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요일에 치르지는 총선은 대한민국의 미래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자유, 평등, 평화, 정의, 인권, 복지, 생태라는 헌법의 가치를 지키면서 더 발전시키는 일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언급한 가치들은 성경에서도 추구하는 가치들이다.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구한다는 것에는 그 가치들을 보존하면서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헌법의 가치를 지키는 참된 보수, 그 가치의 진보를 꾀하는 진보에 있어서 진보가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는 것이다. 최소한 참된 보수이어야 한다.

이명박 정권은 그 가치들은 독재 정권 시절로 후퇴시켰다. 그때보다 더 심하다고 이야기되기까지 한다. 민간인 사찰은 정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공영방송이나 주류 언론에서는 다루지 않아서 그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약할 수 있는데, 너무나도 심각한 사안이다. 이번 주에 발간된 시사인 238호에는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철저한 맘몬주의자로서 국가를 수익 모델로 생각한다고 이야기되는 이명박 대통령이기에 당연하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얼마 전에 한 어르신과 TV의 뉴스를 보다가 대화를 하게 되었다. 대기업이 국가 수익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골목 상권까지 침범하는 현실에 대한 내용이었다. 잘못된 것이라며 이명박이 정치를 너무 못한다고 성토하신다. 그러면서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잘할 것이라신다.

질문을 드렸다. 누구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 김대중과 노무현 때문이라고 대답하신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린다. 당연하다는 식으로. 낙수효과라는 순거짓말을 앞세워 금산분리와 출자총액제한을 폐지하여 벌어진 일임을 설명드렸다. 그리고 한나라당이 적극적으로 동조하여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얼버무리시며 넘기려고 하신다. 그 중심에 박근혜가 있다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아니라며 강력하게 반발하신다. 그녀는 아버지 밑에서 정치 수업을 했기에 잘할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그 어르신은 신자가 아니었는데, 한국 보수개신교인들의 일반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잘못된 것을 잘못된 것으로 보지 않거나 보지 못한다. 내 편이라고 생각하면 무작정 지지한다. 지금 새누리당의 지지율에는 보수개신교인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잘못에 대한 책임을 엉뚱한 곳에 전가한다. 좌파, 빨갱이라는 딱지를 즐겨 붙이면서 말이다. 얼마 전에는 안철수 씨를 빨갱이라고 부르는 일도 있었다.

지난 4년 간의 정부와 여당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선은 낙관하기 어렵다. 내가 살고 있는 부산은 더욱 그렇다. 부산이 바뀌어야 대한민국이 바뀐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함께 시민 정치 운동을 하고 있다. '20년 1당 독점정치 이제는 안녕, 견제와 균형의 정치가 부산을 살립니다'를 중심 표어로 하는 선거 참여 캠페인에 힘을 쏟고 있다. 지역 선관위의 유권 해석을 받았으며 문제 없다는 승인을 받았다. 전라도 지역에서도 동일한 내용을 사용할 수 있음을 강조하였고 수용되었다. 매일 저녁마다 두세시간씩 시민들에게 전단지를 나누어준다.

'1당 독점정치'라는 문구를 문제삼는 분들을 만난다. 어떤 분들은 지난 10년 동안 좌파가 정권을 잡았는데 무슨 독점이냐며 화를 낸다. 정권이 아닌 정당에 대한 언급이라고 말씀드렸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 새누리당 쪽에서 선관위에 신고하고 선관위원들이 재조사를 하는 일을 겪었다.

집에서도 아내는 불만이 가득하다. 돈도 제대로 벌지 못하면서 무슨 그런 일에 시간을 들이느냐는 것이다. 그 집안 어른은 그런 정치 활동으로 인해 우리 자녀들이 나중에 피해를 입게 된다고 너무나 언찮아 하신다. 무시한다. 어른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만 말이다.

고2인 아들과 중3인 딸을 불러서 말했다. "지금의 민주주의는 저절로 된 것이 아니다. 너무나 많은 분들이 피와 땀을 흘렸다. 독재자들에게 핍박을 받아 감옥에 갇히고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목숨을 잃기도 했다. 그 산물이다. 아빠는 그분들에게 감사하고 너희들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정권은 그렇게 힘들게 얻은 민주주의를 독재 시절로 돌려놓았다. 그냥 눈뜨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시민 정치 운동을 하고 있다. 너희들이 이해를 해주면 좋겠다."

