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하게 하는 온전한 율법

야고보 장로는 자유하게 하는 온전한 율법이라는 표현을 하면서 교회가 지켜야 한다고 하였다(약 1:25). “자유하게 하는”, “온전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율법이 가리키는 바가 무엇일까? 만약에 옛 언약의 율법을 가리킨다면 성경 전체적으로 율법에 대한 설명은 모순이 된다. 예수님과 바울 사도의 진술과 다르다. 반면에 예수님에 의해 완전하게 된 율법을 가리킨다면 모순이 아니다. 옛 언약의 백성들에게 주어진 삶의 법칙인 율법과 달리 새 언약의 백성들에게 주어진 삶의 법칙으로 완전하게 된 율법이 있다는 증언이 된다.

“자유하게 하는”이라는 표현에서 자유는 신약 성경에서 죄 또는 사망과 관련된 단어이다. 개역 성경에서는 해방이라고 표현되기도 한다(롬 8:2). 바울 사도가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교회를 해방시킨다고 할 때와 같다. 야고보 장로가 이야기하는 율법은 죄와 사망의 법에서 교회를 해방시키는 율법이다.

“온전한”이라는 표현은 예수님에 의해 완전하게 되어야 했던 옛 언약의 율법과 대조되는 것이다. 예수님으로 말미암는 새 언약이 드러나자 옛 언약의 율법은 온전하지 못하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옛 언약 아래 있던 옛 언약의 백성들에게는 아무런 부족함이 없었지만 새 언약과 비교될 때에는 부족함이 있는 삶의 법칙이었다. 온전한 율법은 예수님에 의해 완전하게 된 율법이다.

그러므로 자유하게 하는 온전한 율법이란 옛 언약의 율법을 가리키지 않는다. 새 언약의 율법을 가리킨다.

새 언약의 율법이라는 표현은 오늘날의 교회에게 너무나 생소하다. 새 언약과 율법과는 그 어떤 연관 관계도 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새 언약과 율법이 연결되면 잘못된 것이라는 의식으로 팽배하다. 생소할 뿐만 아니라 거부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는 디한과 같은 방식의 율법 이해가 아주 강력하게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는 성경의 가르침에 대한 바른 이해와는 동떨어진 것이다.

성령의 법(롬 8:2)이라고 할 때에 법으로 번역된 헬라어는 노모스이다. 노모스는 율법, 법, 법칙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노모스를 법으로 번역할 수도 있고 율법으로 번역할 수도 있다. 그런데 로마서에서 노모스는 일관되게 율법으로 번역되고 있기에 성령의 율법으로 번역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그리스도의 법(갈 6:2)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리스도와 율법이 연결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인해 법으로 번역하였다. 율법으로 번역함이 갈라디아서에서의 노모스 용례에 비추어 더 적절하다. 갈라디아서에서도 노모스는 율법으로 번역되었다. 그리스도에 의해 완전하게 된 율법을 가리킨다. 곧 자유하게 하는 온전한 율법, 자유의 율법, 성령의 법, 그리스도의 법은 표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모두 같은 뜻이다.

성령님의 율법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성령님을 통하여 새 언약의 교회에게 주어진 새 언약의 율법이다. 예수님께서 전 인격과 전 삶에서 율법을 완성하시고 그 안에서 이전의 은혜의 방편인 율법과는 다른 차원의 은혜를 드러내신다. 그것은 은혜 위의 은혜로서 율법의 모든 내용을 포괄하고 율법의 모든 내용이 녹아 있는 것이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삶 그리고 그분으로부터 새 언약의 백성들에게 주어지는 예수 그리스도의 율법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을 사랑하신 것과 같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과 같이 서로를 사랑하는 것이다. 율법의 하나님 사랑, 이웃- 자기 몸같이- 사랑이 완전하게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율법은 새 계명 곧 사랑의 율법이다. 사랑의 율법이란 포괄적인 선언이고 그 안에는 구체적인 내용들이 있다. 형제에게 노하지 않고 라가라 하지 않지 않으며 미련한 놈이라고 하지 않는 것이다. 이성에 대하여 음욕을 품지 않으며 헛맹세를 하지 않는 것이다. 악한 자를 대적하지 않고 희생하며 원수를 사랑하며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신약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교회에게 주어진 명령들은 모두 사랑의 율법의 내용이다. 성령님의 율법의 내용이다.

