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1일 성탄절후 첫 주이자 2012년을 여는 새해맞이 신년주일 강단 꽃꽂이입니다.

새해 첫 주 강단 꽃꽂이는 늘 약간은 부담이 되요.

새해를 맞는 새로운 희망과 각오를 담아야 한다는 생각도 있고

지난 해 첫 주 강단 꽃꽂이와도 뭔가 달라야 한다는 강박도 있구요.

몇날을 두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가 어떤 구상이 떠올랐는데

그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수반으로는 표현할 수가 없을거 같았어요.

그래서 꽃을 꽂기 전에 먼저 수반을 하나 구하러 나섰죠.

양재동 가는 길에 우면동 화훼시장을 지나다가 한 곳에 들렀는데

둘러보니 거기 있는 물건들은 모두 구멍이 뚫린 화분이었어요.

포기하고 나오는데 매장 밖에 먼지를 잔뜩 뒤집어쓴채 버려진듯 놓여 있던

작은 단지에 눈이 갔지요.

크기는 적당해서 들고 살펴보니 일단 구멍이 없고

그런대로 괜찮은거 같더군요.

9천원을 주고 들고나오면서 보면 볼수록 썩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고

교회에 와서 꽃꽂이를 마치고는 너무나 맘에 들어

완전 물건 하나 건졌다는 흥분까지 느꼈다니까요.

근데 막상 생각해 두었던 꽃꽂이를 하려 보니

준비된 꽃들이 마땅치않아 그건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고

이번엔 그냥 새로 산 단지 수반을 활용하는데만 만족해야 했네요.

수반에 오아시스를 채운 다음

먼저 콜크나무 껍질을 가운데에 세웠어요.

그리고 새해맞이 주일에 빠지지 않는 극낙조화를 높이 꽂고

솔가지로 주변을 채웠지요.

극낙조화와 대칭되게 하얀색과 분홍색의 라넌큐러스를 꽂고

고목 등걸이 연상되는 콜크나무 껍질 주변으로는

알스트로메리아와 소국을 배치했습니다.

줄엽란도 한 곁으로 꽂아주고요.

초벌구이만 마친 채 버려진 토기같은 수반에 담겨졌지만

극낙조화와 소나무로는 힘차고 푸른 기상이

화사한 라넌큐러스로는 희망이

그리고 고목등걸 주변의 작은 꽃들은 면면이 이어지는 생명력이

보여졌으면 하는 바람이었어요.

근데

첫 주 강단 꽃꽂이가 너무 소박(?)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이번 주에 사용한 꽃들입니다.

극낙조화입니다.

작년에도 그랬듯이 새해맞이 주일 강단에

빠지지않는 단골 소재지요.

아무래도 꽃 모양이 불사조같은 

힘찬 기상의 이미지가 있어서인가봐요.

다른 소재같은 느낌이지만 얘가 극낙조화의 잎이예요.

라넌큐러스지요.

이번 겨울들어 처음 꽂는건데 풍성한 꽃잎과

화사한 색상으로 언제 보아도 기분 좋게하는 꽃이예요.

꽃 크기에 비해 꽃대가 약해 잘 견뎌줄까 걱정했는데

주일 예배때 보니 기특하게도 꿋꿋하게 활짝 피었더군요.

노랑 알스트로메리아...

평소와는 달리 이번엔 고목에 피어난 작은 꽃 역을 연기하고 있어요.

알스트로메리아와 함께 야생화 느낌을 살려주는 소국이구요.

솔잎이 무성한 소나무 가지입니다.

애국가에도 나오는 꿋꿋한 상록의 기상을 대표하고 있지요.

줄엽란이지요.

고목 밑둥에 가냘피 피어난 난 같은 느낌을 살리려구요.

수백년을 지켜온 늙은 소나무 껍질같은 얘는

콜크나무 껍질이랍니다.

깊게 잡힌 주름이 고목의 이미지를 잘 표현하고 있네요.

피아노 꽃꽂이도 단지에 담았어요.

지난 주에 꽂았던 장미나 잎모란이 너무 싱싱해서 한 주 더 쓰기로 했지요.

지난 1년동안

변변치 않은 꽃꽂이를 뜨겁게 성원해 주신

생동가족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특별히 한주도 빠뜨리지 않으셨던 단골 댓글러께는

더할 나위가 없구요.

한해를 지켜낼 수 있도록 이끄셨던 큰 힘이셨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을 부탁드리며

2012년 임진년에도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