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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봄나들이부천 상동의 인공강 가에 나가 2학년 꼬마 제자들과 봄을 맞은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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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03월 17일 (금) 00:00:00 [조회수 : 16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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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봄나들이
오늘 5교시 특활시간에 학교 인근의 인공강에 우리 반 학년 꼬마들을 데리고 나갔다. 마침 교육과정에 싹 트고 잎 나고 꽃 피고 씨를 만드는 식물의 한살이에 대한 내용이 있어, 새싹들을 보여 줄 요량으로 감히 나들이 행차를 감행한 것이다.
그런데 복도에 남녀 각각 키순으로 한 줄씩 세우기를 하면서 지치기 시작하는 것이다. 사내아이들이 번번이 남의 자리에 끼어들어 머리가 돌 것 같았다. 여자 아이들은 얼른 말귀를 알아 듣고 키순으로 잘 서는데, 사내아이들은 제멋대로다. 나도 어릴 적에 그렇게 좌충우돌 했겠지만.... 1학년 때 월요일 애국조회를 할 때면 줄을 서려고 하기는 커녕 둘씩 손대포를 만들어서 줄 서 있는 아이들 틈새로 밀고 다니던 장난꾸러기가 아니던가?
시간은 걸렸지만 끈질기게 따져 가며 자리를 조정해 주느라 어리벙벙한 몇 놈에게는 좀 거칠게 말했더니, 자존심 강한 민상이는 벌써 고개를 푹 숙이는 거다. 다혈질인 내 성격 탓에 벌써 상처를 입다니 어찌나 미안한지. 아마 그 녀석 눈가엔 눈물이 핑 도는 것 같다. 그러나 그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한다. 심약한 녀석들에게는 무관심한 듯 시치미를 뚝 떼다가, 시간이 지나 얼굴을 들 수 있을 때, 발표나 심부름을 시키거나, 눈치 안 채게 부러 꺼리를 찾아 칭찬을 해 주면 이윽고 풀리곤 한다. 재잘거리는 병아리 같은 아이들을 암탉처럼 거느리고 길게 한 줄로 인공강에 이르렀다.
먼저 4인 1조로 가방과 신주머니와 겉옷을 정열해 놓게 하고, 풀어 주었다. 연록색 꽃이 한창인 회양목, 물가의 미나리 싹, 소루쟁이 새싹, 민들레를 찾아 가르쳐 주었다. 어렵사리 민들레도 만났는데, 잎을 들춰 보니 한가운데 목을 잔뜩 옴추리고 박여 있는 꽃머리가 보이는 거다. 보아 하니 서양 민들레다. 호각을 불었다. 그 소리를 듣고 먼 데서 놀던 아이들이 우르르 달려든다. 마치 벌떼 같다. 햇빛은 나지 않았지만 봄의 따뜻한 숨결을 느낄만한 화창한 오후다. 내 눈에서 벗어난 사내 녀석들은, 소나무나 유실수들이 샘겨진 작은 인공 동산으로 다람쥐처럼 오르내린다. 또 우진이는 나뭇가지를 주워 들고 나폴거리는 범나비 한 마리를 잡으려고 하늘에 비질을 해 댄다. "그만, 그만! 그 나비 좀 버려 두렴." 녀석은 머쓱하고 나뭇가지를 버린다. 좁은 교실을 벗어나 천연의 놀이터에 나오니 다들 바람처럼 정신없이 쏘다니는 것이다. 삭정이를 주워 맑은 물살을 헤쳐 보기도 하고, 어떤 아이들은 클러버 잎을 따 가지고 뭐냐고 묻기도 하고, 쪼그라든 꽃사과 열매를 주워 와 대추라고도 우긴다. 주영이는 왕참나무 잎을 그러쥐고 신기한 듯 좋아라 한다.
아이들을 모아 원을 만들어 게임을 했다. 첫째는 고양이와 쥐 게임, "쥐를 잡자, 쥐를 잡자, 찍찍찍... 노래를 부르며 신나게 놀게 했다. 다음에는 수건돌리기, 수건 대신 신주머니를 돌렸지만, 아이들은 신이 난다.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이 두 놀이는 저학년 꺼마들이 너도나도 하고 싶어하는 집단놀이의 왕이라 고 할만 하다. 꼬리잡기놀이도 좋지만 부드러운 흙이 있는 곳이나 잔디밭 외에선 삼가야 한다. 내가 선호하는 또다른 게임은 원으로 돌다가 수를 세면 그 수만큼 모이는 놀이다. 같은 게임이라도 지도자의 요령에 따라 게임은 더 흥겨워진다. 여기에다 공이나 도구를 곁들이면 더 흥미롭다. 그 외에도 임기응변으로 놀이를 응용할 줄 알면 리크레이션 전문가라 할만하다. 하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놀 때는 무엇보다 안전 사고가 안 나게 해야 한다. 아이들은 야외에 나가면 쉽게 풀어지고 방심하다가 다치기 쉽기 때문이다.
다음에 날이 더 풀리고 더워지면 예년에 했 듯이 인공강의 나무다리를 통과하는 해병대놀이도 시키는 등, 천연과 가까워지고 친해지는 놀이를 해 볼 생각이다. 부랴부랴 놀이를 끝내고 학교로 돌아오니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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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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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이문화 |
| 아이들은 참 행복하겠어요. 선생님의 배려로 쑥쑥 자연과 함께 자라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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