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란의 개혁교회는 온 가족이 한 교회를 이루고 가족들이 다함께 예배에 참석합니다. 아이들도 부모님의 돌봄 아래에서 공예배에 함께 참석하여 예배합니다. 가족이 한 교회를 이루는 것은 성경적인 원리를 따르는 지극히 당연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현실의 교회는 이 원리에서 벗어난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들이 각기 다른 교회를 이루어 생활하는 것입니다.

저의 가족들도 그렇습니다. 저는 한 교회의 협동 목사 사역 요청을 받아들여 한 교회의 지체로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내는 예배 반주를 할 수 있는 교회에서 지체로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들과 딸은 우리 부부의 모교회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각각 다른 교회를 이루어 주일에 각기 다른 예배당을 향해 가는 모습은 참 씁쓸하기만 합니다.

금번에 아내가 반주 사역을 그만두었습니다. 원래는 자녀들과 함께 한 교회를 이루려고 했는데, 몇 가지 사정으로 인해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자신이 지체로서 생활하고 싶은 교회가 별도로 있다고 합니다.

나는 아내에게 성경적 원리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아내는 내가 협동 목사로서 사역하는 교회에서 지체로서 생활하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언쟁이 벌어졌습니다. 왜 자신만 나를 따라야 하느냐며 내게 자신이 지체로 생활하고자 하는 교회의 지체가 되면 안되느냐고 합니다. 끝없는 평행선입니다. 결국 정 그러면 내가 아내가 지체로 생활하고 싶다는 교회의 지체로 생활하겠다고 했습니다. 협동 목사로서 사역이 가능한 교회의 지체로 생활하고 싶지만 그보다 더 우선하는 성경적 원리가 부부가 한 교회를 이루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냥 예배 출석만 하게 될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언쟁을 끝냈습니다.  

아내는 마음이 불편하니 화를 냅니다. 큰 죄도 아닌데 죄책감을 가지게 만든다며 화가 나서 혼자말처럼 하면서 내가 들으라고 말합니다. 큰 죄도 아닌데 왜?  

큰 죄도 아닌데... 죄의 경중에 대한 일반 사회의 인식에 의하면 아내의 말은 전적으로 타당합니다. 반면에 성경적 원리에 의하면 그 말은 심각한 결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말씀의 원리를 벗어난 생각과 말과 행동은 비록 도덕적인 범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하나님 앞에서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본질적으로 구분이 되는 범죄만 있을 뿐입니다. 사망에 이르는 죄에 사망에 이르지 않는 죄입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돌이킬 기회가 없습니다. 요한 사도가 그 죄에 대해서는 구하라고 하지 않는다고 말씀한 이유입니다. 

사망에 이르지 않는 죄에 해당되고 큰 죄도 아닌데 왜? 큰 죄든지 작은 죄든지 하나님 앞에 죄라면 돌이키는 것이 지극히 성경적인 모습이지만 현실 교회는 그와 동떨어져 있습니다.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생각이나 취향등을 앞세워 성경의 원리를 저버리는 것은 죄입니다. 큰 죄는 곧바로 돌이켜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큰 죄가 아니라면 그냥 그대로 살아도 별로 문제가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여기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그래야 교회와 신자가 하나님 앞에서 바른 모습을 가질 수가 있을텐데, 참으로 안타깝기만 합니다.

야고보 장로는 많이 선생되지 말라고 권고하였습니다. 더 큰 심판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어서 말의 실수가 없으면 온전한 자라고 말씀합니다.

선생은 교회의 말씀사역자라고 생각합니다. 이어지는 말은 일반적인 대화를 가리키지 않고 말씀사역자의 말씀 봉사를 가리킨다고 생각합니다. 말의 실수는 잘못된 말씀 봉사가 됩니다. 즉 말씀사역자가 바른 말씀 봉사를 하면 온전하다는 것입니다.

바른 말씀 봉사가 잘못된 말씀 봉사를 가르는 기준은 성경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그 백성에게 전하시고자 하신 바를 그대로 전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입니다. 성경의 뜻과 오늘날에 가지는 의미를 적합하게 밝히면 바른 말씀 봉사입니다. 성경의 뜻을 오해하든지 오늘날의 의미를 잘못 제시하면 잘못된 말씀 봉사입니다.

말씀사역자로서의 삶에서 가장 민감하여야 할 부분이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 앞에 서서 영원한 심판을 받을 때에 하나님의 판결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날의 말씀사역자들은 이에 대한 민감함이 심각하게 결여되어 있습니다. 그냥 자신이 과거에 들은 내용을 아무렇지도 않게 반복할 뿐입니다. 여러차례 밝혔던 바와 같이 삼박자 축복류의 설교와 가르침은 대표적입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바와 같이 구원론도 마찬가지입니다. 칼빈주의자이든지 알미니안주의자이든지 웨슬리안이든지 성경의 가르침과 다른 내용으로 설교하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칼빈주의자의 경우는 특히나 심각하게 생각하여야 합니다. 거짓 선지자들의 가르침과 내용적으로 정확하게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거짓 선지자들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이시며 그의 백성들을 사랑하시기에 결코 멸망하는 일은 없다고 가르쳤습니다. 이는 하나님에 의해 거듭나서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영접하여 그 관계가 회복된 백성들을 사랑하셔서 결코 멸망하지 않도록 한다는 칼빈주의의 견인론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대부분의 목사들은 이런 부분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같습니다. 큰 죄도 아닌데 정도가 아니라 아예 죄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거짓 선지자의 경우에 별도의 윤리적인 범죄가 언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백성들에게 지지를 받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럼에도 참 선지자들에 의한 하나님의 경고는 엄중하기만 했습니다. 하나님은 식언하지 않으십니다. 경고가 경고로 끝나는 일은 없습니다. 돌이키지 않으면 언제나 그 경고는 실행되었습니다. 그들이 최종적으로 하나님 앞에서 어떤 심판을 받았을지를 생각해보면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죄임이 분명합니다. 

교회 개혁의 출발은 너무나 분명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바대로 전해지는 것입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옳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옳지 않은 경우에는 대부분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이 적용됩니다. 옳은 부분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것입니다. 당연히 잘못된 모습이 개혁되지 않습니다. 개혁은 하나님 앞에서 잘못된 것을 죄로 여기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그 죄에 지금 당장 돌이키는 것에서 개혁이 완수됩니다. 이렇게 한 부분 한 부분 개혁이 완수될 때에 교회 개혁은 성공할 것입니다.

어떤 현상에 대한 변화보다 교리에 대한 개혁은 더욱 시급하고 중요합니다. 교회를 주 예수님의 몸이라는 면으로 생각할 때에 교리는 그 뼈대와 같기 때문입니다. 뼈대가 잘못되어 있으면 그 몸이 올곧을 수가 없습니다. 뼈대를 바로잡아야 하늘 영광으로 가득한 영광스러운 교회로 회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큰 죄도 아닌데, 왜? 성경의 원리보다 더 앞서서 주장되는 개인적인 생각이나 취향은 큰 죄가 아니더라도 죄입니다. 성경의 진술과 다른 교리를 성경의 가르침이라고 하는 것도 죄입니다. 큰 죄일 수도 있습니다. 이 사실을 인식하고 설교와 가르침의 내용이 성경의 진술에 부합되는지 끊임없이 살펴서 더 큰 심판을 당할 때에 슬피 울며 이를 가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말씀사역자들이나 그들의 말씀 봉사를 듣는 지체들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