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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聖靈/Pneuma)은 기독교에 한정된 것인가? (3)
류기종  |  rkch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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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년 02월 26일 (일) 18:38:57
최종편집 : 2012년 02월 26일 (일) 18:45:25 [조회수 : 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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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창조의 지혜와 힘(기운)으로서의 성령:

성경에서 성령에 대한 최초의 언급은 창세기의 하나님의 창조활동에 나온다. 특히 창세기 1장2절에는 성령을 하나님의 "영" 즉 호흡/입김(breath) 혹은 바람(air/wind)을 뜻하는 "루아호"(ruach)란 말로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이 "루아호"로서의 영(혹은 성령)은 하나님의 천지창조의 주된 역할자(primary agent/cause)로 묘사되어 있다. 즉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우주만물)를 창조하실 때 바로 자신의 영인 "루아호"로 창조하셨다는 말이다. 물론 하나님이 자신의 영 곧 "루아호"로 천지만물을 창조하셨다는 직접적인 언급이 없기 때문에 이것은 어디까지나 유추적인 해석임을 전제로 해야 한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공동번역에는 하나님의 영 "루아호"를 하나님께로부터 발산되는 창조의 힘 곧 "기운"(氣運/divine creative power or energy)으로 표현되어 있는 점이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기운)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창1:1-2)

즉 하나님이 아무것도 없는 무의 상태에서 천지 만물을 창조하신 것은 바로 하나님의 입김/호흡/기운을 의미하는 "루아호"로 창조하셨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루아호"는 하나님의 창조적 능력과 지혜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하나님의 영(호흡/입김) "루아호"는 요한복음 1장 1절에 만물의 창조 원리로 표현된 "로고스"(Logos/divine word or wisdom)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요한복음에 따르면 태초에 하나님이 만물을 창조하신 것은 하나님의 지혜(말씀)인 "로고스"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루아호" 곧 신의 호흡 즉 하나님의 창조의 힘으로서의 성령은 만물의 창조의 원리인 하나님의 말씀 혹은 지혜를 뜻하는 "로고스"(Logos)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으며, 바로 이점이 오늘날 우리가 성령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보여진다.

태초에 말씀(Logos)이 계셨다. 그 말씀은 하나님과 함께 계셨는데 그 말씀은
곧 신성 곧 신적인 실재이셨다. 모든 것이 그로 말미암아 창조 되었으니 그가
없이 창조된 것은 하나도 없다.(요1:1-3)

위의 번역에서 말씀은 곧 "하나님" 대신에 "신성"으로 번역한 이유는 창조주(아버지) 하나님을 나타낼 때는 반드시 테오스(Theos)란 말 앞에 호(ho)라는 정관사와 함께 쓰여 져야 하는데, 여기에서는 "theos"(하나님)란 말이 정관사 없이 사용되어서, 명사로서가 아니라 형용사로 쓰여 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나님에 대한 형용사적 표현은 "신성의"(divine) 또는 "신적인/하나님적인"(of God) 이란 뜻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고로 "말씀은 곧 하나님이셨다"라고 번역하면, 형용사로 사용된 "theos"를 명사로 번역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원문의 뜻과 달라지게 된다. 한편 잠언서에는 만물을 창조하실 때 사용된 창조의 원리가 로고스 대신 분명하게 "지혜"(sapientia/wisdom)로 표현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여기에 잠언서의 "나"로 표현된 것은 "지혜"를 지칭하고 있다.

주님께서 일을 시작하시던 그 태초에, 주님께서 모든 것을 지으시기 전에
이미 주님께서는 나를 데리고 계셨다.
영원 전, 아득한 그 옛날, 땅도 생기기 전에, 나는 이미 세움을 받았다.
아직 깊은 바다가 생기기도 전에, 물이 가득한 샘이 생기기도 전에, 나는
이미 태어났다. 아직 산의 기초가 생기기 전에, 언덕이 생기기 전에, 나는
이미 태어났다.
주님께서 아직 땅도 들도 만들지 않으시고, 세상의 첫 흙덩이도 만들지
않으신 때이다.....나는 그분의 곁에서 창조의 명공이 되어, 날마다 그분을
즐겁게 하여드리고, 나 또한 그분 앞에서 늘 기뻐하였다.(잠언8:22-30)

