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 문화를 생각하는 사람들
[오마이뉴스]씨펄씨펄? '희망' 노래하는 새만금콘서트 열려
이종수  |  jslaura@chollian.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06년 03월 06일 (월) 00:00:00 [조회수 : 3161]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텔레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편집자주] 오마이뉴스 3월 6일에 올라온 기사입니다.
김대홍 기자의 허락하에 기사를 옮겨 싣습니다. 동영상 당당뉴스

 

씨펄 씨펄 씨펄? '희망' 노래하는 새만금 콘서트 열려
    김대홍(bugulbugul) 기자   
오는 24일부터 세계에서 가장 긴 새만금 방조제(33km)의 마무리 공사가 시작된다. 미 연결 구간 2.7km를 잇는 공사로, 4월 말이면 끝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그렇다면 새만금 생명평화운동은 이제 끝난 것인가.

▲ 지난 4일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대강당에서 2006 새만금 생명평화문화제가 열렸다. 누군가가 행사 안내용 벽보를 보고 있다.
ⓒ 김대홍
지난하게 이어진 개발논리와 환경논리의 대립이 결국 개발 측의 승리로 끝나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지난 4일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2006 새만금 생명평화문화제-제발 내버려 둬! 있는 그대로!' 공연장을 찾았다.

이미 끝난 싸움이니(?), 아쉬움 가득한 사람들 몇몇이 공연장을 채우고 있겠거니 생각했다. 그러나 300여 석이 넘는 공연장은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서있는 사람들도 군데군데 눈에 띄었고, 분위기는 사뭇 쾌활했다. '새만금'이 이미 사람들의 관심에서 사라졌고, 개발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실망만 가득할 것이라는 생각은 나만의 오해였다. 한쪽에 전 열린우리당 당의장이었던 이부영씨도 앉아 있었다.

공연장 밖에선 새만금 갯벌 및 새만금 방조제 공사에 관한 글과 사진이 전시되고, 새만금 지도가 판매되고 있었다. 어민들이 가진 지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새만금 갯벌 생태지도엔 생소한 단어가 많았다. '조개풀'(썰물 때 드러나는 갯등), '구복작'(옛날에 복어, 조기, 숭어 등 9종류의 어종이 많이 나던 곳이어서 붙여진 이름), '오전풀' 등 그곳에서 삶을 이어온 어민들의 말이 적혀 있었다.

딴 생각에 팸플릿만 뒤적거려…

▲ 300여석에 이르는 좌석이 가득 찰 정도로 이날 행사는 성황을 이뤘다.
ⓒ 김대홍
이날 공연장엔 새만금 삼보일배에 참여했던 박남준 시인, 새만금 지킴이인 가수 이성원, 생태주의에 기초해서 재활용 상품으로 악기를 만드는 문화벤처 그룹 '노리단', 도심속 자연 학교로 운영되는 초록새나무 어린이집의 '초록새나무 아이들', 자연의 상생과 조화를 노래하는 '안아주는 나무', 채식주의자인 가수 박창근, 그리고 여성 포크트리오 '소풍가는날', 미국 유학파 신인가수 'Soonie' 등이 무대에 올랐다. 담양 병풍산 자락에 희선재를 짓고 텃발을 일구며 지내는 임의진 목사가 사회를 맡았다.

처음엔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공연에 집중하지 못하고 계속 팸플릿만 뒤적였다. 새만금 사업이 자연과 인간의 대립이라면, 인간이 자연의 편을 드는 것은 모순이 아닌가. 2만불 시대를 향해 매진하는 요즘, 개발을 반대하는 게 과연 가능한 것인가. 개발이 되면 새로운 이익은 만들어지겠지. 물론 분배에 따라 소득격차는 더 커지겠지만. 더 많은 부를 반대한다면 결국 이들의 지향점은 '자발적인 가난'인가.

▲ 어민들이 만든 새만금 갯벌지도. '조개풀' '구복작' '오전풀' 등 어민들이 쓰는 단어로 만들어졌다.
ⓒ 김대홍
이런 생각도 들었다. 지금 쌀값이 떨어져 농민들이 더 이상 농사를 짓지 않으려고 하는데, 여의도의 140배에 달하는 농지가 생기면 쌀값은 더 떨어지지 않을까. 쌀값이 떨어지면 소비자들이야 좋겠지만, 과연 농민들이 좋아할까.