성령님의 율법은 율법을 완전하게 한 것이다. 성령님의 율법은 의식법을 완전하게 한 것으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을 통한 죄 사함과 그분을 말미암아 성령님을 통한 하나님과의 화목 그리고 교제이다. 시민법을 완전하게 한 것으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세상과 다른 원리를 추구함으로 교회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아니다. 오른뺨을 치는 악한 자에게 왼뺨을 돌려댄다.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한다. 억지로 오 리를 가게 하면 십 리를 동행한다. 도덕법을 완전하게 한 것으로 인간들이 양심으로 느끼고 있는 수준을 뛰어넘어 하나님을 드러내게 하는 심화된 도덕법이다. 잘못된 성적 결합을 거부함은 당연하고 이성에 대해 음욕을 품지도 않는 것이다.

율법과 달리 성령님의 율법은 죄와 사망의 법에서 해방된 새 언약의 백성들이 죄와 사망의 법 아래로 끌어가려는 자신안의 한 법을 이기는 능력이었다. 그것은 은혜 위에 은혜이었다. 성령님께서 부어져서 선물로 주어지고 그 분이 자신의 율법을 사용하여 새 언약의 백성을 다스린다. 순종하면 죄와 사망의 법에서 현재적으로도 해방된다.

로마서 7장의 바울 사도의 고백은 거듭나기 이전이 아니라 거듭난 이후이다. 그리고 8장에서 기록된 선언은 단순히 과거에 이루어진 사실만을 가리키지 않고 현재적으로 열매를 맺는 것을 포함한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죄와 사망의 법으로 끌려가는 자신을 본다면 자신 안에서 역사하시는 성령님과 그분의 율법을 의식하고 그 아래로 나아가면 된다. 나아가야 한다. 자신을 쳐서 복종하게 하고 자기 십자가를 져야 한다. 스스로에 대하여 죽은 자로서 자신을 성령님께 내어드리는 것이다. 죄 사함과 성령님의 능력으로 죄와 사망의 법에서 현재적으로 해방을 누리게 된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십자가에서 주어졌던 죄와 사망의 법에서의 해방을 지속적으로 누리는 것이다.

야고보 장로가 자유하게 하는 온전한 율법을 교회가 지켜야 한다고 말씀한 것도 동일한 맥락이다. 즉 현재적으로 죄 용서를 얻으며 교회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심화된 도덕법 준수로 하나님을 드러내어야 한다는 것이다.

거듭남은 성령님의 율법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역사가 아니다. 하늘에서 성령님께서 그 기쁘신 뜻을 따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창세전에 예정하시고 택하신 이들에게 행하시는 역사이다. 성령님의 율법은 그렇게 거듭나게 하신 성령님께서 그에게 선물로 주어져서 그를 다스리시는 방편이다. 그 다스림을 받으면 다르게 말하면 성령님의 율법을 준수하면 죄와 사망의 법에서 현재적으로 해방된다.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마다 죄를 짓지 아니하나니 이는 하나님의 씨가 그의 속에 거함이요 그도 범죄하지 못하는 것은 하나님께로부터 났음이라”(요일 3:9)라는 요한 사도의 가르침도 동일한 내용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와 부활을 통하여 율법을 완전하게 하시고 그렇게 완전하게 된 율법 곧 성령님의 율법을 세우셨다. 성령님의 율법은 죄와 사망의 법에서 해방되는 유일한 길로서 자유하게 하는 율법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완전하게 되기 이전의 율법 자체는 폐하셨다. 성령님의 율법을 교회에게 주셨다. 교회에게는 생명을 주시는 성령님의 율법만이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