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교회개혁과 사회개혁이 함께 맞물리는 경우 이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면 교회 개혁을 주장하는 이들마져도 이는 교회개혁과 관계없는 정치적인 발언이니 삼가해 달라는 말을 합니다. 저는 이들을 보며 이들이 세상이 교회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세상을 판단하는 지고의 선을 담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불완전한 선에 대하여 절대선의 가치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언제든지 가능하며 가능하여야 한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오히려 절대선을 불안전한 선의 가치 아래에 두고 판단을 유보시키는 것은 스스로 하나님의 거룩성(공의)를 하찮게 여기는 것과 같습니다.

세상은 불완전한 논리와 가치로 서로 주장하며 갈등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한미 FTA와 4대강 사업, 최근에는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구럼비 바위 폭파입니다. 이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 대해 세상적인 기준으로 댓거리를 하고 그것이 마치 하나님의 공의와는 별개의 하찮은 일처럼 말하는 것을 봅니다.

가령 4대강 사업에 대해 경기가 바닥이고 매년 홍수와 가뭄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를 예방하기위해 대통령이 한다면 국민은 진득이 바라보고 지지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에게는 그 사업이 타당하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나님께서 주신 자연에 대해 인간이 무절제하게 개발하여 거스리는 것이 과연 하나님께서 세상을 다스리도록 하셨던 그 다스림의 법칙에 근접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고민거리가 아닙니다.

그런 고민으로 쓴 글인데도 이들은 하나님의 속성에 걸맞는 하나님의 뜻이 아닌 정치적인 판단으로 그 글에 대한 비판을 합니다. 정치적인 판단으로 하나님의 공의를 비판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연은 스스로 회복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죄성때문에 하나님께서 주신 자연이 언제든지 파괴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계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파괴하는 자연이 가만히 놔 두면 회복될 수 있도록 은혜를 주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파괴된 자연이 먼 훗날 어떻게 회복되는지 관찰하며 처음 파괴가 잘 못 되었음을 깨닫고 회개하여야 함에도 환경운동가들이 그렇게 반대했는데도 나중에 보니 환경 파괴가 아니라 회복이 일어났다는 궤변을 늘어 놓습니다. 시화호가 그런 경우입니다. 시화호를 막은 후 갯벌이 사라지고 그 곳에 사는 생물과 철새들이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파괴되었던 시화호가 점점 회복되어 지금은 철새들의 낙원이 되어가고 있다 합니다. 이것은 인간의 파괴를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탐욕과 무지를 꾸짖는 현상입니다.

4대강 개발을 할 때 이미 환경전문가들과 하천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문제점을 일일이 열거하였습니다. 역행침식, 세굴 현상, 녹조류, 담수 후 일어날 농경지 침수현상, 홍수와 가뭄에 오히려 취약하다는 것 등. 물은 장애물이 있으면 그것을 돌아 흐르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하천은 구불구불 천리길을 가는 것입니다.

물은 흐르면서 모래와 자갈을 이동시키고 인간이 오염시킨 물을 수생식물과 모래가 정화하여 바다로 보냅니다. 인간의 필요에 따라 댐을 막기도 하고 보를 세우기도 하지만 댐과 보를 세우고 나면 반드시 역행침식이나 세굴현상, 녹조가 발생합니다. 그러므로 댐이나 보는 필요하다면 최소한으로 세우는게 원칙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는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유익을 공유하거나 나누어 가지는 것을 원하십니다. 핵 발전을 무공해라고 궤변을 늘어 놓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공해란 생산과 소비, 소비 후에도 공해가 발생하지 않아야 합니다. 핵발전은 생산중에도 언제든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고 생산 후 남는 쓰레기는 거의 영구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핵쓰레기 만큼 인간에게 파괴적인 쓰레기가 있을까요?

태양열을 활용하는 것은 공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대신 태양열을 집광하는 전구 생산시 유해성 가스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핵쓰레기와 비할바는 못될 것입니다. 만약 태양열을 이용한 전기 생산에 더 투자를 했다면 유해가스 발생을 더 줄이거나 없앨 수 있는 방법도 찾아내겠지요. 생산 단가도 얼마든지 낮출 수 있을 것입니다.

핵발전에 올인하는 것이 더 하나님께서 주신 세상을 더 건강하게 다스리는 것이겠습니까? 태양열을 이용하는 방법이 더 건강한 방법이겠습니까? 4대강사업으로 강을 파괴하는데 들어간 비용으로 태양열 생산에 투자했다면 아마 핵발전소 몇 기는 세우는 효과가 있었을 것입니다. 더구나 미래 에너지 사업에 한 발 앞서나가는 나라가 되었겠지요.

구럼비바위 파괴도 마찬가지입니다. 해군기지를 세우는 의도가 어디에 있건, 그것이 미국 패권과 중국 패권의 격전장으로의 확대 가능성이 있건 그렇지 않건 이런 문제는 차치 하더라도 거의 세계에서도 유일한 문화유산을 해군기지로 만든다는 이유로 파괴해야 할 것인가는 고민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수구 보수 꼴통 목사의 주장이나 교회 개혁을 한다는 사람들의 주장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을 보면 도대체 이들이 진정 하나님의 창조세계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인 자연 환경에 대해 감사와 사랑을 가지고 있는지 심히 의심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교회 개혁은 교회 뿐만 아니라 세상이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어디 치우침이 없이 균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개혁적 마인드가 배제되는 영역이 따로 있을 수는 없습니다. 개혁에 대한 불가침 지역을 만들어 놓는다면 그 사람은 더 이상 개혁인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