"박원순 시장으로 인해 서울시립대학 등록금이 다른 대학의 절반 이하가 되었다. 서울역에서 노숙하는 분들을 위해 70평 정도 온돌을 깔아 겨울을 날 수 있도록 했으며 그분들에게 청소를 하게 하고 돈을 지불하고 있다. 역도 깨끗해지고 그분들도 수입이 생기니 청결해졌다고 한다. 아빠가 지금 시민정치 운동을 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너희들을 위한 투자이다. 너희가 대학생이 될 때에 지금의 대학등록금이 아닌 반값 등록금이 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빠를 위한 투자이기도 하다. 아빠가 나이들었을 때에 복지 정책이 잘 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너희들도 정치에 대해 지식을 가지고 나중에 꼭 투표를 통하여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노력에 참여해야 한다."

어떤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느냐는 너무나 중요하다. 바른 역사의식을 가지고 우리 사회가 추구하여야 할 가치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것을 바르게 지키고 더 낫도록 하기 위해 헌실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새누리당은 완전히 열외이다. 그들은 외형적으로 보수라고 이야기되지만 아니다. 자기들의 기득권을 고수하기 위해 너무나 쉽게 헌법의 가치들을 저버린다. 수구인 것인다. 그 안에 개인적으로 그렇지 않은 이들도 없진 않겠지만 드러나는 모습에 의하면 분명하다.

그런데도 신자가 그런 이들을 지지하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범죄라고 생각한다.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구하여야 하는데,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수구 세력과 결탁하여 지금 소유하고 있는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몸부림치고 있다. 기독자유민주당의 선거 법정 공보물 내용이다. "종북척결! 교회의 모든 은행 대출이자 2%로 내릴 수 있다! 반 복음법 척결!" 과도한 반공사상에 쩔어서는 정당한 진보 활동을 종복으로 몰아간다. 대출이자 2%로 내릴 수 있다는 내용을 접하면서 자신들 수준에 꼭 맞는 짓거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복음에 대한 바른 이해도 없는 이들이 반복음을 어떻게 규정할런지는 그렇게 어렵지 않게 추론할 수 있다. 김용민이 이런 모습에 대해 범죄 집단이라고 규정하였는데,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보수개신교인들이 바뀌어야 한다.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과도한 반공을 이용한 기득권 세력들에게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 그들에게 편성하여 기득권자로서 복음과 정반대로 가고 있는 현실에서 돌이켜야 한다. 하나님 나라와 그 의와는 동떨어진 모습을 그 나라와 의를 구하는 것인양 착각하고 있는 자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지금과 같은 비난과 조롱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의 소금이며 빛으로서 그 역할을 그나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번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단일 후보를 지지한다. 정당은 통합진보당을 지지한다. 녹색당이나 진보신당도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통합진보당이 원내에 진입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그나마 예수님의 삶에서 확인할 수 있는 약자 배려와 보호 그리고 공생을 이루는데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질적 결핍, 불합리한 제도, 낡은 의식으로 인한 억압에서 사람을 해방시키는 일을 하도록 촉구하여야 한다. 구조적 악에 의해 국민이 억압당하고 고통을 겪는다. 국가는 구조적 악을 행하거나 아니면 해소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 개신교회는 국가가 구조적 악을 해소하는 주체로서 그 역할을 감당하도록 도와야 한다.

경제에 있어서 정의가 실현되고 부의 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경제 민주화에 일조하여야 한다. 부를 권력으로 삼아 철저하게 이권을 추구하는 재벌들에게 자발적으로 복종하는 자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다가 백혈병 등으로 죽는 노동자들이 많은데, 회사는 철저하게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익을 위해 강정마을에 진입하고 구럼비를 파괴하려고 한다. 그러한 악행을 바로잡기 위해 앞서서 활동하는 시민 단체 지원과 적극적인 불매 운동을 통해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 경제민주화가 이루어지도록 일선에 서서 적극적으로 뛰어야 한다.

개신교회 내에 자리를 잡고 부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들을 걸러내야 한다. 김홍도 목사, 김성광 목사, 전광훈 목사, 서경석 목사 등이 대표적이다. 그릇된 방향으로 열성적인 분들이다. 그들의 주장을 따르면서 비난과 조롱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도 마찬가지이다. 기득권 세력 총연합회라고 이야기되는 이들을 따르면서 사회의 소금과 빛으로서 그 역할을 감당할 수는 없다.

내게 시민정치 운동은 삼위이시며 한 분이신 하나님에 대한 신앙 고백이다.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고 하신 주 예수님의 말씀에 대한 한 반응이다. 이번 총선에서 보수개신교인들이 정신을 차리고 투표에 참여하여 그나마 하나님 나라와 그의 부합하는 정치인들을 많이 선출하였으면 좋겠다. 깨어있는 민주시민들과 연대하여 서로 공감하며 선한 영향력을 확장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