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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영화 "두개의 문"진실을 가리고 있는 `제3의 문'도 있어
류기석  |  yoogise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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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년 06월 18일 (월) 22:38:57
최종편집 : 2012년 06월 19일 (화) 03:12:57 [조회수 : 5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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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개의 문 (2 Doors, 2011) 두 개의 문 (2 Doors) 제작년도[[[sh_key_value]]]2011
요즘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영화가 있어 화제다. 영화라기 보다는 독립 다큐멘터리다. 6월 21일 대개봉되는 영화는 당시 그을린 25시간의 기록물로 개인이 찍은 영상과 칼라tv에서 찍은 영상, 경찰 채증영상, 용산참사 유가족 변호인단의 인터뷰, 용산참사범대위 활동가들, 용산 참사 사건을 보도한 언론과 방송보도, 재판과정 등의 육성으로 작품이 구성됐다.

2009년 1월 20일, 철거민 5명, 경찰 특공대원 1명 사망. 생존권을 호소하며 망루에 올랐던 이들은 불과 25시간 만에 싸늘한 시신이 되어 내려 왔고, 살아남은 이들은 범법자가 되었다. 철거민의 불법폭력시위가 참사의 원인이라는 검찰의 발표, 공권력의 과잉진압이 참혹한 사건을 만들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부딪히는 가운데, 진실공방의 긴 싸움은 법정으로 이어진다.

<두개의 문>을 연출한 이들은 김일란, 홍지유 감독으로 둘다 '연분홍치마'라는 성적소수자들을 위한 환경모임 식구다. 그들은 이 영화를 기획하는 단계부터 통상적인 다큐멘터리 영화의 문법과는 다른 방식으로 연출해야 함을 고민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다큐를 대하면서 유독가스와 화염으로 뒤엉킨 그 곳은 생지옥 같았고, 유가족 동의 없는 시신 부검, 사라진 3,000쪽의 수사기록, 삭제된 채증 영상, 어떠한 정보도 하달 받지 못했다는 경찰의 증언 등을 통해 과연, 그 날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해본다.

특별히 홍지유 감독이 wikitree4you님의 채널에서 인터뷰한 영상이 있어 함께 첨부한다. 이 작품의 제목은 왜 <두개의 문>이었을까... 의문을 품는 분들에게 이야기를 하자면 당시 용산참사 현장에는 두개의 출입문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일반창고로 통하는 문이었고, 또 하나의 출입문은 망루로 곧장 올라 갈 수 있는 문이었는데 경찰은 물론 그 누구도 그 문들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고 함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 작품은 경찰 특공대원의 시선으로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는 작품인 만큼, 경찰 특공대원을 메인 인물로 내세운 것은 매우 흥미로운 점이라 하겠다. 이와 더불어 연출자의 깊이있는 철학이 느껴지는 작품이라 다큐를 공부하는 학생이나 영상인한테 좋은 작품인 것 같다는 평가도 있다.

영상에 소개된 흩날리는 불씨, 그슬린 방탄복, 적개심으로 가득한 특공대원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이미지, 연기와 불씨를 헤치고 진압작전을 행했던 당시의 상황을 연상케 하는 이미지구성이 돗보인다.

또한 경찰특공대원의 생생한 육성, 자필 진술서, 법정기록 등 어떤 매체에서도 볼 수 없었던 기록들을 통해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는 작품인 만큼, 현장감이 극대화된 작품이다.

특별히 이번 다큐영상물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인터넷아이디 '강남이'님은 "이 영상 찍을 때 3일 동안 꼼짝 못하고, 맞은편 건물 옥상에서 피눈물을 흘리면서 카메라에 담아야 했던 아직도 그 때 당시 생각 하면 눈물이 나네요..."라고 소회를 밝혔다.

'강남이'님은 쌍용차 사태 당시 공장 내부에서 노동자분들과 함께 지내면서 당시 상황을 기록 하고, mbc뉴스, pd수첩, 2580을 통해 찍은 영상을 공중파로 전달 했다고 한다. 이 작품들은 "당신과 나의전쟁2 편"에서 오픈 된다고하니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본 작품이 다른 다큐들과 차원이 다른 것은 차갑고 강렬한 이미지의 다큐라는 점, 이 작품에 <습지생태보고서> 최규석 만화가가 경찰특공대원으로 모델이 된 점 또한 특이하다. 최규석 작가는 '얼굴 기부'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는 자신의 아이디(@mokwa77)를 통해 <두개의 문>은 "왜 만드는지, 사람들이 봐야 할 것이 무언지를 확실히 알고 만들었다는 느낌. 다큐라면 이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프레시안의 [기고] "사라진 3000쪽의 기록, '제3의 문'을 열어라"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06월 18일자 기사를 보았다.

