현묘지도), 이는 우리 한국 민족 사상의 원형(archetype)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원형이란 홍익인간(弘益人間) 정신 곧 하늘의 뜻을 받아 하느님을 앙모하고 만인을 이롭게 하기 위해 노력하며 아름답고 정결한 삶을 살아가는 영적 자아(spiritual self)에 대한 갈구 정신이다. 이러한 한국 고유의 주체적인 영적 자아를 다석 류영모의 순 우리말식으로 풀이하면 '얼나'(참나)가 될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언제나 주체적인 자아 곧 얼나를 가지고 유교 불교 도교와 같은 외래 종교 사상들을 수용하였다.

다석은 기독교 정확히 표현하면 개신교(Protestantism)를 받아드린 첫 세대로서 이미 유학자였으며 또한 도교와 불교가 몸에 배어있는 한국인이었다. 다석은 자신이 철저한 기독교 신앙인이면서도 유교 도교 불교 기독교의 네 종교를 회통시킨 20세기의 탁월한 사상가요 영성가였다. 오늘날과 같은 종교다원사회 지구촌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배타적인 종교형태에 심한 불편함을 느낀다. 왜냐하면 우리의 유전자가 원융(圓融)과 회통(會通)을 근본으로 삼는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서양문명을 대표하며 인류역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미국이라는 이 땅에 '다석 영성'(Dasuk Spirituality)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한국인의 원융 회통적 자기동일성(Identity)에 입각한 종교적 수행을 실천하는 계기로 삼음과 동시에 또한 이를 세상에 널리 알리고자하는 것이 '다석 얼나회' 창립의 근본 취지이다.

우리 한국 민족은 옛날부터 한 독특한 종교적 자각 곧 천지인삼재(天地人三才)의 통전적 유전자를 지니고 살아왔다. 따라서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는 각자의 마음속에 자리한 하느님(진리)을 향한 열망과 깨달음의 높이가 어디까지 올라가고 있는 지를 자각하는 영성 추구가 '다석 얼나회'의 창립취지의 근본이라 할 수 있다. 유불선과 기독교 사상을 통섭하고 세계의 여타 종교들과 소통하는 일은 예수의 복음의 핵심인 하느님 나라 실현을 위한 한 방편에 불과할 것이다. 이는 21세기 첨단 과학문명시대-인류공동체 시대를 맞이하여 문자주의에 얽매인 배타주의와 구시대의 낡은 교리로 고착되고 심한 분열과 방향상실로 정체되어 있는 기독교를 전 인류에게 희망과 감동을 주는 심오한 영성의 포용적인 종교로 새로 태어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또한 순수 한국적 토착 기독교의 출발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석 자신이 그러했던바와 같이 다석 얼나회가 추구하는 바를 요약하면, 첫째 개신교의 모든 교파의 분열을 극복하고 하나 되게 하는 일과, 둘째 동방교회, 서방교회(가톨릭교회), 성공회, 개신교의 장벽을 허무는 일과, 셋째 종교 간에 배타적인 태도를 지양하고 대화 교류 협력의 회통관계로 나가게 함으로써 각 사회공동체와 인류의 평화 증진에 적극 기여하게 함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다석 얼나회의 출발은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요구하는 기독교(교회)의 시대에 부응한 개혁과 쇄신 즉 또 다른 종교개혁의 한 대안이 될 수 있으며 동시에 앞으로 기독교가 나아가야할 방향제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서 다석이 이해한 "얼나" 혹은 진인(眞人) 즉 진리의 깨달음을 통한 참 자아의 발견을 말한 진각인(眞覺人) 혹은 진각종(眞覺宗)으로서의 기독교 이해는 기독교의 모든 분열을 치유할 뿐 아니라 앞으로 지구촌을 복음화하고 하나의 평화로운 인류공동체로 향하게 하는 선교신학의 원리가 될 수 있으며, 동시에 복음이 들어가지 않은 미선교지역 특히 북한 동포들을 위한 선교신학의 원리도 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장로교나 감리교 침례교 혹은 가톨릭이나 성공회 정교회 같은 한 분파의 기독교를 원하는 하는 것이 아니라 분열되지 않은 하나의 기독교 예수의 복음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다석 얼나회"(다석이 이해한 기독교)는 이 민족의 숙원인 통일을 준비하는 신학(영성) 원리도 될 수 있을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