위의 잠언서의 기록에 의하면, 하나님의 우주 창조가 하나님의 "지혜"(sapientia)로 창조되었음을 나타내고 있다. 천지가 조성되기 전, 즉 만물이 생기기 전에 먼저 하나님이 지혜를 품으시고, 자신 안에 품은 그 지혜를 가지고 우주의 기초를 놓으시고, 만물을 창조하시고, 또한 질서를 부여하심으로, 만물이 아름답고 조화 있게 운행하게 하셨음을 암시하고 있다. 이 사실은 창세기 1장 31절에 하나님이 자신이 지은 창조세계를 보시니 "보시기에 심이 좋았더라"란 표현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여기에 나타난 잠언서 8장에 따르면, 태초에 하나님께서 우주만물을 창조하실 때 사역(使役/acted/instrumented)된 하나님의 영 "루아호"는 요한복음 1장 1절에 있는 "로고스"와 함께 하나님의 지혜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하나님의 영 곧 성령을 지칭하는 "루아호"는 하나님의 창조의 능력(divine creative power/energy)을 나타냄과 동시에 만물을 존재하게 하고 또한 살아있게 하는 생명력(vitality)과 또한 만물 속에 스며들어 있는 진선미애의 근원적 요소로서의 하나님의 지혜 곧 신비한 하나님의 창조적/영적 "지혜"(divine/spiritual-creative wisdom)를 지칭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오늘날 살아있고(호흡하고) 활동하는 모든 일이 존재와 생명의 근원인 하나님께로부터 비롯된 하나님의 영(기운)인 성령의 활동의 덕분(은혜)으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 세상 우주 만물이 다 하나님의 창조의 은혜 아래 있기 때문에 이 세상 모든 만물 즉 저 무수한 별들의 세계로부터 지구상의 모든 산천초목이나 동식물들에 이르기 까지 모든 존재들과 생명체들의 활동까지도 창조주 하나님의 기운인 성령의 활동과 그 은덕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왜냐하면 만물의 창조자이신 하나님은 과거뿐만 아니라 지금도 계속해서 그의 영(기운)을 통해서 창조활동을 계속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따라서 온 우주만물이 하나님의 창조의 은총/기운에 힘입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아덴(아테네)의 아레오바고에서 행한 설교에서 "하나님은 우리 각 사람에게서 멀지 않다고 말했으며, 또한 우리가 그를 힘입어 살며 기동하며 존재하노라"(행17:27-28)고 말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성령은 이 우주 만물에 대한 하나님의 "활동성"(activity)과 또한 "내재성"(the immanence of God)을 의미한다고 말 할 수 있겠다. 바꾸어 말하면 하나님이 이 우주 만물에 내재하신다는 말은 바로 그의 영(기운)인 성령을 통하여 내재하신다는 의미이다.

한편 하나님의 인간창조에 있어서도 하나님의 "영"을 의미하는 하나님의 호흡/입김인 "루아흐"에 의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물론 창세기 2장 7절에는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호흡)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라고 기록되어 있어, "루아호"란 말 대신에 "니슈마"(생기)란 말로 표현되어 있으나, "루아호"와 같은 의미로 이해해도 무방하리라 사료된다. 왜냐하면 여기 "생기"란 말은 하나님의 호흡 혹은 입김(breath)을 의미하는 말로서, 창세기 1장 2절의 하나님의 호흡으로서의 루아호(ruach)의 의미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인간 창조에 있어서도 하나님의 창조의 힘(creative power/energy)과 지혜(wisdom)인 하나님의 영 곧 성령의 힘으로 인간을 창조하셨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하나님의 영으로서의 성령은 일차적으로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창조의 능력과 지혜임과 동시에 만유를 있게(존재하게) 하신 하나님께로부터 나오는 존재의 힘과 솜씨(principle or method of creation/being of all things)임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세상 우주 만물이 하나님의 창조의 힘과 지혜를 떠나서는 어느 하나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창조행위 곧 우주만물(만유)의 창조는 바로 하나님의 영 곧 하나님의 창조의 지혜와 능력인 성령을 통해서 창조하셨음을 알 게 된다. 왜냐하면 하나님과 그의 영인 성령은 한시도 분리할 수 없이 언제나 함께 있고 또한 함께 역사하는 실재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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