   
▲ 두 개의 문 (2 Doors, 2011) 두 개의 문 (2 Doors) 제작년도[[[sh_key_value]]]2011
이 교수가 흥미로워 했던 것은 "이 영화가 다큐멘터리임에도 진실규명을 위해 증언해야 할 실제 당사자들이 영화 속에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시 망루에서 끝까지 남아있던 철거민들은 모두 죽었고, 농성장 진압을 위해 투입되었던 경찰특공대들 역시 인터뷰를 위해 카메라에 등장하지 않는다. 진압을 진두지휘한 현장 책임자나 백동산 경찰서장도 인터뷰 카메라에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면서 "그들의 육성은 오로지 당시 현장에 촬영된 영상 속에서, 재판의 증인으로서만 나타날 뿐이다. 영화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권영국, 김형태 변호사와 박진 활동가의 인터뷰는 당시 사건의 주체로서의 증언이라기보다는 진실규명에 동참하고자 하는 사후적 제3자의 언어들로 구성되어있다. 연출자의 카메라 촬영 역시 사건 현장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라, 참사가 난 이후에 시작되었다. 피해자이든, 가해자이든 당사자들이 영상에서 부재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 이 영화가 처음부터 안고 있었던 커다란 장애였던 셈이다. 영화는 카메라와 스크린 외부에 떠도는 억압된, 혹은 억압하는 유령들과 싸워야 할 판이었다."라고 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흥미로운 것은 "이 영화에서 선보인 '인터-픽션'의 허구적 장치가 용산참사의 무의식을 너무나 잘 보여준다는 점이다. <두개의 문>의 인터-픽션 장치는 당사자 인터뷰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상황의 재연을 위해 불가피하게 마련된 것이다. 그런데 이런 불가피성이 '증언의 재연'과 연결되면서 오히려 실제 증언 안에 감추어진 무의식을 건드린다. '상황의 재연'이 '증언의 재연'에 감추어진 무의식을 호출하는 것, 이것이 이 영화에서 인터-픽션이 가지는 의의다. 인터-픽션의 장치를 통해 진술의 억압된 무의식은 영화의 텍스트 밖으로 회귀하게 된 것이다. 이것이 세 번째 재료인 재판에 출석한 증인들의 증언에 대한 반전적인 독해와 연결된다."고 했다.

그리고 그가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눈 여겨 보았던 점을 "재판에 증언한 가해자 측의 진술내용이 육성과 함께 문자화되는 장면이었다. 재판정에서 몰래 녹음한 녹취 파일을 들려주면서 동시에 자막으로 처리된 장면들이 영화 곳곳에서 드러나는 데, 나는 녹음된 음성보다는 그것을 녹취한 자막에서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진실을 은폐하려는 증언자의 이야기에서 진실을 발견하는 일종의 반전적인 독해를 가능케 한 이 영화의 독특한 서술 방식이다. 사건을 은폐하기 위한 가해자들의 편파적인 증언의 문장들은 역설적으로 용산의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그 증언의 문장들을 눈으로 읽는 과정은 바로 그 안에 억압된 진실의 무의식을 들추어내는 과정이며, 그 결과 용산참사의 진실규명이 얼마나 필요한가를 알게 해주는 과정이다. 말하자면 진실을 은폐하려는 증언자들의 언어는 역으로 진실을 규명하려는 생생한 증거물이 되는 것이다. 이 역시 이 영화가 갖는 촬영 상의 한계를 잘 극복한 사례라 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그는 또 "이 영화 제목이 암시하듯 용산 참사 현장인 남일당 건물 안에는 두 개의 문이 있다. 하나는 망루로 올라갈 수 있는 문이고, 다른 하나는 창고로 쓰이는 공간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건물의 내부 구조를 모르는 경찰은 실제 진압과정에서 어떤 문으로 들어가야 망루로 올라갈 수 있는지 몰랐다고 한다. 그만큼 준비가 안 된 채로 건물로 들어가 과잉진압이 벌어졌음을 알게 해주는 단적인 증거이다. 영화는 이 두 개의 문을 중요한 키워드로 선택했고, 그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듯하다. 현실적으로 하나는 망루로 올라가는 문이고, 다른 하나는 창고로 들어가는 문이지만, 영화의 장치 차원에서 보면 하나는 허구의 문이고, 다른 하나는 현실의 문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영화의 주제 차원에서 보면, 하나는 거짓의 문이고, 다른 하나는 진실의 문이다."라고 간판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제3의 문이 있음을 발견한다. 그것은 남일당 건물의 안과 밖을 가리고 있는 제3의 문이다. 제3의 문은 실제적인 문이 아니라, 우리의 감각, 기억, 시점에 의해 형성된 잠재적 공간 안에 있는 문이자, 진실을 은폐하려는 권력이 만들어 놓은 문이다. 진실을 은폐하고자 권력이 차단한 문이면서, 진실에의 접근을 피하려 우리 스스로 무감각하게 가린 문이기도 하다. 그것은 내가 앞서 말한 영화장치로서의 '인터-픽션'의 공간 안에 있는 잠재적 문이다."라는 점을 지적해주었다.

그리고 또 하나 "허구와 현실, 거짓과 진실의 경계에 포개어져 있는 잠재적인 교집합의 공간인 제3의 문은 지금 현실에 살고 있는 우리가 앞으로 열어야 할 문이다. <두개의 문>은 진실규명을 위해 우리가 열어야 할 용산참사의 세 번째 문을 발견하고, 그것을 여는 데 있어 꼭 보아야 할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이다."라고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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