이날 행사를 준비한 양재성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이 팸플릿에 적어놓은 말을 찾아서 읽었다. 양 사무총장은 새만금 사업을 '개발논리와 보전논리의 대립' '경제논리와 생명논리의 갈등'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얼마 전 3000명의 목숨을 빼앗아간 필리핀 레이테섬에서 일어난 산사태를 예로 들었다. 그리고 기후를 통한 환경재앙은 핵전쟁과 버금갈 것이라고 적었다. 글을 보면 반대 측이 인간과 자연의 대립이란 구도를 가진 것은 전혀 아닌 셈이다.

게다가 인근 어민들은 새만금 공사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팸플릿에 보면, 1월 초에 열린 주민 간담회에서 계화 청년회 총무는 "새만금만 살 수 있다면 감옥에 천 번을 가도 좋다"고 표현했고, 주민대책위원장은 "모든 것을 동원해서 새만금을 살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전북도민 대부분은 공사를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들 내에서도 뚜렷한 대립구도가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절망보다는 희망을…어린이들이 대안

▲ 재활용 문화벤처 그룹 '누리단'. 이날 행사는 '희망'을 노래한다는 점에서 어린이들이 처음과 끝을 맡았다.
ⓒ 김대홍
이날 공연을 진행하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 화두를 던졌다. 박창근씨는 "이미 엄청난 공사비가 들어갔다. 그런데 지금 공사를 하지 말라고 하면 그 엄청난 공사비를 어떡하란 말이냐는 비판을 받는다"며 말문을 열었고, 이지상씨는 "무엇이 나를 집착하게 하는가. '돈'이라고 생각한다"며 자본주의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박남준 시인은 "이 초록별 행성을 누가 '지구'라고 이름 붙였는데, 사실 '수구' 아니냐"고 반문했다.(지구 표면적의 약 71%가 바다) 이어 "이런 행사들이 뒷북을 치는 감이 없잖아 있다"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꺼낸 뒤 "정부 잘못도 있겠지만 시민사회가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시민들의 반성을 촉구했다.

양재성 목사는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며, 사람이 아름다운 건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날 공연의 기획의도를 압축적으로 표현했다.

화두는 진지했지만, 공연 분위기는 환했다. 이지상씨는 '씨펄씨펄'이란 욕 비슷한 노래를 불러 관객들의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씨펄'은 '씨가 말라버린 갯벌이란 뜻. 새만금 갯벌이 사라지는 데 대한 안타까움과 불만의 감정을 절묘하게 결합시킨 그 노래를 관객들은 열심히 따라했다.

이성원씨도 '제발 내버려 둬'라는 행사명을 "제발 놔두라"라고 경상도 사투리로 표현해 객석에 웃음을 선사했다. 이어 옛 동요인 '겨울나무' '섬집아기'를 부르자 관중들이 일제히 함께 불렀다.

압권은 마지막 순서로 마련된 누리단의 공연. 폐 파이프를 객석에서 '휘 휘' 돌리며 등장하자 관객들은 호기심어린 눈길을 숨기지 못했다. 이어 온몸으로 소리를 표현하는 보디 퍼커션(몸벌레) 공연이 시작되자 분위기는 삽시간에 달아올랐다. 이어 연주단이 폐자동차 휠, 1.5L PET병, 고무장화, PE 파이프, PE 드럼통 악기로 무장하고 본격 공연을 시작하자 관객들은 박수로 응원을 보냈다.

▲ 새만금 갯벌을 알리는 일인시위
ⓒ 김대홍
초록새나무 아이들로 시작된 공연은 역시 어린이와 청소년으로 구성된 팀의 공연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행사를 연출한 이종수씨는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무겁게 가야하나 잠시 고민했다"라면서 "그러나 절망보다는 희망에 무게를 두고자 했다. 어린이들 공연을 앞뒤에 배치한 건 그래서다"라며 이날 연출의도를 설명했다.

공연이 끝난 뒤 사람들은 쉽게 공연장 근처를 떠나지 않았다. 로비에 전시된 사진과 글을 읽었고, 끼리끼리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한쪽에선 새만금 갯벌을 알리는 일인시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3월 19일 물막이 공사를 막는 시위를 벌이자는 안내용 전단이 나눠지고 있었다.

밖엔 봄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누군가는 슬픈 패배의 소리로 해석하겠지만, 또 누군가는 새 생명을 틔울 희망의 소리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3월 24일 공사가 시작되고, 또 수많은 사람들은 3월 19일 공사장 근처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이라는 점이다. 새만금 갯벌 반대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관련
기사
이종수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3165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2개)
 * 100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20000byte)
 *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박가은 (122.3.135.51)
2011-04-06 21:39:01
안녕하세요


모두들 즐거운 하루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남은 하루도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리플달기
2 4
박가은 (122.3.135.51)
2011-04-06 14:25:41
안녕하세요


모두들 즐거운 하루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남은 하루도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리플달기
3 4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